[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은 지난해 화장품, 리빙 등 사업 다각화에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안정화된 경영구조를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롯데나 현대 등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 달리 신세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는 신세계인터가 2020년에도 상승세가 이어가고 본격 몸집 키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인터의 몸집 키우기는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알 수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세계인터 내에 신규 사업 강화를 위한 사업기획본부를 신설했다. 7년 동안 신세계백화점의 성장을 이끈 장재영 대표를 신세계인터의 새 수장으로, 문성욱 부사장을 신설된 사업기획본부의 책임자로 정했다.

▲ 스튜디오 톰보이의 ‘홀리데이 투게더’ 컬렉션 화보.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문 부사장은 신사업 추진으로 매출을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신설된 사업기획본부에서는 신규 사업과 기획·마케팅 등의 업무를 총괄을 담당한다. 화장품 사업에 잠시 잊혀져있던 패션 사업에 다시 활기를 넣는다는 것이다. 신세계인터의 패션 사업은 최근 수년간 매출 규모가 역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인터에 핵심인력을 배치하고 힘을 주는 이유는 실적에 있다. 신세계의 본업인 백화점보다 자회사 신세계인터를 통한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는 지난해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6년 대비 23.7%, 영업이익은 105.3% 늘었고,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23%, 224% 증가했다.

신세계 측은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국내 패션을 분리해 전문성과 사업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라면서 “백화점을 이끌며 쌓아왔던 장 대표의 경영 노하우와 노련함이 신세계인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연작 컨센트레이트 세럼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사업은 계속해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세계 인터가 패션전문 기업에서 코스메틱 기업으로 거듭난 결정적인 이유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가 전사 연매출의 약 25%에 불과한 화장품은 현재 전체 영업이익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다. 지난 2012년 ‘비디비치코스메틱’을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에 발을 내딛은 후 2016년까지만 해도 화장품 사업에서 적자 일로를 걸었다. 2015년 합작사 신세계인터코스를 설립하면서 제조 기반을 갖추고 2017년 중국 시장 성장에 힘입어 비디비치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면세사업 확장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화장품 사업에서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한 비디비치로 신세계인터는 2018년 매출 2200억원을 거두며 목표를 한 해 만에 돌파했다. 최근에는 지난해 실적으로 전년 대비 70% 성장한 38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 비디비치의 베스트 셀러인 폼클렌징과 일루미네이션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앞으로 문 부사장이 패션뷰티 사업 전반적인 총괄을 맡게 된 만큼 그간의 노하우를 접목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신세계인터를 견인할 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잘 나가는 뷰티사업 부문에 해외 브랜드 유치는 물론, 신규 브랜드 론칭해 차별화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벌써부터 그 조짐이 보이고 있긴 하다. 최근 프랑스 대표 약국 화장품 브랜드 ‘가란시아(GARANCIA)’를 단독 수입하면서 한국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가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란시아의 모든 제품은 대다수의 성분이 식물에서 얻은 자연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100% 메이드 인 프랑스 제품으로 창립자가 직접 제조 및 성분 개발 등 제품 개발 단계에 참여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란시아는 식물에 대한 열정으로 탄생한 브랜드인 만큼 아마존 정글 식물부터 토마토, 청보리 등 다양하고 독특한 성분을 활용한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대표 제품으로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1위인 마이크로 필링 클렌저 쁘쉬 마쥐끄(PSCHITT MAGIQUE)가 있다. 이 제품은 '30초의 마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매일 단 30초의 사용만으로도 피부 결을 정돈해주고 섬세한 필링 효과로 각질과 피부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가란시아(GARANCIA)’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김묘순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코스메틱본부 본부장은 “가란시아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면서 니치 향수부터 스킨케어, 헤어, 색조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갖추게 됐다”며 “국내 더마 코스메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가란시아를 단독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의 2020년 경영전략은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 전략으로 보인다. 정체에 빠진 패션 부문에 대해서는 내년도 브랜드 및 채널 재정비를 갖추고, 최근 마진이 낮은 마트 채널로 나가는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재정비가 이뤄짐에 따라 패션에서 소폭의 이익률 개선도 전망하고 있다. 잘나가는 화장품 사업은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자사의 PB상품인 자연주의 한방 화장품 ‘연작’에 이어 또 하나의 자체 브랜드 ‘로이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장재영 대표는 기존 수입 브랜드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한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전면 나설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더욱 더 성장 가능성이 큰 브랜드를 론칭해 신규 브랜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패션의 경우 분기 초반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F/W 상품의 매출이 다소 부진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매출이 회복되는 중”이라면서 "글로벌 컨템포러리의 브랜드 강세도 지속되고 있어 무난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연작’ 매출이 가시화되고 신제품 출시로 브랜드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국내외 면세점, 중국 내수몰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 하려 하고 있어 이에 따른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