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데이비슨의 전기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Livewire)는 대부분의 최초 구매자들에게 너무 비쌀 것으로 보인다.    출처= Harley-Davids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금융위기 이후 많은 산업이 회복했지만 특히 미국 오토바이 판매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토바이 붐을 일으켰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오토바이를 타는 것에 흥미를 잃거나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오토바이를 탈 수 없게 되었지만, 젊은 세대들은 그와 같은 열정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존 오토바이보다 더 조용하고 단순한 경험을 요하는 전기 오토바이가 새로운 라이더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선 전기 오토바이는 타기가 더 쉽다.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있어 기어를 바꿀 필요가 없다. 숙련된 라이더들에게는 기어 변속이 별 일 아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젊은 미국인들은 자동 변속기에 익숙해져 기어 변속을 할 줄 모른다.

작가이자 오토바이 전문 라디오 진행자인 수전 카펜터는 "전기 오토바이는 학습 곡선이 훨씬 수월하다. 그냥 올라타서 전원을 켜고 균형을 잡으면 그냥 출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점은 가솔린 오토바이에 비해 훨씬 덜 시끄럽다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노련한 오토바이 애호가들에게 엔진의 굉음은 흥분의 일부였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훨씬 조용하고 평화롭게 즐기고 싶어할 지 모른다. 전기 오토바이는 또 주차했을 때 주변의 어린이가 종종 데곤 했던 뜨거운 엔진과 배기 파이프가 없다.

게다가 액수는 적지만 전기자동차처럼 연방 및 주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 제로 모터사이클(Zero Motorcycles)의 전기 오토바이에는 변속 장치나 기어가 없다.     출처= Zero Motorcycles

물론 단점도 있다. 전기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출시 초기 비싼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다. 오토바이는 배터리가 소형이어서 기존 오토바이보다 주행거리가 훨씬 짧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 시에는 거리가 더 단축되는데, 이는 오토바이의 전기 모터가 에어로다이나믹(공기역학)하지 못한 사람의 신체에 대한 바람의 저항을 보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로망 할리데이비슨도 새로운 세대의 라이더의 주목을 받기를 희망하며 지난해 초 전기 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LiveWire)를 선보였다.

그러나 가장 싼 모델의 가격이 3만 달러에 육박해 일반적인 첫 오토바이이 가격보다 3배나 비싸서 초보자들을 많이 끌어들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오토바이의 최고의 성능은 3초 만에 시속 60마일(97km)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이지만 처음 타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어필하지 못할 것이다(물론 라이브와이어에는 덜 공격적으로 탈 수 있는 선택 모드도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폴 제임스 대변인은 "라이브와이어가 일반 대중용의 대량 판매 목적이라기 보다는 브랜드의 전기 제품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다양한 가격대와 다양한 고객 취향에 맞도록 다른 모델의 오토바이를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객들이 라이브와이어를 통해 할리데이비슨의 간판 브랜드 오토바이가 예전처럼 굉음을 내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라이브와이어는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를 낸다. 그것은 전기 모터에서 뒷바퀴를 회전시키는 벨트로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에서 나오는 소리다. 할리데이비슨 엔지니어들은 휘발유 엔진의 부룽부룽거리는 소리만큼이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할리데이비슨은 진짜 초보자들에게는 어린이용으로 만든 아이언E(IronE)를 권장한다. 이 작은 오프로드용 오토바이는 전동 공구에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작은 분리형 배터리로 구동되며, 가격은 650달러에서 시작한다. 할리데이비슨은 또 페달을 사용하는 전기자전거와 전동 스쿠터 컨셉도 보여주었다.

▲ 케이크 콜크&(Cake Kalk&)는 케이크(Cake)의 비포장 도로용 오토바이를 일반 도로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출처= Cake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로(Zero)는 전기 오토바이 Zero FX ZF3.6을 9000달러에 판매한다. 이 오토바이는 쉽게 탈장착이 가능한 소형 배터리를 사용하며 주행거리는 약 27마일(43km)이다. 이 오토바이의 가격보다 2배 비싼 2만 달러짜리 Zero SR/F는 도시와 고속도로 혼합주행 시 123마일(200km)가지 주행할 있다(라이브와이어의 95마일보다 길다). 고객들은 ‘파워 탱크’(power tank)라는 보조 배터리를 사용해 배터리 용량을 키울 수 있다.

제로의 오토바이는 초보자들에게 오토바이를 소개하는 디스커버 더 라이드(Discover the Ride)라는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다.

스웨덴의 케이크(Cake)도 8500달러짜리 전기 오토바이 모델을 출시했다. 케이크의 가장 단순한 모델인 외사+(Ösa+)는 탈부착 클램프가 달려있어 오토바이를 자동차에 쉽게 탈부착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외사+는 최고 속도가 시속 60마일로 도시용으로 만든 것이다.

케이크는 외사보다는 좀 더 전통적으로 생긴, 그러나 여전히 독특한 디자인의 칼크앤(Kalk&)을 선보였다. 칼크앤은 외사+보다 더 빠르고 가격도 더 비싸다.

가벼운 무게와 단순함을 강조한 케이크는 전기 오토바이는 기존의 엔진 오토바이를 타는 것과는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회사측은 이 모델들이 특히 새로운 세대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선보인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지금 주문하면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