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새해를 맞아 '국민보험'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은 물론 보장성 보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크게 변동 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보험료는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에 각각 3.5%~4%, 9~10%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저금리에 따른 예정이율 인하로 종신보험료는 최대 10% 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2017년 4월 이후 출시된 신 실손보험(착한실손보험)은 손해율이 낮아 약 9% 인하될 것으로 전망,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갈아타기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의무 보험’ 자동차보험료 3.5~4% 인상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실손보험‧종신보험 등 주요 보험 상품들의 올해 보험료 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손보사들은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 요율검사 의뢰를 요청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이어진 자동차보험료율 검증은 보험료 인상에 앞서 보험사들이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해 의례적으로 진행하는 절차다.

당초 손보사들이 기대했던 인상 폭은 10% 가량이나, 최종 인상 요율은 3.5~4%로 예상된다. 소비자 물가 영향과 향후 자동차 관련 제도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해 인상폭을 조절하라는 금융당국의 간접적 제동 탓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보험료 인상 폭이 정확하게 결정되진 않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업계에서 추진 중인 3.5~4%정도의 수준으로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의 원인으로는 정비수가 인상, 육체노동 가동 연한 연장,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에 따른 손해율 상승이 해당한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에 육박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각각 100.8%, 100.5%, 100.8%, 99.6% 수준이다. 업계에서 보는 적정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78% 내외다. 중소형사의 경우 손해율이 140%를 넘은 곳도 있다.

◇ ‘가입자 3800만’ 실손보험료 9~10% 인상

가입자 3800만명을 넘어선 실손보험도 보험료 인상이 예고돼 있다. 인상폭은 9~10% 수준이다. 실손보험 역시 악화한 손해율이 보험료 인상의 주된 요인이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0%를 넘어섰다. 2018년 12.8%, 지난해 상반기 129.6% 등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속 상승 중이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는 '문재인 케어' 풍선효과가 거론된다. 문 케어에 따라 의료이용량이 늘어나다 보니 실손보험 손해율도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면서 과잉진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손해율을 감안하면 15~20%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나, 금융당국 눈치에 절반 수준의 인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 신(新) 실손보험료 9% 인하…갈아타기 탄력 받나

신(新) 실손보험 보험료는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일명 착한실손으로 불리는 신 실손보험은 2017년 4월부터 판매된 상품을 말한다. 실손보험은 △표준화 이전 실손(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상품) △표준화 실손(2009년 10월~2017년 3월에 판매된 상품) △신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판매된 상품)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최신 상품으로 갈수록 자기부담금 비율이 높아진다.

다만, 신 실손보험의 경우 비급여 항목 3가지 등이 특약으로 분리돼 손해율도 기존 실손 대비 낮아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70~80% 수준이다 보니 9% 정도 인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신 실손보험 보험료 인하를 권고하는 분위기다. 보험사들 역시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며 기존 실손에서 신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도록 가입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예정이율 인하 유력…종신‧암 등 보장성 보험료 최대 10% 인상

종신보험, 암보험 등 보장성 보험료도 오를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로 인한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것이다. 예정이율이란 종신보험, 암보험 등 보장성 보험료의 예상 운용수익률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기대수익률이 하락해 예정이율도 인하한다. 예정이율 떨어지면 보장성 보험료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정이율이 0.25% 떨어지면 보험료는 5~10%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요 생보사들은 0.25%p(포인트)의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 자동차‧실손보험 인상을 고려해 시기는 4월이 유력시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했다고 무조건 예정이율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저금리 기조에 운용자산이익률이 저조한 상황으로 조만간 예정이율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