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159억달러로 공시했다. 출처=현대중공업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조선업계가 올해 수주 목표를 높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전자공시시스템에 올해 수주 목표를 159억달러로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 목표와 동일한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중공업 80억달러, 미포조선 36억5000만달러, 삼호중공업 42억5000만달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16% 가량 높였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발주가 예상치를 넘기지 못하면서 수주율은 목표 의 74%(135척·120억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는 좀 더 신중히 접근한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수주 목표는 지난해와 같지만 실제 수주 실적과 비교하면 목표를 상향한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줄 불확실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친환경규제가 본격적으로 발효됐고, LNG선과 LNG를 실어나르는 가스선 수요가 예상돼 작년 수주 실적보다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고 설명했다. 

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그룹이 수주 목표를 내놓으면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에도 시선이 쏠린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수주 목표의 73%, 91%를 달성한 바 있다. 양사는 아직 올해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내부적으로 사업계획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로 알려진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주 목표와 관련 “아직 미정”이라며 “지난해에는 2월 중순에 수주 목표를 공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추는 수준이 될 것 같다”며 “LNG선은 기본적으로 올해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요소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컨테이선 등 다른 선종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 또한 “수주 목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사업 계획과는 무관하게 올해 시황은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LNG선은 물론이고 IMO2020 발효로 탱커선 등 발주가 더 늘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업황 개선이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조선업계가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보다 높여 잡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환경규제 시행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주력으로 삼는 LNG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LNG 소비가 증가하면서 LNG운반선 수요 또한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315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2500만CGT) 보다 26%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상반기엔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선 위주로 발주가 진행되고 하반기엔 유조선 등의 주문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발주 증가에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는 작년 보다 23.5% 증가한 105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조선5사는 목표의 78%를 달성했고, 작년보다 수주는 고작 –4% 줄었다. 목표 미달은 주로 해양의 공백 때문으로, 조선만 두고 보면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목표의 93%를 달성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곧 제시될 한국 조선사들의 2020년 수주목표는, 2019년에 실패한 그 목표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LNG선이 아주 좋고, 상선의 투자심리도 미중 합의, IMO2020 실시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로 나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