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국제원유시장에 새해 벽두부터 돌출 악재가 출현했다.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공습,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등 군실세 7명을 공격하면서 국제유가는 물론 국제금융시장까지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돌발 사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향후 국제유가 향방은 이번 사태로 인한 단기적인 불안 장세가 예상되지만 지난해말 합의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동맹 파트너인 OPEC+간 산유량 합의 이행여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즉 약속대로 플러스 감산 부분에 대한 이행이 잘 이루어질 경우 배럴당 60달러대에서 상향곡선을 그리겠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약속이행이 잘 안될경우 지난해와 똑같은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공습사건이 향후에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될 경우 2차례 중동전쟁의 오일쇼크 상황으로도 번질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C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매크로-어드바이저리의 선임 전문가 크리스 위퍼의 말을 인용해 올해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동맹 파트너인 OPEC+간 산유량 합의 유지와 함께 미국의 원유 생산량 변화가 결정할 것이라면서 국제 유가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는 등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불과 하루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 미국이 이라크를 공습하면서 국제유가는 장중 4.4% 급등하면서 가장 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습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솔레이마니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장중 브렌트유는 4.4% 급등해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오후 들어 상승세는 3%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도 4.2% 급등한 가격에 거래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이란과 이라크의 일일 원유생산은 670만배럴이 넘는다. 전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분의 1이 넘는다.

새해 첫 거래일을 모두 사상 최고치로 출발한 뉴욕증시의 3대 지수 선물시장에서 솔레이마니 사망 소식 직후 거의 1% 낙폭을 나타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행위가 "국제적인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극도로 위험하고 어리석은 긴장 확대"라며 "미국은 자신들의 불량한 모험주의로 인한 모든 결과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이란이 보복공격에 나설 수 있으며 미국과 갈등이 더욱 크게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긴장은 국제 유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면서 “이라크(OPEC 2위 산유국)의 잠재 생산 차질 가능성이 커질 경우 단기적으로 유가 오버슈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미국을 비롯한 비-OPCE의 석유 공급 증가세와 높은 수요·가격 탄력성 때문에 WTI 가격의 65달러 돌파 가능성은 여전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가 오버슈팅은 단기 매도 기회로 판단돼 오는 주말 간 미국과 이란의 대응 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이날 오전 올해 국제유가에 대해 러시아 매크로-어드바이저리의 선임 전문가 크리스 위퍼의 말을 인용해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 속에 줄어든 석유량을 미국 업체들이 얼마나 메우느냐에 국제유가의 향방이 달렸다는 분석을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초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일일 석유 감산량을 기존 120만배럴에서 170만배럴로 늘려 50만배럴씩 추가 감산에 들어가는 것에 동의했다.

미국 석유업체들은 지난해 일일 석유 증산량이 160만배럴에 이르렀다. 미국 석유업체들이 지난 8년여 동안 꾸준히 증산하면서 산유국들의 감산과 중동 분쟁 심화 등 외적 요인 속에도 국제유가는 60~70달러선을 유지하며 크게 요동치진 않았다.

크리스 위퍼는 올해 원유 선물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3가지 요인으로 석유에 대한 수요 증가량과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동맹 파트너인 OPEC+간 산유량 합의 유지와 함께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 여력을 꼽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미국의 산유량 증가가 지난해의 하루 160만 배럴에서 올해에는 하루 110만 배럴로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31일 에너지정보기구(EIA)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셰일 석유 생산으로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자 주요 수출국의 하나가 됐다.

다만 위퍼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원유 생산 여력이 이미 최고점을 지나 과거와 같이 산유량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 바라보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