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에서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20이 열리는 가운데,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3일 자사 뉴스룸 기고를 통해 도래할 10년을 '경험의 시대'로 평가해 눈길을 끈다.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맞춤형 기술이 핵심으로 부각될 것이며, 삼성의 역할은 삶의 동반자가 되어 미래를 타진하는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올해 다시 한 번 CES에 참가해 세상을 바꿀 기술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첫 해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이런 시점에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전자 업계의 새로운 출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김현석 사장이 앞으로의 10년을 경험의 시대라 정의했다.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그는 지난 10년을 발전의 시대로 규정했다. 김 사장은 "스마트하게 연결된 모바일 기기들은 우리 삶을 유비쿼터스에 근접한 환경으로 탈바꿈시켰다. 약 10년 전에 태동한 사물인터넷(IoT)은 이제 전자업계에서 가장 큰 성장 분야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인공지능(AI)도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우리의 삶과 일터를 변혁시키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들은 거의 대부분 인공지능(AI)과 IoT로 연결되고 있으며, 그 비중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10년은 경험의 시대라는 것이 김 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경험의 시대에는 개개인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맞춤형 기술이 주가 될 것"이라면서 "각각의 기기가 스스로 사용자 개인을 이해하며, 집에서 실질 세계와 디지털 공간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사람들이 도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이 기술의 진보를 위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기술이 공기가 되어 생활밀착형으로 수렴되는 '익숙함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모든 기술이 자동화되어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 공기의 시대'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이 세계경제포럼에서 "인터넷은 공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비슷하다.

맞춤형 기술이라는 키워드도 눈길을 끈다. 프리즘 프로젝트 등을 통해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가전 제품 라인업을 거듭하는 삼성전자의 비전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0 기간에도 큐브 냉장고를 출시하며 맞춤형 기술 시대를 타진할 각오다.

한편 김 사장은 경험의 시대를 맞이해 삼성전자의 역할론을 두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삼성전자가 경험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삼성이 쌓아온 탄탄한 투자와 검증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래의 경험을 현재의 자산 위에 쌓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에 있어 혁신이란 인간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개방형 협력에 나서, 인류 발전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다가올 경험의 시대에는 이러한 가치 기준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혁신의 목표는 혁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김 사장은 마지막으로 "2020년,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경험의 시대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이를 위해 준비한 회사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게 될 이번 CES 기조연설은 정말 흥미로운 자리가 될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지는 1월 6일 저녁(현지시간) 기조연설을 모두가 함께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