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면조건84-H10, 61.7x93.5cm 한지

나는 몇 해 전 가을에 문득 “散策”이라는 것을 생각해 내고 그 담담한 反復-回歸가 지니는 의미에 주목한 바 있다. 반복되는 우리의 日常事나 備忘錄의 온갖 約束, 예기치 않았던 事件들은 실상 온통 点과 点 그 자체로 인식 될 뿐 아니라 그 点과 点의 間隔 또한 설명키 어려운 模糊함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나는 여기에서 그 間隔을 ‘模糊함으로 가득 찬’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은 그 모호함이야말로 바로 쉼 없는 호흡과 肉身의 움직임으로 充溢된, 그 어떤 事物 想念에도 묶이지 않는 바로 自身의 存在 그 자체가 아닐 런지? 自身으로의 回歸를 가능케 하는 산책의 의미야말로 나의 작업의 기본적인 정신과 같은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1976年이래 「平面條件」題下의 나의 작업은 한마디로 단조로움의 연속이라 할 수도 있으리라. 몇 가지 條件이 前提되고 있기는 하나 素地, 媒体, 行爲는 물론이고 펑퍼짐한 작품구조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變調의 드라마나 특기할 제스츄어도 찾아 볼 수 없겠기 때문이다. 단지 캔버스위에 日常的 삶 그 自体, 온갖 기억과 想念마저도 묻어가면서 그 推移에 따라 새로운 存在의 地平을 열고 저 할 뿐이다.

나에게 있어서 「平面條件」은 한 마디로 繪畵로서의 숙명적인 平面性을 그 궁극적인 상태에서 어떻게 繪畵化할 것인가 하는 데 있으며, 보다 기본적인 평면에로의 접근을 겨냥하여 몇 가지를 상정하고 있다.

우선 캔버스의 크기와 형태의 문제로서 적어도 현재까지는 캔버스의 크기는 身體行動半徑의 한계와 필수적으로 연관되고 있다. 말하자면 선 자리에서 팔을 뻗어 화면의 上下左右辺 사이를 한 호흡으로 往復운동 할 수 있는 크기이며 따라서 畵面형태도 대개 正方形이나 수직 장방형을 피하고 水平長方形의 캔버스를 素地로 삼고 있다.

身體行動半徑에 부응하는 水平長方形의 캔버스를 선택하는 데는 아마도 자신(한국단색화 최명영,Dansaekhwa-Korean monochrome painter CHOI MYOUNG YOUNG,DANSAEKHWA:South Korea Artist CHOI MYOUNG YOUNG,최명영 화백,최명영 작가,단색화 최명영, 모노크롬회화 최명영,단색화가 최명영,韓国単色画家 崔明永,韓国の単色画家 チェイ·ミョンヨン)의 心理的인 요인과 함께 均質한 화면에서 하나의 초점, 즉 中心을 허용치 않고 視點을 화면과 함께 移行하도록 유도함으로서 平面을 평면 그 자체의 또 다른 存在로서 더듬어 확인하려 하는 繪畵觀에 기인하는 듯하다. △최명영/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