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금융투자협회는 업계와 정부·국회 사이를 잇던 조율자 역할을 넘어 적극적인 중재자로 탈바꿈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나재철 회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나재철 회장의 임기는 2020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3년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고(故) 권용원 회장이 임기만료 1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타계하며 새로운 협회장을 선출했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 등 3인이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결과 나채절 대표가 76.3% 압도적 득표율로 최종 당선돼 5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나채절 회장은 업계를 위해 헌신했던 고(故) 권용원 금투협회장에게 깊은 감사와 애도를 표하는 것으로 운을 땠다.

나 회장은 "지난 한 해 우리 자본시장은 롤러코스터 같은 1년을 보냈다"며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12년 만에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지난해 다사다난했던 금투업계 분위기도 회상했다. 실제로 대내적으로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주가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DLF 투자 피해 등 사모펀드시장 전반으로 위기론이 대두된 바 있다. 

그런 이유로 협회는 불안한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증권거래세 인하, 자본시장 세제 개편 등 업계를 위해 앞장섰다. 그 결과 일부 정책에서 시장 친화적 규제 개선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재철 회장은 "언제나 그렇듯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졌고 자본시장에 대한 대외 이미지도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협회가 새롭게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 회장은 "지난 몇년간 회원사를 대표해 시장 친화적 제도 개선을 위해 협회는 금융당국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정부 및 국회와 소통 채널을 굳건히 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다"면서 "그동안 조율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해 왔다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선제적인, 협상자이자 중재자로서의 협회에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개선안도 내놨다.

개선안 방향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등 국민자산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환경 구축 △모험투자와 혁신기업을 적극 발굴하는 금융생태계 조성을 통한 자본시장 미래역량 확보 △사모펀드, 부동산신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일변 정책의 노선변경을 위한 회원사의 건의 채널 확대 △시장 중심의 선제적 자율규제로 불완전 판매 근절 △금융당국·국민의 금융이해도 제고 방안 등이다.

나 회장은 "자본시장을 한단계 성장시키고, 제2의 도약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단순히 업계 이익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성장과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조직이 되도록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뛰겠다"고 다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