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진행 중인 '램시마SC'와 관련한 염증성장질환 임상 3상이 순항 중이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바이오베터) ‘램시마SC’ 적응증 확대를 위해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이 순항하고 있다. 

램시마SC 성분인 인플릭시맙은 염증성 장질환(IBD)에 효과가 좋다는 특징이 있으며 셀트리온은 해당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임상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우선 류마티스 관절염(RA)으로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램시마SC 추가 적응증 확장이 주목된다.

램시마SC, 미국서 UC 임상 3상 돌입

2일 글로벌 임상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는 3월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의 적응증 확장을 위한 궤양성 대장염(UC)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한다. UC는 IBD에 포함되는 질환이다. IBD는 UC에 더해 크론병(CD)로 대표되는 질환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위장의 만성 재발성 염증 질환이다. 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에 따르면 IBD는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 셀트리온이 2020년 3월부터 진행하는 '램시마SC' 궤양성장질환 임상 3상 디자인. 출처=클리니컬 트라이얼즈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진행하는 램시마SC UC 임상 3상에서는 615명을 대상 환자로 모집한다. 이는 램시마SC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를 위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방식을 활용한다. 무작위 배정은 환자에게 임상의의 의지가 개입하지 않도록 실험약물과 위약을 무작위로 배정하는 방법이다. 이중맹검은 임상의와 환자 모두 투약된 약물이 실험약물 혹은 위약인지 알 수 없도록 하는 방법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 UC 적응증 미국 임상 3상과 관련 2022년 1월 임상을 마무리하고 2023년 1월까지 품목허가를 위한 데이터 분석을 끝낼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7월 IBD 중 하나인 CD 임상을 시작해 8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램시마SC, 글로벌서 10조원 규모 시장 창출 목표

글로벌 매출 상위권 의약품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등은 자가면역질환 억제제(TNF-α억제제)로 분류된다.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한 휴미라는 정맥주사(IV) 제형과 SC제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 의약품은 2018년 기준 매출 23조원을 기록했다. TNF-α억제제 시장은 글로벌 기준 약 50조원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TNF-α억제제 시장에서 약 10조원 규모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2020년 1분기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에 램시마SC를 출시해 약 4조 6000억원 규모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는 2분기에 6조 3600억원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 IBD 적응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부터 타깃 시장은 9조 33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4분기까지 10조원 목표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램시마SC가 10조원 규모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이유로는 인플릭시맙이 IBD에 다른 약물보다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인 약이라는 점이 꼽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IBD 시장에서 의사들의 인플릭시맙 선호도가 높다”면서 “진입이 제한적이었던 RA와 IBD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릭시맙 성분 중 SC 제형은 램시마SC가 최초다.

▲ 램시마SC 프리필드시린지와 오토인젝터 제품. 출처=셀트리온

램시마IV‧SC로 치료 효과 극대화

셀트리온은 램시마IV와 SC를 모두 활용하는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에 힘을 모을 방침이다. 이는 초기 치료 효과가 높은 IV를 투약한 후 환자 편의성이 높은 SC로 꾸준히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IV는 병원에서 약 2~3시간 동안 투약을 받아야 하지만 SC는 피하에 바로 투여할 수 있다. IBD는 대개 사회활동이 활발해 병원에서 IV를 투약하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30대~50대 사이의 환자가 많아 SC제형이 선호된다. 램시마SC 출시 시 IV와 SC제형을 모두 갖춘 아달리무맙‧에타너셉트 처방으로 환자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이 가능한 이유로는 임상에서 증명된 램시마와 램시마SC의 효능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최적의 임상 디자인을 한 후 357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RA 적응증에 대한 품목허가를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획득했다. 램시마SC는 우선 RA에서 램시마IV와 유사한 안전성을 확인했고, 효과에서도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유럽장질환학회(UEGW)에서 램시마SC IBD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업은 유럽 임상 1b상에서 IBD 환자에게 램시마IV와 SC를 투약한 후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유사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램시마 유럽 임상 1b상은 UC와 CD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IV와 SC를 투여한 후 약동학적으로 IV 대비 SC의 비열등성을 확인하고 30주 동안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했다”면서 “임상결과 IV와 SC 투여군에서 모두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램시마SC가 유럽에서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약 60% 비중을 차지한 램시마IV와 유사한 안전성‧효능을 보유했다는 점은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2020년 IBD 적응증 확장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셀트리온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적응증 별로 승인을 받아야 해당 질환에 약을 처방할 수 있다”면서 “차근차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