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지프(Jeep®)는 약간 독특하다. 럭셔리, 플래그십을 강조하는 수입 브랜드들과 달리 전체 라인업에 아웃도어와 오프로드에 특화된 제원을 담는다. 외관도 독특하다. 그들이 레니게이드, 랭글러를 설명하듯 ‘자유로운 정신’ ‘반항적인 디자인’을 보여주려 한다.
레니게이드는 지프가 판매하는 SUV 라인업 중 가장 작다. 7개의 직사각 모양 그릴, 동그란 헤드램프와 안개등, 박스카 형태의 디자인 등 가장 개성있는 디자인을 그려낸 SUV이기도 하다. 작은 차체임에도 2.4리터 가솔린 엔진, 9단 자동변속기를 장착,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힘을 낸다. 온·오프로드를 질주하기 충분한 능력이다.
레니게이드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255㎜, 전폭 1805㎜, 전고 1695㎜, 휠베이스 2570㎜다. 크기를 기준으로 보면 소형 SUV 셀토스나 티볼리와 비슷하다. 다소 특이한점은 경쟁 소형 SUV들과 달리 최저 지상고(210㎜), 진입각(30도), 이탈각(34도)을 밝힌다는 점이다. 동급 최고 수준의 오프로드 성능이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서다.
기자가 탑승한 차량은 ‘뉴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2.4 AWD 모델이다. 1585kg의 공차중량에 2.4리터 엔진을 얹었다.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한 무게지만 배기량은 더 높다.
배기량 덕분인지 초반 가속과 주행중 실리는 무게감은 국산 준중형 SUV 이상이다. 속도가 붙을수록 힘차게 치고 달리고, 엔진음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정숙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자연흡기 엔진의 배기음은 낮은 출력을 억지로 짜내듯 달리는 터보엔진의 배기음보다 듣기 좋다.
주행 성능이 급가속에 적합한 것도 아니다. 다만 다양한 속도, 험준한 지형에서 안심하고 달릴 수 있을 듯 한 ‘힘’은 충분히 느껴진다. 지프 셀렉-터레인(Jeep Selec-Terrain) 지형설정 시스템을 통해 간단한 다이얼 조작으로 오토(Auto), 스노우(Snow), 샌드(Sand), 머드(Mud)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좋다.
짧은 시승 시간 탓에 네 바퀴에 최적의 토크를 분배하는 최첨단 지능형 4x4 시스템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우’와 ‘내리막길 주행 제어 장치’를 체험해 볼 기회는 없었다.
실내에서는 개방성 높은 전·측면 유리창, 양방향 오픈 기능이 있는 파노라마 썬루프, 525~1440ℓ에 달하는 넓은 트렁크 공간이 만족스럽다. 네비게이션의 성능도 준수하다. 악평 일색이었던 트레일호크의 디스플레이를 떼어내고, 새로운 제품을 장착한 덕분이다. 터치감과 반응 모두 좋다.
아쉬운 점은 2열 공간의 활용성이다. 키 183cm인 기자가 운전석에 앉으면 2열 공간이 크게 줄어든다. 키 170cm 이상인 성인이 앉기에는 다소 좁을 듯하다.
FCA코리아는 지난해 4월에는 레니게이드의 부분변경 모델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레니게이드 론지튜드’를 출시,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도심·아웃도어 라이프의 조화를 꿈꾸는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했다. 이에 힘입어 2019년 11월 기준 2313대를 판매, 전년 대비 48%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레니게이드의 가격은 론지튜드 2.4 FWD 가솔린 모델 3390만원, 리미티드 2.4 FWD 가솔린 모델 3690만원, 리미티드 2.4 AWD 가솔린 모델 3990만원, 리미티드 하이 2.0 터보 디젤 모델 4340만원이다.
최근에는 가성비 높은 ▲론지튜드 1.6 터보 디젤 ▲리미티드 1.6 터보 디젤을 출시, 시장 확장에 나섰다. 이 모델들은 1.6L 멀티젯 II 터보 디젤 엔진과 6단 DDCT 변속기를 장착, 최고 출력 120마력과 최대 토크 32.7kg·m의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15.6km/l(도심: 14.6 /고속: 17.0)다.
론지튜드 모델의 편의사양으로는 ▲3.5인치 EVIC 디스플레이 ▲Uconnect 7.0인치 터치스크린 ▲직물 로우백 버킷 시트가 적용됐다. 리미티드 모델에는 ▲사각지대·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Uconnect 8.4인치 터치스크린 및 내비게이션이 장착된다.
이들 모델의 판매 가격은 론지튜드 1.6TD FWD 3510만원, 리미티드 1.6TD FWD 38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