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2019년 오피스 시장은 여러모로 변화의 조짐이 뚜렷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쉬먼앤드웨이크필드’에 의하면 2019년은 2010년 이후 빌딩 거래액 규모를 최대로 갱신한 해이다. 신규수요와 서비스 및 공유오피스 등의 증가로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오피스 공실률은 감소했다. 목동, 잠실 판교 등 기타권역에 대한 오피스 투자 역시 활발해졌다. 이런 수요 증가와 트렌드는 올해까지 이어지겠지만, 오피스 물량이 최대로 공급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보다 올해 공실률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올해의 오피스 시장 트렌드로 공유오피스, 리츠 시장, 분당·판교 등 기타 권역 오피스 시장, 중소형 평형의 오피스 등을 주목해야 겠다.

2019년 오피스 시장, 공실률 감소와 함께 빌딩 거래액 최대 기록

수익형 부동산 중 오피스 시장은 상가 등의 기타 수익형 부동산 시장과 다르게 공실률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전국 오피스 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11.8%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의 오피스 공실률인 12.7%와 비교할 때 1.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 서울 A급 오피스의 연도별 공실률 추이. 출처=쿠쉬먼앤드웨이크필드

서울의 경우 오피스가 밀집한 각 업무지구의 공실률 하락세도 뚜렷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의하면 서울의 중심지인 도심업무지구(CBD)의 A급 오피스의 공실률은 8.2%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공실률이 한 자리수에 진입했다. 여의도업무지구(YBD)도 2011년 여의도 IFC몰이 준공된 이후 첫 한자리수 공실률인 8.4%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업무지구(GBD)는 자연공실률에 가까운 5%대보다 낮은 2.9%의 공실을 유지했다. 2019년 오피스 시장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수요가 우위인 시장을 보여줬다는 것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진원창 팀장의 설명이다.

공실률이 하락하면서 전국 오피스 시장의 수익률도 소폭 개선됐다. 상가정보연구소에 의하면 지난해 3분기 오피스의 투자수익률은 1.83%로 전년의 1.75%에 비래 0.0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오피스 시장에서 또 하나 두드러진 특징은 서울과 분당권을 중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빌딩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서울과 분당 권역의 작년 오피스 빌딩 거래액은 최대 11조원에 육박한다. 2018년 10조5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0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작년 3분기 기준 도심업무지구가 전체 거래의 51.3%를 담당하면서 거래 증가를 이끈것으로 분석된다.

▲ 서울과 분당권역 오피스 빌딩 거래 추이. 출처=쿠쉬먼앤드웨이크필드

오피스 투자 트렌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 가지 변화로는 먼저 서울 주요 업무중심지구 세 곳 이외 기타 권역의 빌딩 거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목동, 영등포, 잠실, 판교 등의 총 거래량은 2조34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거래가 두 배 증가했다.

또 강남업무지구 지역에서는 연면적 5,000평(구) 미만의 중소형 빌딩의 거래 금액이 증가했다.

여의도업무지구의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해당 업무지구의 거래금액은 2조2750억원으로 주로 사옥에 대한 수요와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서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Value add 수요가 늘어난 것이 그 이유다.

한국 투자자의 해외권역 오피스 투자 추이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투자 금액이 증가하면서 2017년부터 미국에 집중되던 투자 흐름이 서유럽 등을 중심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9년의 경우 서유럽이 절대적이던 전체 유럽 시장에서 동유럽과 북유럽 등의 투자 비중이 12.8%를 기록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빌딩거래 증가와 오피스 공실 감소의 이유로 공유오피스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 확대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공유오피스 시장에서도 성장과 함께 새로운 시장 트렌드 변화가 감지됐다.

2019년 공유오피스는 임차면적 기준으로 전년대비 32.9% 증가하면서 성장했다. 강남업무지구 내 외국계 공유오피스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강남업무지구의 경우 흡수면적 별 주요 임차 업종은 IT/게임/핀테크 산업이 41.5%, 제조업이 26.5%에 이어 공유오피스가 15.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공유오피스 사업 진출도 꾸준히 증가해 사업 진출 기업수가 2018년의 12곳에서 2019년에는 21곳으로 크게 늘었다.

2019년 공유오피스 경향으로는 크리에이터나 친환경건축 등의 특화형 공유오피스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또 기존 쉐어하우스와 공유주방 등의 복합공유공간과 공유오피스 사이의 공간 공유도 늘어나고 있다.

2020년 오피스 시장, 기존 투자 트렌드와 견고한 수요 이어지되 공급 확대가 변수

지난해에는 공실을 줄인 오피스 시장이라면 올해는 오피스 공급 물량 확대 등으로 그렇게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올해 서울 주요 업무지구 중심으로 오피스 공급량이 2010년 이후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원창 팀장에 의하면 올해 공급 예정인 서울의 대표 업무지구의 오피스 면적만 88만4222㎡로 이는 2010년 이후 최대 공급면적이다. 여의도업무지구에서만 면적으로 총 46만1736㎡의 신규 오피스가 공급된다. 강남업무지구의 경우 21만2296㎡, 중심업무지구는 21만190㎡이 공급된다.

이에 따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올해 4분기 서울 A급 오피스의 경우 공실률이 다시 상승해 8.8%에서 많게는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 팀장은 이후 2021년에는 다시 공실이 8.1%에서 9.3% 사이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올해 오피스 수요 기조는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증가한 공유오피스 역시 올해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오피스 확장으로 인한 이전 수요와 함께 강남업무지구 진입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신규 오피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진 팀장은 "여의도업무지구의 경우 서울의 주요권역 중 가장 낮은 임대료 수준을 보여 향후 강남업무지구를 대체할 임차수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당분간 오피스 거래시장은 활발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와 유동성 증가, 부동산 규제로 인한 지속적인 대체투자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진 팀장은 내다 봤다. 이와 함께 리츠시장 활성화도 오피스 거래 시장 활황의 한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피스 빌딩 거래규모 역시 2019년과 비슷하거나 살짝 상회하는 10조원에서 12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 팀장은 전했다.

올해 오피스 시장 트렌드 역시 2019년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코어 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나타나 대형 오피스 뿐만 아니라 내실있는 중소형 오피스에 대한 투자 확대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에 서울의 3대 업무지구 이외에 기타 권역인 판교 등의 오피스 빌딩 투자 확대도 계속해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원창 팀장은 또 해외 오피스 투자 수요에 대해서 “서유럽에서는 2선급 도시와 이머징 마켓인 기타  유럽 등으로 확대될 것이며 미국 오피스 시장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오피스 시장도 양극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내수경기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수익형 부동산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업무용 부동산 시장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처럼 특정 지역만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2020년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