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글로벌 건설 산업의 시장 규모는 10조달러가 넘는다. 전 세계 GDP의 약 13%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세계은행은 이 시장이 연 3.6%씩 성장, 2025년에는 14조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건설 산업의 연평균 생산성 성장률(1995~2014년)은 전체 산업 및 제조업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장년층(55세 이상) 건설 근로자 비율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노령화, 숙련 인력 공급 부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 콘셉트-엑스를 시연하고 있는 드론, 굴착기, 휠로더.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콘셉트-엑스(Concept-X)’는 드론을 통한 3D 스캐닝으로 작업장의 지형을 측량하고, 이 지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작업 계획을 수립해 무인 장비 운용을 지시하는 토털 솔루션이다.

무인 현장 구현을 위해 ▲영상 인식 및 인지·제어 기술 ▲자율주행 기술 ▲5G 원격 제어 드론 운용 및 3차원 측정 등의 결합이 이뤄진다. 작업의 수행은 물론 각 건설기계별 작업량 산정, 적시 배치, 고장 예측 등 ICT기술과 건설기계·건설 관련 기술 전반이 융합된다.

볼보건설기계 등 글로벌 건설기계업체들이 기계별 무인 기술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측량부터 건설기계 운용까지의 전 과정을 무인·자동화로 구현하려는 시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세계 최초다. 

▲ 무인 작업이 이뤄지는 굴착기.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시스템 상용화 목표 시점은 오는 2025년에 맞췄다. 이 과정에서 개발되는 ▲드론 측량 및 데이터 분석 ▲건설기계 무인 운용 및 관리 등 개별 단위 기술들은 검증을 마치는 대로 시장에 선보인다.

콘셉트 엑스 현장에서 대부분의 근로자는 종합 관제를 맡은 엑스 센터(X-Center)에 근무한다. 작업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전 과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위험한 건설 작업은 장비에 맡기고, 사람은 보다 정교한 분석과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미래 그림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기술 개발을 위해 외부 업체와의 협업, 스타트업 투자, 산학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기 굴착기와 휠로더, 하이브리드 엔진 등 미래에 대응하는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

▲ 두산 모빌리티 이노베이션에서 제조한 수소드론. 사진=두산

콘셉트 엑스 1단계 - 작업현장 측량(드론 활용)

두산인프라코어가 선보일 드론 측량 시스템의 특징은 측량 작업자나 드론 조종사의 숙련도와 관계없이 동일한 측량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론이 측량한 3차원 데이터는 엑스 센터에 전송되며, 디지털화돼 모니터에 표현된다. 작업장의 구체적인 정보들의 직관적인 인지가 가능하다.

콘셉트 엑스 2단계 - AI 데이터 분석

드론으로 측량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인 건설기계의 이동경로와 작업 영역 설정이 이뤄진다. 지반 정보를 통해 지하의 암층별 물량 산출이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작업 예산과 계획이 수립된다.

엑스 센터는 PHM(고장 예지 및 건전성 관리 기술,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을 통해 장비의 각 부위별 상태를 각종 데이터를 통해 AI로 예측하여 이상유무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작업 형태에 따른 주요 부품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어 장비 및 작업장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 휠로더와 굴착기.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콘셉트 엑스 3단계 - 차량 관제

엑스 센터에서 무인 작업 실행 버튼을 누르면 설정된 계획에 따라 장비들이 작업을 수행한다.

굴착 지형에 따라 최적의 방향과 깊이 등을 AI를 통해 학습한 대로 장비 스스로 판단해 진행하게 된다. 굴착기 팔 부위에 장착된 라이다(LiDAR)가 스캐닝한 데이터와 조종석 내부에 설치된 듀얼 카메라(SVC)가 촬영한 데이터는 엑스 센터에 전송되고, 웨잉(Weighing) 시스템이 통해 전체 굴착량을 측정한다.

무인 굴착기로 평탄화, 터파기, 토사의 트럭 상차 등 일련의 작업을 마치면, 무인 휠로더는 골재를 근거리에 있는 트럭에 올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무인 휠로더가 장애물과 20㎝ 접근한 수준에서도 정교히 제어하는 무인 운용기술을 개발했다.

콘셉트 엑스 4단계 - 고장 예지 및 건전성 관리

PHM은 장비의 건강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예지하는 기술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미래 장비는 상태를 자가 진단해 고장에 이르기 전 초기 시점의 징후를 감지해 정비하고, 나아가 예측된 남은 수명을 기반으로 한 정비와 관리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