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대한항공은 직원들의 행복을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고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회사와 직원과의 소통 접점 확대를 통해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 기업 경영의 핵심 경쟁력이라 판단하고,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회사와 가정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복 지수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타이·점심시간 자율선택제 등… 기업문화 혁신 박차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직원의 행복 지수와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직원에게 알찬 학용품 선물세트를 증정해 해당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낸 데 이어 개인이 선호하는 근무 패턴에 맞게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 사이에 1시간 동안 점심시간을 갖는 ‘점심시간 자율 선택제’를 마련했다.

또한 오후 5시 30분에는 정시 퇴근 안내방송과 함께 퇴근을 알리는 팝업 메시지를 PC에 표출해 눈치 보지 않는 퇴근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대한항공 한 직원은 “정시퇴근으로 인해 아이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의 성격이 밝아졌다. 가족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근무 복장 부문에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지난 5월부터 연중 상시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 근무를 선언한데 이어 9월 2일부터는 복장 전면 자율화 제도를 전격 단행했다. 운항·객실 승무원과 접객 서비스 직원 등 유니폼을 착용해야 하는 직원은 예외고, 해외는 각 지역의 문화 및 기후 특성에 맞춰 시행하기로 했다. 

복장 자율화 제도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한편, 창의적 의사소통을 가능케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청바지, 반바지 등 상황과 장소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복장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도록 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 복장 자율화 시범운영일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 출처=대한항공

이외에도 객실승무원을 위해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위시 데이(Wish Day)’ 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단거리 왕복 연속 근무 축소, 야간비행 휴게 여건 개선, 스케줄 변동 최소화 등의 조치를 통해 승무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직원 업무 편의 향상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인천운영센터(IOC)’도 짓는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30일 운항·객실승무원들의 업무 편의 향상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터미널2 인근 국제업무 2지구 7230㎡ 면적에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최첨단 IOC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비 약 360억원 가량이 투입될 새 IOC 규모는 건축면적 4315㎡, 연면적 1만 4834㎡로 투명한 유리 외벽으로 꾸며지는 비슷한 형태의 이웃한 두 건물은 한쪽 면을 하늘로 향하도록 곡선 처리해 비상하는 항공기와 승무원들의 즐거운 미소를 상징토록 했다. 

세련된 디자인 뿐 아니라 ‘스마일 앤 플라이’를 콘셉트로 비행을 준비하는 운항·객실 승무원들이 보다 편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동 동선과 업무 특성에 따른 건물 사용 패턴을 분석해 내부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승무원 편의를 돕기 위해 식당, 은행, 편의점 등 시설은 물론 휴게실과 함께 건물 옥상에는 정원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직원·가족친화기업 변모… 부모 일터 소개·격납고 테마파크 운영 등 프로그램 마련

대한항공은 직원뿐 아니라 직원 가족들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직원 가족의 행복은 결국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천이라는 판단에서다. 

직원 가족을 초청해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행사로 대한항공이 주관하고 있는 ‘한진탐방대’가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 분기마다 평소 항공 및 물류 분야에 관심이 있는 직원 자녀들의 꿈을 키워주고, 그룹사 직원의 소속감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진행된 ‘한진탐방대’는 특별히 임직원 부모님을 초청하는 행사로 마련됐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일궈가고 있는 회사를 직접 살펴봤으며, 자녀들의 영상편지를 시청하며 자녀들과 소통의 장을 넓히기도 했다.

▲ 지난해 패밀리데이 당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대한항공 정비 격납고가 테마파크로 변신한 모습. 출처=대한항공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패밀리데이’도 열었다. 패밀리데이는 직원 뿐 아니라 직원 가족들을 위한 행사로 마련됐다. 참가를 희망하는 모든 직원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원 제한 없이 신청을 받았다. 참가인원은 약 1600명. 임직원 대상 행사로는 최대 규모다. 대한항공은 ‘역대급’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를 위해 공항동 본사 격납고까지 개방했다.

행사는 자녀들에게 부모가 일하는 회사를 소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즐기기 위해 마련했다.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대한항공 본사로 출근해 엄마, 아빠가 일하는 자리에 앉아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는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회사를 찾은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비 격납고는 ‘테마파크’로 변신했다. 이 곳에서는 보잉787 항공기 알아보기, 에어바운스, 페이스 페인팅, 미니 올림픽, 가족사진 포토존, 간식 코너가 마련됐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말 직원 자녀 100여명을 대상으로 탁구교실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서울 공항동 소재 훈련센터 수영장을 직원 가족이 피서지로 즐길 수 있도록 수영장 개방 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이끌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더욱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문에서 변화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