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기업이 시장성 조사를 시작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사람(人)’이다. 사람이 없으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물론 SPC(특수목적법인)와 같은 특별한 케이스가 있지만, 일반적인 기업은 사람을 통한 생산활동부터 연구개발, 사업계획 등이 이뤄지고 있다. 초(超)연결 시대로 접어들면서 등장하는 각종 신기술에 사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5세대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매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부터 외부 인재 영입까지 기업들은 사람과 기술의 발전을 동일선상에 놓고 보고 있다. 과거 새로운 기술이 사람의 역할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는 단지 기우일 뿐이다. 사라지는 역할이 있는 만큼 새롭게 태어나는 더 많은 역할이 있다.

‘인재제일’ 삼성전자의 임직원 성장 프로그램

▲ 삼성인재개발원, 출처=삼성전자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기업들은 기존 보유한 인적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기계발을 독려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인재제일’을 핵심가치로, 임직원들이 고유의 역량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역량이 뛰어난 직원을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제도화해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1990년에 도입돼 30년째 운영 중인 ‘지역전문가’ 제도는 입사 3년차 이상 삼성전자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자율관리형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1~2년 동안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혀 직원들의 글로벌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80여 개국, 3500여 명의 지역전문가를 양성했다.

삼성전자는 개인화 시대에 맞춰 보다 개인화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직원들이 부서장과 함께 개인 성장의 경로를 설계하고, 다양한 경력 프로그램을 활용해 성장을 지원하는 ‘스타 세션(STaR Session)’이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경력개발 단계에 맞춰 경영학 석사(MBA), 학술연수, 지역전문가, AI 전문가 등 다양한 성장 진로를 선택해 자기계발을 돕는다. 또 삼성전자 DS부문은 이와 비슷한 성격의 ‘HR 페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들의 이직은 개인에 큰 변곡점이자 기업에 손실로도 다가올 수 있다. 삼성전자는 고정된 직무에 지친 직원들을 위해 ‘잡포스팅’ 제도를 도입했다. 사내 시스템을 통해 수시로 진행되는 잡포스팅은 직원들이 직무전환 기회와 함께 경력 개발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잡포스팅을 통해 지난 3년 동안 2100여 명의 직원이 희망하는 직무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공들인 인력 이탈을 막고, 직원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번 아웃’ 탈출 효과를 가져왔다.

▲ 삼성인재개발원 주말 명상 프로그램. 출처=삼성전자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주요한 곳이 현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현장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30년 이상 운영하고 있으며, 아예 대학을 설립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9년 반도체 사내기술대학 ‘삼성전자공과대학(SSIT)’을 출범했다. SSIT는 2001년 정규대학으로 승인돼 설비, 인프라, 디스플레이 분야의 4년제 정규 학사과정을 마련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성균관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공학과와 사내대학원 ‘DMC공학과’를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전자는 학사 414명, 석사 655명, 박사 83명을 배출했다.

삼성전자의 인재 투자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경기도 용인시에 일 교육인원 2300명, 500명이 숙박 가능한 인재개발원을 건립했다. 삼성전자는 인재개발원을 통해 임직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조직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인재개발원은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공연도 제공해 임직원들의 힐링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내·외적 상처까지 치유 ‘건강관리센터’

▲ 삼성전자 DS부문 헬스케어센터의 이비인후과 진료모습.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렇게 키운 인재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건강관리센터는 대규모 의료시설을 비롯해 심적 스트레스를 치료할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마련했다. 특히 의료시설은 주요 캠퍼스와 사옥에 배치돼 임직원들이 치료를 위해 회사 밖을 나서는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삼성전자 테두리 안에서 임직원들은 치유부터 건강증진까지 모두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또 50여 명의 상담 전문가와 13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라이프코칭센터(마음건강클리닉)’를 마련했다. 이곳은 심리 상담과 마음건강 치료를 위한 전문 기관으로, 부부와 자녀, 직장생활, 대인관계 스트레스 등 쉽게 꺼낼 수 없는 부분을 상담하며 치유까지 돕는다. 이에 더불어 7개 센터에서 30여 명의 트레이너가 활동하는 ‘근골격질환 예방운동센터’는 직원들의 자세와 근육 상태를 정밀 측정해 교정하고 통증 치료를 지원한다.

안전사고에 대비한 별도의 조직도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산하의 ‘안전보건팀’으로 직원들의 일상 근무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위험요인을 발굴·예방하고 있으며, 건강검진 결과 이상이 있는 임직원들의 건강을 사전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산업 보건 민간연구소인 ‘건강연구소’를 설립하고, 산업 현장에서 주의해야 할 잠재적인 위험요인 연구와 근무 도중 질병이나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연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사내 피트니스와 수영장, 스피닝 클래스 등 다양한 건강관리 시설과 프로그램을 마련해 임직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 몸과 마음을 단련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역량 개발,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 확립, 건강과 안전 등 미래를 위한 임직원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런 모든 것은 삼성전자가 강조한 ‘인재제일’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