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2020년에도 인기 PC온라인 게임의 모바일화는 이어질 전망이다. 게임사는 PC 시절의 추억을 모바일로 옮기며 유저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게임 업계 톱3인 ‘3N’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모두 신작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다. MMORPG 장르가 주를 이룬다. PC온라인 게임 시장을 휩쓸던 MMORPG가 모바일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남았다. 리니지2M은 원작의 인기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사전예약자를 모으는가 하면, 실질적인 매출 지표에서도 성과를 냈다. 리니지2M은 ‘리니지M’을 왕좌에서 끌어내리며 31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에 출시된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또한 2019년 한 해 인기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했다. 

중소 게임사들의 성공 사례도 생겨났다. 플레이위드의 ‘로한M’과 블루포션 게임즈의 ‘에오스 레드’ 등이 하반기 출시 직후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이들 게임은 기존 대형 모바일 게임에도 밀리지 않고 매출 순위 톱 10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업계는 이 같은 성과를 과거 인기 지식재산권(IP)의 힘과 국내 MMORPG 장르의 인기가 합쳐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의 PC온라인 게임 IP 기반 모바일 대작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여러 개의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어 더욱 이목이 모인다.

PC온라인 게임 IP 부자 넥슨·엔씨, 라인업 풍성

▲ 넥슨, 바람의나라 연 이미지. 출처=넥슨

넥슨은 자사 PC온라인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출시를 2020년 본격화할 전망이다. 넥슨은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던전앤파이터’ 등 장기 흥행하고 있는 PC온라인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인기 IP가 많음에도 모바일 시장에서의 활용이 아쉽다는 평을 받아 왔다. 

2020년 넥슨은 ‘바람의나라: 연’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 원작을 재해석, 발전시킨 모바일 게임을 선보이며 이 같은 아쉬움을 해소할 전망이다. 특히 바람의나라: 연은 상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바람의나라: 연은 마지막 점검인 2차 비공개사전테스트(CBT)를 지난달 11일부터 16일까지 진행했다. 이번 CBT를 통해 얻은 유저 피드백을 바탕으로 바람의나라: 연은 정식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 아이온2 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PC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MMORPG 장르의 1인자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라인업도 기대감이 크다. 엔씨소프트 또한 보유한 IP 자산이 많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리니지’와 ‘리니지2’의 모바일 버전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출시하며 연타석 홈런을 친 가운데 2020년 라인업으로는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IP 기반 모바일 게임이 주목 받고 있다.

공개 준비중인 신작은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2’ ‘블레이드앤소울M’ ‘블레이드앤소울S’ 4종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1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블레이드앤소울S는 해외 출시를 우선으로 준비하고 있다. 또한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는 개발 진행 수준이 비슷해 출시일 배치를 논의 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넷마블의 경우 넥슨이나 엔씨소프트처럼 유력 PC온라인 게임 IP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넥슨과 엔씨소프트보다 먼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갈고 닦은 개발력을 기반으로 2020년 퀄리티 높은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출시가 임박한 타이틀은 PC온라인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배틀로얄 MMORPG ‘A3: 스틸얼라이브’로,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MMORPG 장르에 배틀로얄 요소를 융합한 게임성이 호응을 받을지가 관건이다.

그외에도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에서 탄생시킨 자체 히트작 ‘세븐나이츠’ IP를 기반으로 한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풍 비주얼이 강조된 ‘제2의나라’와 전략 대전게임 ‘마나 스트라이크’도 지스타2019에서 시연되며 눈길을 끈 바 있다. 

새로운 성공 나올까

▲ 미르 트릴로지 티저 이미지. 출처=위메이드

2020년 원작 IP 기반 게임 시장에서 흥행 홈런을 노리는 건 3N뿐만이 아니다. 컴투스, 위메이드 등 중견 기업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게임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2019년 하반기 ‘V4’와 ‘리니지2M’ ‘달빛조각사’ 등 주요 대작이 연이어 출시되며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숨죽이고 있던 게임사들이 2020년 신작 출시 기회를 노린다.

컴투스는 자사의 모바일 히트작 ‘서머너즈워’ IP를 잇는 ‘서머너즈워 MMORPG’를 2020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원작이 수집형 RPG 장르로 흥행했고,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지역에서 성과를 거두었는데 국내에서 MMORPG로써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지가 관건이다.

위메이드는 자사의 핵심 IP ‘미르의전설2’ 기반 미르 3연작(미르4, 미르M, 미르W) 출시 준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르M는 원작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며 미르의전설2를 완벽히 복원해내는 걸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미르4는 좀더 현대화된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두 게임은 위메이드의 자체 개발작이다. 반면 미르W는 전쟁게임 개발 장인 김태곤 사단의 엔드림이 전략시뮬레이션(SLG) 장르로 개발 중이다.

PC온라인 게임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빛소프트는 최근 개발사 아이엠씨게임즈와 함께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모바일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작은 이례적으로 MMORPG에 3개의 캐릭터를 동시 조작하는 방법을 도입해 차별화를 모색한 바 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모바일 버전은 2020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