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부산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다. 지난해 11월 8일 정부는 부산 수영구·동래구·해운대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조정대상에서 해제된 지역 중심으로 청약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는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앞섰다. 실제로 부산 아파트 매매 시장 상황은 달라졌지만, 금세 소강 상태로 접어 들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단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여러 요인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출처 = 네이버 항공뷰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 부산 3개 구(수영·동래·해운대구)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됐다. 같은달 11일 -0.04% 하락에서 0.10% 상승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렇게 한 달 간 부산 아파트 매매시장은 달아 올랐다. 12월 기준 매매변동률은 0.11% 상승을 3주 간 이어 갔다. 4주째 0.08% 상승, 5주째 0.04% 상승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부산 지역이 급등 피로감에 관망세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확산된 반면, 청약 시장은 비교적 좋은 상황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분양한 반여1-1구역 재개발한 '센텀 KCC 스위첸'이 부산 해운대구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분양 물량 268세대 모집에 1만8100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67.53대 1로 집계된 바 있다. 올해 1월 2일 온천시장 재개발 '온천 더샵헤리티지'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6.61대 1을 기록했다. 

조정대상 지역 해제 후 바로 분양 공고를 냈던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 반여 1-1구역 재개발 'KCC센텀스위첸' 분양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며 "지난해 조정대상지역 해제되고 나서 분양공고를 띄운 'KCC센텀스위첸'의 문의전화는 공고 전보다 2배에서 3배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해제지역 중심 청약시장 살아나, 타지서 투자문의도 상당수"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산은 투자수요가 많은 지역이라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정대상지역 해제된 지역 중심으로 청약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 업계 관계자는 "분양을 진행하다 보면 서울이나 대구지역에서도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며 "청약 상담사들 얘기 들어보니까 대구나 경북 지역들 아직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지역들이 많은데 그 지역에서 온 분들이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재 부산의 분양 시장 상황을 전했다. 

▲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삼익비치 아파트. 출처 = 네이버 항공뷰

해운대구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른 부동산 사장님들 얘기를 들어봐도 해운대구에 재개발 들어가는 아파트들이 많아 서울이나 대구에서 투자하는 분들이 대거 찾아온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놨다가 거두기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부산 수영구 삼익비치 인근에 위치한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매매 물량은 충분하다"며 "34평대가 9억원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익비치가 재건축이 되면 입주권을 가져가는 건데 같은 평수로 가면 부담금을 안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담금에 대해서는 "2억원 정도 얘기하지만 3억원도 보고 있고 그 이상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시 정비사업 통합홈페이지에 따르면, 남천2-3구역 삼익비치 재건축은 현재 조합설립인가까지 받은 상황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4년이 지나야 재건축이 가시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 2020년 부산 동래구 수영구 해운대구 분양 단지 물량. 출처 = 리얼투데이

지난 해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분양 실적이 좋았던 터라, 올해 분양 예정된 물량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20년 부산 수영·동래·해운대구에 공급될 총 분양 단지 물량은 8631가구다. 8개 단지 중 3개가 정비사업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부산, 분양가 메리트가 없다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부산의 청약 시장은 앞으로도 잘 될 것이다"고 말하며 "부산 도심은 잘 될 건데 문제는 분양가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요즘 부산의 분양가는 너무 높게 측정돼 있다"며 "분양가가 높게 측정이 되면 청약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주변 시세 정도 나와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분양가 메리트가 없다면 쉽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1순위 청약 마감한 '더샵 온천헤리티지' 같은 경우 인근 평당 시세보다 500만원 가량 저렴했다. 업계에서는 인근 시세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 해운대구 반여동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들. 출처 = 네이버 항공뷰

장 본부장은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면 시장 내부에서 불안한 심리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부산이 2~3년 동안 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분양권을 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앞으로 나올 매물들도 많아 쉽게 시장이 좋아진다고 단언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이 잘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수도권으로 움직여야 하는 자금들이 다른 대체 투자처인 부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다만 "대체 투자처로 이동할 가능성은 있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