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살다보면 꼭 한 번쯤은 어떤 물건이 필요할 때 똑 떨어져서 매우 급하게 필요할 때가 있다. 한낮이라면 인근 마트에서 사오거나 온라인 마켓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겠으나 캄캄한 밤이나 새벽에 어떤 물건이 급하게 필요하면 곤란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캄캄한 밤에 무엇인가를 사러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고, 온라인 마켓의 배송이 아무리 빨라도 몇 시간은 걸린다. 야식배달 주문처럼 단 몇 십 분 안에 제품을 가져다주는 서비스가 간절해진다. 이러한 일상의 필요들을 채워주는 유통물류 플랫폼이 있다. 바로 24시간 상시주문대기·30분 배송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나우픽’이다. 나우픽은 서비스 권역 내의 주문에 24시간 대응하고 30분 이내에 배송을 완료하는 커머스 플랫폼이다. 배송이 유통의 필수 경쟁력이 된 지금 나우픽의 서비스는 높게 평가받으면서 그 사업의 영역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철저한 수요 지향적 유통·물류 플랫폼 나우픽의 송재철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중국에서 받은 ‘작은 충격’

나우픽 송재철 대표는 원래 IT업계 종사자였다. 그래서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09년에는 중국에서 금융자격증 관련 학습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기업에서 일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가속화된 중국 IT의 여러 변화들을 관찰하던 송 대표는 한 가지 재미있는 변화를 눈여겨보게 된다. 바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통업계의 변화였다. 당시 중국에서는 온갖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배송을 받는 방식의 유통이 일반화되고 있었다.

송 대표는 “현지에 근무하면서 KFC등 다양한 패스트푸드 메뉴들이 숙소까지 배달되는 것을 보고 참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첨단 기술이 이끄는 변화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앞서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같은 시기 제가 알고 있었던 우리나라는 아직 배송의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때 송 대표가 받은 ‘느낌’은 이후 나우픽이 시작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 사진=임형택 기자

유통업체의 물류 도전 

중국에서의 5년 근무를 마치고 우리나라로 돌아온 송 대표는 IT업계에서 종사한 경력으로 국내의 한 온라인 유통업체의 임원으로 일하게 됐다. 당시 송 대표가 일한 업체는 유명 생활용품, 식품 브랜드의 판매를 관리하는 유통업체였다. 그러다가 회사의 필요에 의해 물류창고를 운영하게 됐고 송 대표는 이 부문의 책임자가 됐다. IT기술이나 유통은 어느 정도 알았으나 송 대표는 “물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어 당황하는 일이 많았다”라면서 “모르면 배우면 된다는 마음으로 물류창고 부지 한곳 한곳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전문가들을 찾아가 조언을 들으면서 차근차근 물류를 배워갔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약 3년 동안의 현장 경험이 쌓인 송 대표는 초기에 자사의 물류만 처리하는 수준이었던 물류창고를 외부 물류까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시켰다. 이에 메이저 물류 업체의 택배 대리점으로 등록해 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 사진=임형택 기자

띵동과의 만남 그리고 나우픽 

그러던 어느 날 송재철 대표는 배달 앱 ‘띵동’의 지인과 식사하며 대화를 하던 도중 갑자기 고객이 늘어 물류와 유통업무 처리가 힘들어진 띵동의 슈퍼마켓 상품 배송서비스 ‘띵동마트’의 상황을 듣게 된다. 이에 송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던 물류 플랫폼을 활용해 띵동마트 전용 물류업무 처리를 제안했고 여기에서 협업이 이뤄진다. 띵동마트 전담 물류를 하면서 송 대표는 현재 수준의 시스템으로는 물류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의 전공인 IT를 접목시키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이후 띵동마트의 배송 서비스 범위가 더 이상의 확장이 어려워진 시기가 왔고 여기에서 송 대표는 띵동마트의 물류를 처리하면서 동시에 독자적으로도 유통·물류 플랫폼의 운영할 계획을 세운다. 그렇게 해서 2018년 5월 본걱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나우픽’이다. 

마이크로 풀필먼트 

나우픽은 식품, 생활용품, 뷰티제품, 소형가전 등 수많은 카테고리의 상품들을 수요 예측을 통해 직매입으로 확보해 두고 이것에 대한 주문에 24시간 대응하는 유통물류 플랫폼이다. 특정 권역의 주문들을 감당할 수 있는 거점 물류창고에 해당 지역에서 수요도가 높은 제품들을 미리 확보해 두고 들어오는 주문에 즉각 대응해 소형 운송기기로 30분 내에 배송하는 것이 나우픽의 비즈니스다. 송 대표는 “나우픽이 추구하는 것은 24시간 온라인 혹은 모바일 주문 수령, 주문 접수 후 30분 내 배송 그리고 교환과 반품처리까지 직접 감당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풀필먼트’다”라고 설명했다. 철저하게 수요 지향적인 비즈니스를 추구한 나우픽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창업 직후에 직면하는 적자 없이 바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2019년 3월 나우픽은 월 매출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위메프, 롯데하이마트, 이마트 등 대기업 파트너들과 협업했고 그를 감당한 역량을 인정받아 롯데액셀러레이터 등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 사진=나우픽 제공

‘편리미엄’의 가치 구현

현재 나우픽은 거점 물류창고와 직매입 취급 품목의 확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기관투자자들의 펀딩을 받는 것과 더불어 약 30억원 규모의 시리즈 투자(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에도 나선다. 여기에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의 ‘간편함’과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확실함’을 고객들이 나우픽을 통해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송 대표의 의지가 반영돼있다. 예정된 투자들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나우픽의 서비스 구역은 추후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까지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송재철 대표는 “나우픽의 목표는 편리한 서비스가 곧 프리미엄이 된다는 ‘편리미엄’ 구현”이라면서 “현재는 강남구 일부 지역에 한정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점차 우리나라 전역으로 서비스 구역을 늘리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