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에릭 슈미트 전 알파벳 회장은 201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인터넷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 알파벳 수장이었던 그가 갑자기 인터넷의 종말을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말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이제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간 인프라로 작동할 뿐"

2020년에는 그의 말대로 기술이 곧 공기가 되어, 은형술의 고수가 되어 우리의 눈 앞에서 사라지는 시대가 될 전망이다. 물론 하드웨어 기술의 변화는 눈에 보이지만, 핵심은 그 하드웨어 기술의 변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은밀한 곳의 기간 인프라에 있다는 뜻이다.

▲ 눈에 보이지 않는 기간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출처=갈무리

인공지능, 5G, 빅데이터, 클라우드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인 CES에서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지만, 가장 많은 파트너들과 만나는 기업은 어디일까. 아마존과 구글이다. 이들은 인공지능 클라우드를 통해 각 파트너 기업들을 연결하고 함께 움직인다.

쉽게 판을 그리면 다음과 같다. 다양한 제조사들은 단말기를 만들고, 이를 특정 기업의 클라우드에 올린다. 이렇게 되면 단말기에서 생성된 빅데이터가 네트워크를 타고 클라우드에 모이며, 이는 인공지능 작동의 원료가 되어 새로운 피드백을 단말기에 제공할 수 있다. 즉 초연결 생태계가 완성되는 것이다.

여기에 5G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5G는 일종의 고속도로의 역할을 수행하며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보낼 수 있고, 이는 단말기와 클라우드 사이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과 5G,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논하지 않으면 그 어떤 초연결 생태계도 구축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2020년, 내밀한 곳에 집중하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2020년을 예상한다면,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행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같은 소프트웨어 기업,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기반 생태계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및 LG전자, 애플처럼 하드웨어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 모두 인공지능에서 두각을 보일 전망이다. 여기에 엔비디아와 퀄컴, 인텔 등 칩 인프라를 가진 기업들도 뛴다.

이들은 각자의 생태계를 조성하며 필요하다면 단독으로, 혹은 외부와 파트너를 꾸리며 가장 특화된 모델을 구축하려 노력한다. LG전자가 단말기는 제조하지만 인공지능에서는 구글과 아마존, 클라우드에서는 아마존의 기술을 차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공지능은 빅스비로 통칭되는 자사 생태계, 그 외에는 다양한 파트너를 모색하는 중이다. 이런 방식으로 현존하는 모든 인프라를 각 기업의 특성에 맞게 재조합하는 전략이 이어질 전망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통신 네트워크다. 5G가 사실상 기간 인프라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상태에서, 통신사와 장비 제조사의 입김이 ICT 업계에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사들의 경우 탈통신 전략도 구사하기 때문에 콘텐츠 업계 입장에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