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2019년은 5G 원년으로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5G 전파가 처음으로 송출됐으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이 벌어지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2020년은 5G 상용화의 시작이다. 그 연장선에서 통신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박정호 SKT 사장이 5G 전파 첫 송출을 기념하고 있다. 출처=SKT

역사적인 2019년, 5G
5G 첫 전파를 송출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29일 SK텔레콤은 자사의 5G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대동맥이며, AI는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 솔루션을 찾아내는 두뇌”라며 “SK텔레콤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이어 “5G와 AI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초연결·초융합 시대를 촉발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오프라인에 머물렀던 모든 사물을 정밀하고 빠르게 연결해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새로운 산업과 가치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일 자정부터 서울, 수도권 및 6대 광역시 중심지 등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KT는 쇄신의 마음을 담아 역사적인 5G 전파 송출에 나섰다. 5G 전파 송출과 함께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KT 5G 1호 가입자가 탄생했다고 밝힌 가운데, 그 주인공이 인공지능 로봇 로타라고 밝혔다. 단순한 이동통신 세대의 교체가 아닌 생활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5G 전략을 공개했다. 하현회 부회장은 임원인사 후 “5G는 우리 회사의 10년 성장 동력”이라면서 “5G는 일상생활에 정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사회다.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는 훨씬 더 촘촘해져 인프라 혁명은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초연결 사회의 주역이 되자”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5G는 최초 B2B가 핵심이다. LG유플러스 5G 서비스 국내 1호 고객은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LS엠트론’이었다.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 기업인 LS엠트론은 LG유플러스와 함께 ‘5G 원격제어 트랙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관제 시스템 지도에 이동경로를 설정하면 수십Km 떨어진 곳의 트랙터는 설정된 경로로 이동하면서 무인 경작을 한다. 관리자는 마치 실제 트랙터 조종석에 앉아서 운전하는 것처럼 트랙터를 원격 조종하며 관제센터 모니터에서 작업현황을 영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5G 시대의 기술 발전은 더욱 극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당장 1G부터 5G까지 이르는 동안 각 기업의 개발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실제로 KT에 따르면 5G 기술 개발주기는 상용화 기준, 4G에 비해 무려 21개월이나 빨랐다. 두르가 말라디 퀄컴 수석 부사장은 "10년 전 처음 4G가 상용화 될 때 4개의 사업자만 존재했으나 5G 상용화 첫 해에는 20개가 넘는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4G 초기에는 핸드셋 정도에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지금은 다양한 사업자가 관심을 보여주는 등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KT의 5G가 송출되고 있다. 출처=KT

2020년 5G 상용화 시대 '기대'
국내 통신사들이 지난해 12월 첫 5G 전파를 송출한 후, 2019년은 말 그대로 초반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통신사들은 5G 요금제와 5G 커버리지, 또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사용으로 시끄러운 시간을 보냈으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킬러 콘텐츠 모색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미디어, 클라우드 게임 등 거의 전 영역에서 5G 기술과의 궁합을 맞추려는 시도가 벌어졌다는 뜻이다.

2020년은 5G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과 함께 이를 적극적으로 '어떤 콘텐츠에 삽입할 것인가'라는 전략적 판단이 나올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5G 요금제 인하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된다. 통신사들의 5G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상황에 따라 비용에 대한 고민이 커지겠지만, 5G 일반 대중화를 위해 요금제 인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스타트를 끊었다. SK텔레콤은 내년 1월 1일부터 5G 요금제를 개편한다고 밝혔으며, 5GX프라임 · 5GX플래티넘 요금제는 각각 월 8만9000원, 12만5000원에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정규 혜택으로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5GX스탠다드는 월 7만5000원에 데이터 200GB를, 슬림은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확정됐다. 5GX프라임 월 이용료는 기존 9만 5000원에서 8만 9000원으로 6000원 인하된다. SK텔레콤은 이용 패턴 분석과 고객 니즈 파악을 통해 5G 요금제 라인업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 5G 업계에서도 벌어질 전망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5G 콘텐츠 서비스가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말 그대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은 물론 자율주행차까지, 5G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특화 콘텐츠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뜻이다. 약 1년의 시간을 보내며 5G의 첫 시장을 개척했다면, 2020년에는 5G에 맞는 특화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5G를 기점으로 통신 인프라에 러브콜을 보내는 콘텐츠 기업들도 많아질 전망이다. 특히 통신사들이 5G 시대를 맞아 통신 네트워크 기술 발전은 물론, 탈통신 전략을 구사하며 콘텐츠 사업까지 관장하며 다양한 이슈가 터지고 있다. 통신사들이 직접 콘텐츠 사업에 진출하는 비중이 높아지며 기존 콘텐츠 기업들은 이에 반격하거나, 혹은 함께 협업하며 기회를 모색하는 경향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는 망 이용료 문제와도 얽힌 복잡한 이슈다.

2020년에는 국내에서 28GHz 대역 주파수 활용에 대한 논의도 빨라질 전망이다.

5G 주파수는 3.5GHz 대역 및 28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다. 여기서 3GHz~6GHz은 미들밴드로 부르며 Sub-6로 표기하고 28GHz의 고주파 대역은 하이밴드, 즉 밀리미터파(mmWave)로 부른다.

Sub-6의 3.5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5G 전략은 국내에서 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8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전략이 일부 가동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모두 3.5GHz 대역 주파수만 지원된다. 현재 5G 스마트폰으로 시장에 풀린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LG V 시리즈 모두 3.5GHz 대역 주파수를 지원하는 단말기다. 통신사별로 할당받은 대역은 SK텔레콤과 KT가 100MHz 폭을, LG유플러스가 80MHz 폭을 가져갔다.

3.5GHz 대역 주파수와 28GHz 대역 주파수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먼저 3.5GHz 대역 주파수는 전파도달 범위가 넓다. 즉 하나의 기지국이 넓은 커버리지를 보장하기 때문에 5G 확산에 큰 도움이 된다. 반면 28GHz 대역 주파수는 파동이 멀리 전송되지 않아 쉽게 차단된며, 당연히 전파도달 범위가 좁다. 그러나 속도적 측면에서는 3.5GHz 대역 주파수를 압도한다. 즉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2020년에는 28GHz 대역 주파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퀄컴이 이와 관련된 솔루션을 가지고 한국 시장을 꾸준히 두드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명한 협의가 필요한 순간이다.

▲ 하현회 부회장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5G 한류 시대가 올까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깃발을 꽂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통신업계에서 한국의 5G 통신사 경쟁력이 돋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장비시장 쟁탈전도 후끈하다.

삼성전자는 5G 장비를 일본 KDDI에 납품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일본의 이동통신 2위 업체 KDDI의 5G 통신장비 공급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최근 KDDI는 삼성전자 및 핀란드의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을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했으며 삼성전자의 성과는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방문으로 물꼬가 트렸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도 움직이고 있다. 당장 하현회 부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5G 솔루션 판매에 직접 나섰다.

물론 이 시장의 맹주는 중국의 화웨이지만, 최근 미국의 압박으로 화웨이가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그 연장선에서 국내의 5G 통신장비 시장 전격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통신에 이어 장비, 나아가 칩 가능성을 노리는 행보도 거듭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