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뭐든 어떻게 든 빨리 대응해 보자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전문가께서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시니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무엇인지요? 그냥 상황을 두고만 보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가장 위험하고 흔한 전제를 하나 교정했으면 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뭐든 해야 한다’는 강박이 전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상황이 가장 중요한 전제입니다. 상황에 따라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 상황에 따라 대응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하지 않고의 기준은 그럼 무엇이 될까요? 일단 해당 상황이 어떠한 대응에 의해 통제될 상황인가 통제되지 않을 상황인가가 가장 첫번째 기준이 될 것입니다.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면 쓰나미를 마주해 싸울 노력을 하기 보다는 쓰나미를 피해 일단 높은 곳으로 피해 있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무슨 위기관리냐? 너무 수세적이다. 이런 이야기는 그런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여러 대응을 하더라도 상황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에는 대응을 멈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그 다음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전략적 대응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다음 상황에 대한 대응 준비입니다. 막연하게 바라보고만 있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 다음 기준은 현 시점에서 특정 대응을 했을 때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인가 여부입니다. 무조건. 어떤 것이라도. 뭐든. 이런 실행은 위험합니다. 특정 대응이 의사결정 라인에 떠 오른다면, 그 실행 목표와 방식을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의미 있는 효과 여부입니다. 그냥 이것이라도 해보자 하는 식으로 하는 대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때 중요한 질문은 “왜?”라는 질문 일 것입니다. 그런 대응을 현 상황에서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정확하게 존재해야 합니다. 일부 이런 ‘왜?”라는 질문이 효과적 대응을 방해하는 질문이라 간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에 하는 “왜?”라는 질문은 일단 실행을 전제로 해 그 전략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실행을 막기 위한 장애물 같은 질문이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일단 무엇보다 상황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황을 분석했을 때 어떠한 대응을 통해서라도 현 상황이 통제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보다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특정 대응이 실행되더라도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보다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특정 대응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왜?”라는 질문에 대한 발전적 답변이 여의치 않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전략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통제불가능 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예상하지도 못하면서, “왜?”라는 답변을 생략하고 진행하는 위기관리 실행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이런 비전략적 실행에는 종종 ‘무조건’이라는 전제가 따라붙고는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 ‘무조건’이라는 전제는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시는 것이 더 안전할 것입니다. 뭐든 해야 한다는 전제를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