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현대해상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현대해상이 새해 보장성을 특화하고 대폭 강화한 어린이보험을 새롭게 출시, 메리츠화재에게 내줬던 어린이 보험 왕좌자리 재탈환에 본격 나선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내년 초 어린이보험 신상품 ‘굿앤굿어린이Q’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새로운 담보를 추가해 업계 유일하게 선천성질환(Q코드)을 전부 보장하고 면책사항도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상해수술 관련 담보 12종 선천적 기형 보험사고 △질병입원일당 관련 담보 6종 선천성 뇌질환 △혀유착증 등으로 인한 입원‧수술 등을 보장한다. 또한 신규 보장을 추가해 원형탈모, 언어장애(말더듬이) 담보는 물론 입원 일당도 첫날부터 보장 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현대해상 어린이보험은 타사에 없는 담보를 많이 취급했었다”며 “이렇다보니 타사들이 관련 담보를 따라가고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치고 올라오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이 보장성을 한층 강화한 어린이보험 판매에 나서는 것은 올해 어린이보험 1위 자리를 빼앗은 메리츠화재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2004년 업계 최초로 어린이보험을 선보인 현대해상은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가입연령을 30대까지 확대한 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지난해 5월 부동의 1위 현대해상을 꺾고 반짝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 올해 실적 ‘엎치락뒤치락’

실제로 어린이보험 누적 판매 기준으로는 현대해상이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올해 실적에선 메리츠화재가 앞섰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11월 누적 기준 어린이보험 판매 건수는 31만1330건이며, 판매금액은 260억8400만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 판매건수와 판매금액은 각각 29만2749건, 233억900만원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6월, 7월, 8월, 9월, 11월의 판매건수는 현대해상이 소폭 앞섰다. 이 기간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 판매 건수는 각각 1만7732건, 2만7451건, 3만2162건, 3만908건, 3만2605건이다. 판매금액은 13억3000만원, 22억900만원, 25억1800만원, 25억1800만원, 23억5700만원, 26억2800만원이다.

같은 기간 매리츠화재의 판매건수는 각각 1만3721건, 2만4165건, 2만9063건, 3만660건, 2만8311건, 3만925건이다. 판매금액은 11억2300만원, 19억8000만원, 23억5600만원, 25억3300만원, 23억5100만원, 25억6600만원이다. 8월 달의 경우 판매건수는 현대해상이 많았지만 판매금액은 메리츠화재가 높았다.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 실적 격차가 가장 컸던 달은 3월이다. 이 기간 메리츠화재의 판매건수는 4만6502건, 판매금액은 40억5900만원을 달성했다. 현대해상은 2만8853건, 22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달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매출은 삼성화재를 꺾고 업계 1위를 달성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을 확대하는 등 어린이보험 판매에 집중 드라이브를 걸어 장기인보험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어린이보험 실적은메리츠화재 인보험 매출 2위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에도 업계 최초로 3·2·5 간편심사 어린이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수기준을 대폭 완화해 ADHD·천식·자폐·소아당뇨·선천장애·뇌전증 등의 질병이 있어도 가입이 가능한 유병자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어린이보험 강자인 현대해상이 어린이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 “가입자‧보험사 윈윈 상품”

어린이보험은 포화된 보험 시장 속 가망고객 유치를 위한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저성장에 처한 보험업계는 2030 고객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어린이보험은 보험사와 가입자에게 ‘윈윈’ 상품으로 꼽힌다. 일반 상품 대비 역선택 가능성이 낮고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는 높기 때문이다. 

즉, 의도적으로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가입하는 비율은 낮은 반면, 가입연령은 30세까지 확대한 상품이 주를 이뤄 보장성도 좋다는 평가다. 어린이보험은 일반 성인보험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 범위는 넓으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도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러 손보사들도 어린이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MG손해보험 등 손보사 9곳의 어린이보험 판매건수는 111만7581건으로 전년 동기 90만5285건 대비 23.5% 증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기 힘든 실정에서 가망고객 유치를 위한 어린이보험은 점점 더 보험사들에게 중요한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보장성을 확대한 어린이보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