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 항암신약 포지오티닙과 관련한 임상 2상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한미약품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미약품의 항암신약 ‘포지오티닙’과 관련한 임상 2상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금융투자는 30일 “포지오티닙은 비록 임상 2상 코호트 1의 1차 평가지표가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2차 평가지표인 질병통제비율(DCR)과 반응지속기간(DoR)은 일부 긍정적인 결과들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만약 임상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 위험성을 파트너사와 공유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비록 포지오티닙 임상 2상 첫번째 환자군(코호트 1)의 1차 평가지표가 내부 기준에 미치진 못했지만 2차 평가지표인 질병통제비율은 68.7%, 반응지속기간은 7.4개월로 일부 긍정적인 결과들을 도출했다”면서 “첫번째 코호트에서 2차 평가지표들을 통해 포지오티닙의 활성도는 충분히 확인한 바 2020년 공개될 코호트 2·3의 임상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7일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이 코호트 1 대상 임상에서 목표치였던 객관적반응률 17%에 못 미치는 14.8%의 결과가 도출돼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포지오티닙은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혁신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포지오티닙의 코호트 1 대상 임상 목표 달성 실패 소식이 발표되자 스펙트럼사 주가는 당일 60% 하락했고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 27일 약 4.3% 내렸다.

포지오티닙이 임상에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으로 서로 다른 환자군 즉 7개의 코호트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코호트 1의 이상결과가 1차 평가지표를 미충족시켰다고 포지오티닙의 임상이 실패했다는 결론은 매우 성급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코호트 2와 3은 임상 지속진행을 위한 무용성 평가를 최근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다.

▲ 한미약품 연구개발(R&D) 모멘텀. 출처=하나금융투자

한미약품 파이프라인은 포지오티닙 외에도 탄탄하다고 분석됐다. 선 애널리스튼 “최근 한미약품이 기술이전한 물질들이 대부분 반환되면서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이와 같이 기술이 반환되는 주요한 이유는 바로 임상 2상에서의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인데 이건 한미약품이 기술이전한 물질들이 대부분 전임상 직후 내지는 임상 1상 중 기술이전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약개발의 유효성 입증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선 애널리스트는 또 “한미약품은 NASH 치료제인 LAPS-Triple agonist와 항암제 FLT2 저해제 HM43239, 비만치료제 LAPS-Glucagon까지 다수의 임상 1상을 진행하는 파이프라인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이들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과 파트너사들이 진행하는 임상 결과에 주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선 애널리스트는 임상 결과 유효성 입증에 만약 실패하더라도 위험부담은 크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에 대한 실패리스크를 파트너사와 공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물론 임상 결과 유효성 입증이 실패해 개발이 중단된다 할지라도 한미약품은 그 실패 위험성을 미리 헷지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