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목 디스크를 치료하기위해 수술하고 회복 중에 있는 친구를 찾아 문병하고 식사를 함께 하고 왔습니다. 손과 발이 저리는 등 오래 동안 시달리다 퇴직을 기점으로 어렵게 수술을 결행했지요.

다행히 명의(?)를 만나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지만, 수술 전후로 마음고생, 몸 고생을 해서인지 몸무게가 오 키로 이상이나 빠진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특히 수술 부위를 보여주는데 목 디스크가 심했던지라 목의 앞과 뒤로 크게 수술 자국이 드러났습니다.

헬쓱한 모습에, 어마 무시한 수술 부위까지 바라보고 나서는 동행한 우리 친구들이 급속히 말을 잃었습니다.

내가 뜬금없이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너 당분간 바람 부는 날 언덕위에 올라가지 마라”

무슨 얘기인가하고 서로들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내가 이내 말했습니다.

“아, 왜 옛날 대중가요에 ‘바람 부는 날이면 언덕에 올라 넓은 들을 바라보며

그 여인의 마지막 그말 한마디 생각하며 웃음 짓네..’라는 노래 있었잖아.

친구 목이 시원치 않으니 바람 부는 언덕에 오르지 마라는 게지..“

친구가 크게 웃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얼굴에 소리 없는 미소가 번져나갔습니다.

언론에 연말을 기해 올해의 말들을 꼽는 기사나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내게 올해의 최고 건배사는 그냥 ‘건배‘입니다.

건강의 건, 배려의 배입니다.

몇 자리서 그 건배사를 했더니 모인 사람들이 다들 좋아합니다.

몸 건강이 그렇게 중요하고, 마음 건강에는 배려가 또한 중요한 거겠지요?

한해가 또 닫히고 있습니다.

새해에 대한 기대보다는, 올해의 미진하고, 무언가 아쉬웠던 것들에 자꾸 끌리는 마음였습니다.

그런데 나름 건강하게 오고 가는 바로 이 발걸음에 우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니, 새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감사한 일, 고마운 일 많았고, 함께 해서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