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금융권이 저금리·부동산 대출 규제·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까지 3중고를 겪으며 이자 장사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연말까지 금융지주사의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의 외국인보유율은 금리 상승기였던 지난해 상반기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전 시장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올 상반기 DLF사태에 따른 고객 신뢰 하락과 정부의 대출규제로 수익성이 막히면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의 순이자마진 하락이 더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실적 개선을 이유로 점포수를 통폐합할 예정이며 비용 줄이기부터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각 금융그룹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신한·KB·하나금융그룹의 외국인지분 보유율이 2%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주식수 기준으로 볼 때 1년새 신한·KB·하나는 외국인 보유주식수는 평균 1000만주 이상 빠져나갔다. 이달 27일 신한금융그룹의 외국인 보유율은 64.43%로 전년 동일시점 대비 2.83%포인트 줄었고, KB금융그룹은 66.54%로 1년새 3% 포인트 축소됐다.

KB금융그룹의 외국인지분이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외국인보유율보다 낮아졌다.

하나금융그룹은 1년새 외국인 보유율이 2.78% 포인트 낮아졌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금융지분과 푸본그룹에 지분 4% 매각한 시점 최고점까지 오르다 다시 하락세다.

지난 9월까지 우리금융그룹의 외국인보유율이 31.41%까지 올랐지만 27일 30.38%까지 낮아졌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부터 3년내 외국인지분 비율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DLF사태 이후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해외IR 개최와 우리은행보유 지주사 지분 매각으로 지난 5월까지 32%까지 올랐지만 현재 30% 초반까지 떨어져 외국 장기투자자 확보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 출처=우리금융그룹

금융지주의 외국인 순매도 확대는 여러악재 속 내년 불투명한 전망까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저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올해 한국은행은 7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각각 인하했고, 중장기적으로 경기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은의 두차례의 금리인하로 유동자금이 실물자산이 부동산에 흘러가면서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저금리가 위협이 되고 있다. 반면 물가안정 측면에서는 여전히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어 시장은 내년 상반기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해진 만큼 금융업계는 당장 실적부터 우려하고 있다.

◇ 외국인 투자자가 주목하는 것은?

투자자가 국내 금융지주의 주식가치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은 한두개가 아니다. 저금리로 인한 예대마진 하락으로 핵심 영업수익이 쪼그라질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규제와 2020년부터 도입되는 신예대율 규제, 고위험 상품 판매 위축까지 악재투성이다.

지난해까지 최대실적을 거두던 은행이 이제는 실적이 더 떨어지지 않기위해 비용감축 계획을 세우고 있어 더욱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순이익이 감소하면 기말배당을 늘리기 현실적으로 어렵다. 외국인 주주가 최근 금융지주사 주식가치에 대해 주목하는 부분은 크고 작은 인수·합병(M&A) 작업이다. 특히 매물로 나온 외국계 푸르덴셜생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2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인수 방향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실제로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M&A와 주주환원이지만 M&A는 장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주주환원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면서 “순이익이 위축된 금융권은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