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에 조(兆) 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은 공모규모 면에서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심사청구를 완료한 SK바이오팜의 평가 여부에 따라 바이오 업종이 부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9일 기업컨설팅 전문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IPO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스팩(SPAC)상장을 제외하고 유가증권 9개사, 코스닥 66개사 등 총 75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9개사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전체 공모 규모는 3조8109억원으로 지난해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롯데리츠, 한화시스템 등 중대형 IPO 기업들이 신규 상장하며 전체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IR큐더스는 지난해 공모 시장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비춰볼 때 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출처= IR큐더스

IR큐더스는 지난해 공모 시장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비춰볼 때 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000억원 수준의 공모 규모를 기록했던 코스피시장도 60% 증가하며 1조4000억원을 웃돌았다.

공모밴드 상단을 넘는 기업의 비중이 65.3%나 됐지만 하단 미만도 26.6%로 나타나 기관의 투자 심리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IPO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상승률(26일 종가 기준)은 4.87%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66개 기업 중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이 발생한 두 개 기업을 제외한 64개 기업은 공모가 대비 평균 2.86% 상승,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사(19.15%)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IPO의 하반기 쏠림 현상은 올해도 이어졌다. 신규 상장기업의 46%인 35개사가 4분기에 집중됐으며 이 기간의 공모 규모는 2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올해 전체 IPO 공모 규모의 52%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IPO 시장에서는 핀테크, 스마트팜, 신재생에너지, 콘텐츠 등 그동안 IPO 시장에서 보기 드물었던 업종들이 다수 신규 상장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양한 형태의 특례상장제도를 이용한 기업들의 상장도 눈에 띄었다. 바이오 기업 중심의 기술특례상장 외에 사업모델기반 방식의 플랫폼 방식과 성장성 추천제를 통한 상장,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상장 등이 그 예다.

물론 바이오 업종의 IPO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규상장 기업 중 바이오 관련 기업(의료기기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9개사)에 달했다.

내년 IPO시장은 공모규모 면에서 큰 폭의 확대가 예상된다. 올해 찾아볼 수 없었던 조 단위 규모의 대어급 기업들이 IPO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내년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어급 기업들은 SK바이오팜, CJ헬스케어, 교보생명, 호텔롯데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어급으로 주목받는 SK바이오팜을 비롯해 CJ헬스케어, 현대카드 등 대기업의 계열사들도 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상장을 철회한 대어급들의 재추진 여부에 따라 공모 규모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냉랭했던 바이오업종의 투심 회복 여부도 주목할 대목"이라며 "잇따른 악재가 쌓이면서 보수적 접근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SK바이오팜의 평가 여부에 따라 바이오섹터가 부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