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한한령 관련주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이어지면서 한한령 해제도 코앞이란 기대감도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한령 관련주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 소식에 지난 27일 소폭 상승했다. 특히 화장품업종의 경우 전일대비 0.14% 올랐다.

화장품업종의 이번 주가 상승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들이 이끌었다. 본느(4.62%), 아이큐어(3.64%), 토니모리(1.97%), 한국화장품(1.86%) 등 중소형 화장품 업체들은 전일 대비 2~5% 상승하며 업종 주가를 견인했다.

반면 화장품업종 대형주들은 약보합세를 면치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대비 0.76% 내린 19만 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LG생활건강도 전일대비 0.08% 오른 125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콜마(0.64%), 코스맥스(0.51%) 등도 제한된 움직임을 기록했다.

화장품업종 상승폭을 소형주가 견인한 배경은 개인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기관와 외국인투자자의 경우 개인투자자와 달리 한한령 해제에 크게 관심두지 않으면서 대형주들은 변동 폭이 작았다.

업계에서는 한한령 해제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 소비재 중심으로 엔터, 관광업종들이 수혜를 거둘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시진핑 주석 방한 소식만 전해졌을 뿐 구체적인 시기나 의제가 정해지지 않아 속단하기 이른 상황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11월 방한 때에도 그 당시만 중소형주 위주로 상승세가 나타났을 뿐 구체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자, 주가는 다시 하락했다.

한한령이 해제된다고 해서 관련 종목들이 무조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한령 해소 분위기는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만큼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한령 해제가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거란 확신이 없다는 점도 고민해볼 사안이다. 대표적으로 화장품 관련주의 경우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계는 한·중 관계가 얼어붙은 당시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인식이 나빠진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향후 중국 내 국내 업체 이미지가 좋아진다면 화장품 섹터도 개선될 수 있겠으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장품업체들은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제품 자체를 고급화하는 방법으로 전략을 바꿨다. 기존 중저가 시장에서 고급화 중심으로 시장을 새로 형성된 것이다. 현 상황에서 한한령 해체가 업체들의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주 소비층이 사라져 시장을 새로 형성한 것은 면세업계도 마찬가지다. 한한령 이전 면세점 주요 고객층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었다. 그러나 중국 여유국에서 단체관광 비자를 제한하면서 현재 따이공(보따리상) 위주로 시장이 개편된 상태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 소식이 면세업체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친 못했으나 중국인 입국자가 최근 늘고 있다는 소속은 긍적적으로 작용 중이다. 지난 28일 기준 면세점 대장주인 호텔신라는 전일대비 4.13% 오른 8만7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기간 신세계도 전일대비 1.26%28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의 성장세가 4분기 및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호텔신라 같은 대형 면세점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Valuation Re-rating)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주가 상승을 기대하더라도 현시점이 매수 시기"라고 진단했다.

다만 한한형이 해체될 경우 크게 수혜를 받을 만한 업종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엔터, 미디어, 게임주 등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한령 완화 시 콘텐츠의 성장 잠재력은 상당히 높은데 기획사는 중국 출연과 투어 등이 재개되면 예상 영업이익은 30~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한한령 완화 시 기획사와 드라마의 중국향 성장 잠재력은 주가수익비율(PER) 40배도 충분히 정당화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게임업계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중국 문제가 해소되면 해당 기업에겐 당연히 영업 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난해 연말과 달리 실질적으로 관련 업체들이 현지에 가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조치가 나와야 가능한 이야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