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현재 버거킹코리아가 공식 홈페이지에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안내문을 게재한 모습. 출처= 버거킹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햄버거 업체들이 매년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업계에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매장 운영에 드는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버거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반발하는 고객들을 위해 프로모션 등 비용을 수반한 전략을 전개하는 수밖에 없다. 수익성과 유인책 두 요소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버거킹 두 업체는 이달 잇따라 일부 상품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업체별 인상 품목 수는 롯데리아 26종, 버거킹 27종으로 평균 상승률은 2.0%, 2.5% 수준이다.

두 업체는 한 목소리로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의 상승을 가격 인상 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달 27일 다른 유력 버거 업체인 맥도날드와 맘스터치에 문의한 결과 제품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버거 업체들이 매년 비용 부담의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는 제품을 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접근성이 좋지만 임대료 비싼 입지에 출점한 데다 조리, 계산, 홀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원들을 다수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버거 업체들은 최저임금, 부동산 가격 등 매장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비용들을 충당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영업비용을 절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생산, 물류, 제조, 서비스 등 고객에게 제품을 최종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 모두 고정 비용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버거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또 다른 이유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등을 통해 외식 메뉴를 배달 주문하는 고객들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배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던 버거업체들이 앱을 통해 제품을 배달하고 있다.

버거 업체는 앱 업체와의 계약 내용에 따라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 배달 앱 고객에게 할인가에 제품을 제공하고 정가와의 차액을 직접 충당한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앱 운영 업체들은 외식업체 본사나 개별 점포 경영주와 계약을 맺고 10만원 가량의 월납입금을 떼거나 배달 건별 10%대의 수수료를 거둬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모션을 이용하기 위해 배달 앱을 이용한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할수록 버거업체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버거업체들은 프로모션의 이 같은 이중성에도 불구하고 고객 발길을 유인하기 위해 더욱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맥도날드(맥올데이), 버거킹(올데이킹) 등 일부 브랜드는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도 고정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버거 업체 관계자는 “버거업체들은 우선 프로모션을 통해 메뉴를 구입하는 고객들의 추가 주문 수요를 노린다”며 “불가피한 가격 인상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고객들을 잡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버거 업체들은 고객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가운데 제품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회사 이익에 반하는 프로모션을 수행하며 고객의 다량 구매에 의존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업체들이 각종 대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견디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용 상승을 유발하는 변수에 맞서 고객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자동화 기술 등 첨단 분야에서의 솔루션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동덕여대 교수)은 “버거 업체들의 가격 인상 조치는 사실 유통업계 모든 사업자들이 겪는 진통이라 볼 수 있다”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급 과정에 효율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4차 산업 기술에 적극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