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친 뉴욕증시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 안팎에서 당분간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이에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내년 해외주식 투자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승승장구하고 있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신흥시장에 투자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연말 쇼핑 시즌 소비 판매 호조세에 9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가 9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71년 거래 시작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8월 8000선을 돌파한 이후 16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스닥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 거래일보다 69.51포인트(0.78%) 오른 9022.39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나스닥은 10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5.94포인트(0.37%) 상승한 2만8621.39에 장을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6.53포인트(0.51%) 오른 3239.91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에 뉴욕증시 안팎에서는 미국 증시를 둘러싼 우호적인 주변 여건에 당분간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뉴욕증시 강세가 연말부터 내년 1월초까지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 즉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다른 경제지표에 그 지속여부가 달려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입을 모았다.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투자 심리가 더 개선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미국 이외에 다른 국가들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증권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새해 상당한 자본이동이 발생해 신흥국 주식시장 수익률이 미국 증시를 능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흥시장 내에서도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성과가 뛰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약 달러, 저금리, 유가안정 등 미국 제조업 경기를 지원하는 정책은 신흥국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처=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약 달러, 저금리, 유가안정 등 제조업 경기를 지원하는 정책을 이어나갈 전망"이라면서 "달러 약세는 수출가격 경쟁력 제고, 신흥국 수요회복을 자극하고 대외수요 증대에 긍정적이다. 또 저금리와 유가안정은 비용절감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 달러, 저금리, 유가안정 등 미국 제조업을 위한 정책은 전반적으로 신흥국의 경제·금융시장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신흥국의 반사수혜가 기대된다“면서 ”특히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감소, 미국 제조업 경기 연관성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 베트남, 태국 등이 교역 증대로 상대적으로 수혜 강도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결국 신흥국 투자는 중국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위험선호도가 높은 투자자의 경우 기대수익률이 높은 신흥국 쪽의 비중을 넓혀가는 것이 더 좋다"면서 "미중 1단계 합의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상승세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 증시의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주요국 대비 중국 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브라질·인도 등 신흥국의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 상승률은 30.98%(12월 20일 기준)에 이르고 인도 센섹스지수 역시 15.56%로 기록됐다.

이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는 14.68% 올랐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통화 확대에 나섰고 재정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등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국내 투자자들이 섣불리 공격적으로 나서기에는 위험하다는 조언이 많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신흥국 일부 국가의 수익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환 변동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을 장담하지 못해 대체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산배분 차원에서 비중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특정 국가별로 자산배분을 하는 것보다 산업별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더 옳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뉴욕증시는 '산타클로스 랠리'라고 불리는 연말 기간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통상 산타랠리 기간은 매년 마지막 거래일 5일과 신년 두 번째 거래일까지다. CNBC 등에 따르면 증권거래 연감에 따르면 이 기간 S&P 500지수는 평균적으로 1.3% 상승했다.

미국 CNBC 방송은 "올해 뉴욕증시는 역사적인 한 해로 기록될 수도 있다"면서 "1997년 기록한 최고 연간 실적과 비교했을 때 단지 1%포인트 뒤떨어진 상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