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증권업계 채용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지만 투자대회 수상자만은 예외다. 과거부터 증권사들이 선호하는 경력 중 하나였던 투자대회 수상경력은 최근 특화 인재영입 기조와 맞물려 더욱 힘을 받는 추세다.

또 증권사 간 이직이 많아지고 IB(투자은행)·WM(자산관리)·리서치센터 등 각 분야별 성과보상제도가 철저해진 점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다수의 신규 직원을 양성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형태로 채용시장이 변화중임 알수 있기 때문이다.  

공채 사라진 증권사 채용시장

증권사들의 경우 불과 몇년 사이 공채시장이 크게 축소됐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정기적으로 공개채용을 실시해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교육한 다음 직무에 투입하는 방식 대신 직무에 적합한 자질을 갖춘 인력을 선발해 가능한 빨리 직무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채용에 변화를 줬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표적인 예다. 한양증권·흥국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아예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실시하지 않고 경력직만 채용한다. 규모가 작을수록 신입직원 교육·훈련에 대한 부담이 큰 반면 근속연수는 짧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조는 대형 증권사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미래에셋대우는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통해 2017년에 172명, 2018년에 118명 선방하는 등 규모를 줄이더니 2019년 경력·신입 구분 없이 146명을 채용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작년 공채인원도 100여명 정도로 줄었다. 이외 다른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작년 정기 공채 규모가 100명을 채 넘지 못했다.

신입사원이 줄어들면서 전체 직원규모가 감소한 곳도 있다.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전체직원 수가 2017년 말보다 감소했다. 다만 연봉 계약직이 포함된 기간제 직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력직원들 간의 회사 이동이 잦아면서 연봉 계약직 직원 수는 향후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력 직원들이 빠져나간 자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전문성이 갖춰진 인재 충원을 원하는 것도 당양한 수순"이라고 답했다.

투자대회 수상자, 특화인재로 주목

투자대회는 증권사 직무에 적합한 자질을 갖춘 인력을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장소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최근 투자대회를 단순한 대회가 아닌 아이디어 공모전 형태로 개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대학생 모의투자대회가 대표적인 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대학생 모의투자대회에서 단순투자대회 외에도 빅데이터 분석대회,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이 진행된다. 이 중 빅데이터 분석대회는 트레이딩 알고리즘과 국면 분석, 해외뉴스 번역 등의 과제를 수행하는 것으로 코스피 매수·매도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개발하거나 주가 흐름을 분석하는 것이다. 

아이디어 경진대회의 경우 4차산업혁명과 융합한 미래에셋대우의 신규 사업이나 서비스, 상품을 제안하도록 했다. 이 대회의 경우 현장과 실제 연계해 다양한 방식으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지난해 투자대회의 경우 OR코드를 통한 아이디어가 나와 채용됐다.  

한화투자증권에서도 'STEPS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를 진행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더 나아가 공모전 수상자 등을 중심으로 'STEPS 밀레니얼 멘토스(Millennial Mentors)'를 구성해 운영하기도 했다. 

'STEPS 밀레니얼 멘토스는 4개월 동안 한화투자증권의 금융투자 애플리케이션인 STEPS를 직접 체험하고 서비스 개선 등 의견을 내놓은 활동이다. STEPS 투자한 경험을 SNS 등에 공유해 홍보 마케팅으로도 사용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단순 투자대회나 공모전에서 벗어나 마케팅과 인재영입에 활용하는 등 이익 추구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경험을 제공해 상호이익을 얻는 장소로 자리매김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