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내년인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5G로 대표되는 통신 네트워크의 발전,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정의되는 하드웨어 폼팩터 실험이 대세로 부각될 전망이다. 여기에 강력한 인공지능과 결합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다른 하드웨어와 연결되는 초연결 생태계 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눈, 화소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억 화소를 넘어서는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대거 등장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심지어 2억 화소의 벽을 노리는 스마트폰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갤럭시A70S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화소 전쟁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소’를 둘러싼 전쟁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메인 카메라의 화소가 1000만을 갓 넘는 상태에서 듀얼 카메라를 다수 부착하는 선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다시 화소 전쟁이 재발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5000만 화소를 넘어 6400만 화소를 ‘찍은' 중국의 오포에 시선이 집중된다. 실제로 오포의 리얼미 X2 프로는 최초로 후면 카메라 화소를 6400만으로 구성한 역대급 스마트폰으로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이 아닌, 중저가 라인업에서 처음으로 6400만 화소의 벽을 넘었다. 갤럭시A70S가 주인공이다.

프리미엄 라인업이 아닌 중저가 라인업에서 기존 화소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은, 삼성전자의 신기술 개방 전략이 프리미엄 라인업 일변도에서 일부 중저가 라인업으로 넘어왔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 카메라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슈퍼스피드 듀얼픽셀 카메라(F1.5/F2.4), 1200만 망원 카메라로 구축됐으며 전면에는 1000만 화소 듀얼픽셀 카메라로만 구성되어 있다.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슈퍼스피드 듀얼픽셀 카메라(F1.5/F2.4), 1200만 망원 카메라, 뎁스비전 카메라 등 쿼드 카메라며 전면은 1000만 화소 듀얼픽셀 카메라다.

중국의 샤오미는 최근 1억800만 화소의 벽을 넘기도 했다. 미CC9 프로가 주인공이며 후면에 5개의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갤럭시S11에 동일한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스냅드래곤의 퀄컴은 화소 전쟁의 중요한 ‘키맨’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테크서밋을 열어 최상위 5G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65를 공개한 가운데, 퀄컴은 여기에 2억 화소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오포는 내년 차기 프리미엄 라인업에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할 예정이다.

▲ 스냅드래곤 865 이미지가 보인다. 사진=최진홍 기자

삼성과 소니의 전쟁

화소 숫자가 많다고 무조건 양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 카메라 모듈의 성능이이나 빛을 감지하는 능력, 이미지 프로세서 등 다양한 기능이 작동해야 고화질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소가 카메라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사실이며, 그 중심에는 이미지 센서의 기술력이 큰 역할을 한다.

보통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이미지 센서는 CMOS이미지센서(CIS)라고 불린다. CIS는 화소를 뜻하는 픽셀과 신호처리 로직IC, D램의 3단 적층 구조로 돼 있다. 이미지 센서는 액츄에이터라고 불리는 VCM(Voice Coil Motor), 렌즈와 결합해 카메라 모듈을 이루게 되고, 스마트폰에 전후면에 장착된다.

글로벌 이미지 센서 시장의 강자는 일본의 소니다. 올해 시장의 48%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최강자로 군림한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 초반대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의 초기술 격차가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억800만 화소를 지원하는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공개했다. 초소형 0.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픽셀을 적용한 센서로 기존에 모바일 기기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 이미지로 담아내는 초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수광면적)을 넓혔으며, 4개의 픽셀을 합쳐 하나의 큰 픽셀처럼 활용하는 '테트라셀 기술'을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고 선명한 고화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했다.

▲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색 재현성은 높이고 노이즈를 최소화하는 'Smart-ISO(스마트 ISO) 기술'이 적용됐다. 또 'Smart-ISO(스마트 ISO) 기술'은 바닷가와 같이 햇빛이 강한 환경에서는 Low-ISO 모드로 작동해 색 재현성을 높이고, 빛이 적은 환경에서는 High-ISO 모드로 작동해 노이즈를 개선한다.

이미 성과는 나오고 있다. 앞서 설명한 오포의 6400만 화소 기술력도 삼성전자가 지원한 상태에서, 최근에는 샤오미와도 6400만에 이어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통해 1억800만 화소 동맹을 꾸리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1억800만 화소 기술력이 들어간 스마트폰은 지난달 공개된 미노트10이다.

샤오미 공동 창업자 린빈 총재는 "프리미엄 DSLR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1억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작고 얇은 스마트폰에 최초로 적용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개발 초기부터 긴밀히 협력해왔다"라며,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 박용인 부사장은 "인간의 눈과 같은 초고화질로 세상을 담는 모바일 이미지센서 개발을 위해 혁신적인 노력을 지속했고, 그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라며,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는 1억800만 화소와 테트라셀, 아이소셀 플러스 등 삼성전자의 기술이 집약되어 고객들에게 한 차원의 높은 섬세한 이미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이 이미지센서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DB

삼성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몽고메리에서 열린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를 통해 14나노 핀펫공정의 1억4400만 화소 이미지센서 기술까지 공개한 바 있다. 일본의 소니가 4800만 화소를 주력으로 삼고, 내년은 되어야 6000만 화소 제품을 양산할 전망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초기술 격차다.

한편 삼성전자는 화소를 늘리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미지 센서 크기를 보완하기 위한 미세화 전략도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아이소셀 슬림 GH1이 그 주인공이다. 업계 최초로 0.7㎛(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1미터) 픽셀 크기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 픽셀 아이소셀 슬림 GH1이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지난 2015년 업계 최초 1.0㎛ 픽셀 이미지센서 출시로 미세화 포문을 연 삼성전자는 0.9㎛(2017년), 0.8㎛(2018년) 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0.7㎛ 픽셀 아이소셀 슬림 GH1을 양산하며 초소형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일한 화소의 0.8㎛ 픽셀 이미지센서 대비 카메라 모듈의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슬림한 디자인과 고화소가 필요한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며 베젤리스 디자인에 특화되어 소위 ‘카툭튀 현상’을 줄이는 것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박용인 부사장은 "업계 최초 1.0㎛ 픽셀 제품을 발표한 이래 최근 0.8㎛ 픽셀의 6400만, 1억800만 초고화소 제품까지, 픽셀 기술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며 "업계 최초로 0.7㎛ 초소형 픽셀을 적용한 아이소셀 슬림 GH1을 통해 더욱 얇고 세련된 차세대 스마트폰에서도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