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 뉴스룸에 게재된 소비자 영상. 출처= 남양 뉴스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남양유업(회장 홍원식)이 ‘갑질 기업’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온라인 소통 창구 ‘남양 뉴스룸’을 운영하고 있다. 

호평도 나오지만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특히 운영한지 3주째 된 현재 아직은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는 진정성의 수준이 미흡하다는 말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이달 1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부문 최우수 등급의 공정거래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남양유업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상생 준법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공정거래 관계를 형성하는데 주력해온 점을 인정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밀어내기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사건의 당사자인 본사 직원을 징계 조치하고 피해 점주들에게 손해를 배상했다. 본사 직원이 대리점별 고객 수요와 무관하게 일정 물량의 상품을 공급받도록 강요하는 밀어내기 행위를 원천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밖에 남양유업 대리점 상생회의를 통해 대리점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자정 노력을 이어왔다.

남양유업이 각종 지표를 통해 경영 체질 개선의 성과를 입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비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이 기업의 실질적인 변화를 시장에 효과적으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최근 개설한 남양 뉴스룸의 경우 보완될 부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 “남양 뉴스룸, 댓글창 없고 정보만 일방 전달” 비판

남양유업은 변화한 회사 모습을 외부에 알리고 가짜뉴스와 각종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남양 뉴스룸을 운영하고 있다. 25일 기준 남양 뉴스룸에는 영상물 4개, 문서 3개 등 게시물 7개가 게재돼 있다. 

영상물에는 남양유업 대리점주, 소비자, 남양유업 중앙연구소 연구원 등 3명이 등장해 본사, 유가공제품 판매자, 직장으로서 남양유업에 대해 언급한다. 문서 게시물 3개에는 각 영상 등장인물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남양유업 관련 안내문이 담겼다. 남양유업은 이밖에 ‘남양유업, 일부러 로고 가린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프렌치카페 등 제품 포장재에 남양 로고를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반박하고 있다.

▲ 12월 24일 오전 11시 기준 남양유업 유튜브 공식 계정의 게시물에 대한 댓글창이 비활성화한 모습. 사진= 남양유업 공식 유튜브 계정 캡처

소비자들이 뉴스룸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 부분 가운데 댓글창을 배제한 점이 꼽힌다. 뉴스룸 게시물 모두 남양유업을 지지하고 개선 사항을 부각시키는 내용을 누리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댓글을 통해 게시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즉각적으로 공유하고 토론할 수 없는 부분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목되고 있다.

남양 뉴스룸 초기 화면 상단에 ‘당신을 듣다 남양에게 묻는다’라는 버튼을 클릭하면 남양유업 본사에 의견을 보낼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일대일 개별 상담만 가능하고 다른 소비자들의 의견을 공유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

남양유업이 SNS 트위터의 공식계정에 달린 누리꾼 댓글에는 “남양유업은 오해 아닌 잘못을 바로잡는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며 “본인(남양유업) 잘못에 대한 반성의 뜻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양유업 “뉴스룸 컨텐츠 늘리고 소통 창구 더욱 활성화하겠다”

남양유업은 뉴스룸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뉴스룸 컨텐츠의 양적·질적 수준을 강화하고 소비자 반응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렴할 방안을 갖춰나갈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댓글 기능을 비활성화한 점은 뉴스룸 홈페이지의 고객 의견 보내기 기능을 소통 창구로 일원화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라며 “추가 콘텐츠는 고객 의견과 내부 아이디어를 종합한 뒤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양유업은 고객에게 회사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대리점주, 협력사 등과 상생하는 모습을 전하기 위한 용도로 뉴스룸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양유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묘안이 있을지 여부에 대해 업계에선 비관적인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한번 타격을 입은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기 어려운 시장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남양유업이 기업 이미지를 더 이상 훼손하지 않고 사회공헌활동과 각종 홍보 전략을 꾸준히 이어가며 신뢰도를 쌓아 가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장택원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전략은 기업 이미지 개선에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문제거리가 생길 경우 오히려 역공 받을 수 있는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남양유업이 각종 사회공헌(CSR) 활동을 지속 전개하고 이미지 개선 의지를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내용의 광고를 송출하는 등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