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게임즈 사무실 입구 모습. 출처=카카오게임즈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내년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 ‘패스 오브 엑자일(POE)’ ‘테라 클래식’ ‘달빛조각사’ 등 하드 코어 PC·모바일 게임을 연이어 출시하며 매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에도 안정적 매출을 내는 대작 라인업을 확보하면 IPO 재도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상반기 ‘IPO 대어’로 시장의 눈길을 끌었지만 같은해 9월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회계 감리 이슈로 상장이 길어지며 인수합병(M&A), 게임 개발 등 기업의 중요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는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카카오게임즈는 6월 말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가 3개월간 이어진 바 있다.

상장을 추진했던 2018년은 카카오게임즈의 덩치가 급증한 시기다. 2017년 11월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흥행의 영향이 컸다. 전자공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은 1013억원에서 이듬해인 2017년 98% 늘어난 2013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18년엔 109% 증가한 4208억원으로 늘었다. 수천억원대의 매출이 매년 두 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는 카카오게임즈가 IPO 대어로 주목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 카카오게임즈 실적 추이. 출처=DART

불발된 상장…PC·모바일 캐시카우 대폭 추가하며 재시동

올해 3분기까지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게임즈의 매출로 볼 수 있는 카카오의 게임 부문 매출액은 3분기 누계로 29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3166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8.6% 가량 줄었다.

이는 국내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감소와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이관 등에 영향을 받았다. 우선, 배틀그라운드는 PC방 점유율이 급감했다. PC방 순위·통계 사이트 더로그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1월 한 달간 전체 점유율 19.13%를 기록하며 점유율 1위인 리그 오브 레전드(33.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12월 1주부터 3주 동안의 점유율은 9.04%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 모양새다. 출시 초기인 2018년 상반기 40%대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던 것과 상반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5월 PC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권을 개발사 펄어비스에 이전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5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던 게임인 만큼 당시 시장에선 매출 하락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에도 예상 만큼 매출이 많이 줄지는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올해 4분기엔 전년 대비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카카오게임즈가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 POE, 테라 클래식, 달빛조각사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출시한 모바일 수집형 RPG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는 출시 초기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순항했고, 현재도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매출이 10위권으로 반등하고 있다.

PC 핵앤슬래시 POE는 지난 6월 출시 이후 단숨에 PC방 점유율 톱 10에 진입했다. 현재까지도 시즌 업데이트가 진행되면 순위가 반등하고 있다. 최근 신규 확장팩 아틀라스의 정복자가 출시되자 주간 점유율 15위를 기록했다. 이는 동일 장르에선 톱 5 수준이다. POE를 통해 검은사막의 공백을 메웠다는 평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유명 지식재산권(IP) ‘테라’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테라 클래식’을 지난 8월 출시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첫 모바일 MMORPG이기도 한 테라 클래식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6위에 오르며 상승 분위기에 힘을 더했다. 현재는 매출 순위 중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달빛조각사 흥행 가도…내년엔 ‘에어’ 준비

▲ 달빛조각사 이미지. 출처=카카오게임즈

올해 하반기 야심작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가 흥행 가도에 오르며 카카오게임즈의 IPO 재도전에 힘을 보탰다. 달빛조각사는 사전예약 350만명을 달성하는 등 기대를 모으며 지난 10월 출시했고, 출시 초기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에 오르는 등 기대감에 부응했다.

달빛조각사는 출시 두 달이 지난 현재 ‘리니지2M’ ‘V4’ 등 대작들의 출시로 매출 순위 톱 5에선 밀려난 모습이지만, 여전히 톱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MMORPG 장르의 경우 한 달 이상 매출 수준이 지속되면 장기 흥행이 이루어지는 만큼 내년 상반기에도 일정 수준의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달빛조각사의 성적이 반영되는 4분기엔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일각에선 4분기 기준으론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내년 출시 기대작은 PC MMORPG ‘에어’다.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있는 에어는 앞서 2차례 비공개시범테스트(CBT)를 진행한데 이어 지난달 포커스그룹테스트(FGT)에 돌입했다. 진영간전투(RvR)가 큰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IPO와 관련해 “현재 상장을 통한 자금확보가 매우 급한 상황은 아닌 만큼, 기존 게임을 중심으로 실적을 안정화 시키고 기대 신작을 어느 정도 배치를 해둔 상태에서 상장을 진행하는 게 공모가와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최적의 시점과 환경을 고려해 기업공개를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