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아프리카 8개국과 중앙아프리카 6개국에서 지난 75년 동안 사용돼 온 CFA 프랑은 모두 새 통화 ECO로 교체된다.   출처= Bridge Afric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서아프리카 지역에 2020년 7월부터 새 통화 ECO가 사용될 것이라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밝혔다.

서아프리카 8개국과 중앙아프리카 6개국에서 지난 75년 동안 사용돼 온 CFA 프랑은 모두 새 통화 ECO로 교체된다.

베냉(Benin),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 기니비사우(Guinea-Bissau), 코트디부아르(Côte d’Ivoire), 말리(Mali), 니제르(Niger), 세네갈(Senegal), 토고(Togo) 등 서아프리카 8개국과의 협력 증진을 위해 이 지역을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1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프랑스가 이 지역의 통화 감독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DW 뉴스(DW News)의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코트디부아르의 경제 수도인 아비잔(Abidjan)에서 가진 연설에서 프랑스 식민 지배를 ‘엄청난 실수였으며 공화국의 잘못’이라고 표현했다.

75년 동안 사용돼 온 CFA 프랑의 사용을 종식하려는 결정은 프랑스가 옛 아프리카 식민지와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공식 트위터에 "나는 프랑스가 서아프리카 경제통화동맹과 함께 야심 찬 역사적 개혁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아프리카 청소년들을 위해 이 개혁은 매우 중요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 많았던 통화 CFA

‘Colonies Francaises d'Afrique’(French colonies in Africa, 아프리카의 프랑스 식민지)의 약자인 CFA 프랑은 1945년에 설립된 이후 프랑스가 이 지역을 통제한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통화는 처음에는 프랑스 프랑에 연동되었으나 1999년부터 유로화로 연동되었지만, 프랑스 대표 한 명이 통화 연합의 이사회에 참석해 왔다.

프랑스 식민지들은 프랑스가 이 통화를 보증하는 대가로 외환보유고의 50%를 프랑스에 보관해야 했다.

▲ ECO는 우선 서아프리카 8개국에서 먼저 사용될 예정이다.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콩고 공화국, 적도기니, 가봉 등 중앙아프리카 6개국은 당분간은 CFA를 계속 사용한다.    출처= DW

그러나 마크롱이 발표한 새로운 통화 개혁은, 앞으로 새 통화인 ECO 경제권에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그들의 외환보유고의 50%를 프랑스에 보관하게 하거나 통화 연합 이사회에 프랑스 대표의 참여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새 통화는 그러나 여전히 유로화에 연동되고 프랑스에 의해 보장될 것이다.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새 통화 ECO는 식민지 지배의 영향에서 벗어나 보다 비즈니스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CFA의 개혁은 민간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우리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ECO는 우선 서아프리카 8개국에서 먼저 사용될 것이다.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콩고 공화국, 적도기니, 가봉 등 중앙아프리카 6개국은 당분간은 CFA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프랑스-아프리카 관계

서아프리카 지역의 통화 개혁이 프랑스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는 아니다.

프랑스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아프리카 국가와 그 나라 국민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

예를 들어 2018년 11월에, 프랑스 대통령이 의뢰한 한 보고서는 식민지 시대에 프랑스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게서 약탈한 예술품들을 프랑스가 영구 반환 형식으로 되돌려줄 것을 권고했다.

이 권고에 따라 프랑스가 식민지 시절 나이지리아와 세네갈 같은 국가들로부터 탈취해 프랑스 박물관에 소장했던 예술품들은 모두 본국으로 반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