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等式76-12, 33×24㎝ Oil on canvas, 1976

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崔明永의 작품은, 서로 대비되는 存在方式으로서 받아들여진 物質性의 근원적 實在의 추구라는 테마로 일관되어 있는 듯이 보인다. 對比는 말하자면 物質의 感覺的 現存과 그 現存에 오히려 가리워지고 있는 헐벗은, 또는 非物質的인 實體와의 사이에 존재하며 실상 그의 작품세계는 모든 事物이 주어진 상태에서 또 다른 상태로의 變容의 蓋然性을 항상 지니고 있다는 인식에 근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 變容은 단순한 物理作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또한 단순한 인위적 現象으로서 그치는 것도 아니다. 바로 작가가 이에 개입하는 것이다. 어떠한 방식의 개입이든 그것을 우리는 작가의 <行爲> - 그것도 가장 넓은 의미의 행위라고 부를 수 이겠거니와 그 행위를 하나의 作用的 媒体로서 작품의 실질적인 媒体가 되는 것이다.

근자에 와서 崔明永은 두 가지 유형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 하나는 畵幅위에 單一色으로 칠해진 규칙적인 여러 층의 色帶를 손가락 바닥으로 불규칙하게 뭉개는 작업이요, 그 또 하나는 無地의 캔버스에다 역시 손가락 바닥으로 넓직한 指印을 균등하게 찍어 뭉개는 작업으로 그 결과 그 指印이 캔버스의 實体 자체가 된다는 작업이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는 서로 相反되는 것 같은 이 과정은 필경 동일한 뿌리 - 對比개념이라고 하는 뿌리를 가지고 있다.

이들 최근의 聯作이전에 이미 同一 이미지 내지는 형태를 그들의 物質的 固有性과 그 殘像의 對比로서 同一화면에 정착시키기를 시도했고 또는 畵幅에 부착된 事物의 一部를 도려내어 도려진 빈 부분과 도려낸 부분을 對比시킴으로서 오히려 빈 형태의 物質性을 환기시켰다.

▲ 等式76-5, 91×91㎝, 部分(Oil on canvas, detail), 1976

또 때로 최명영(한국단색화 최명영, Korean monochrome painter CHOI MYOUNG YOUNG, Dansaekhwa CHOI MYOUNG YOUNG, 최명영 화백, 최명영 작가, 단색화가 최명영, 韓国単色画家 崔明永) 화폭의 單色畵面의 모서리 부분을 샌드페이퍼로 문질러 형태를 정착시킴으로서 형태와 색채를 바탕으로 同化시켜 보기도 했다.

이 모든 작업이 對比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앞서도 지적한 바이나, 現實을 우선 하나의 對比現象으로 파악한 연 후 그에게 남은 과제는 이를테면 그 現像을 檢證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檢證의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되는 것이 바로 <置換>의 세계요 그것도 還元的 置換의 세계이다.

万一에 그가 미리 칠해진 色帶를 뭉갰다고 하면 그것은 色彩라고 하는 물질적 상태를 또 다른 상태 - 어느 것으로도 還元될 수 없는 狀態로 치환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 그가 無地의 캔버스를 균등한 指印으로 뒤덮는다고 했을 때, 그것은 캔버스라는 쉬포르의 物質的 現存性을 그 행위를 통해 「그것이 아닌」 상태로 치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그는 現實의 檢證에서 그 置換으로 옮겨가며 다시 그 치환은 世界의 잠재적 顯存性으로 환원되어 가는 것이다.

△이일, 미술평론가(李逸, 美術評論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