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차병원이 소화기질환 예방을 위해서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술자리에서 적절한 음주량은 남성 소주 5잔, 여성 2~3잔이 적정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주부습진을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연말에는 겨울철 한랭질환이 급격하게 발생할 수 있다면서 주의를 촉구했다.

흥겨운 술자리 소화기엔 ‘적신호’

23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차병원은 “송년회나 동창회 등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각종 소화기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연말이다”면서 “과음 후 속쓰림이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소화기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자리 이후 가슴이 답답해지고 신물이 올라온다면 역류성식도염일 가능성이 높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위 속 내용물과 위액의 역류가 반복되는 대표적인 위장질환이다.

역류성식도염의 대표적인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다. 술이나 담배, 카페인은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의 압력을 낮추고 위산의 분비를 촉진시켜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한다. 과식이나 야식과 함께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 음주 예방법이 주목된다. 출처=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역류성식도염은 12월에 환자가 급증한다. 이는 잦은 술자리, 야식, 기름진 음식 등과 같은 위험 인자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1년 환자 중 12월 환자가 10% 정도를 차지해 연간 가장 많은 환자 수를 기록했다.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한 40대에서 12월 환자가 13%를 차지했는데, 이는 2번째로 많은 11월과 비교해서도 약 3~4만명 이상 많은 수치다.

차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혜 교수는 “역류성식도염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재발도 잦아 조기치료와 정기적인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면서 “일정한 식사시간과 식사량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연말을 맞아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술을 마신 다음날 지속적인 설사나 복통을 경험한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특별한 질환 없이 복통이나 설사, 변비와 같은 기능적인 문제가 나타나는 증상이다. 배변 장애 외에도 두통, 불안, 피로감 등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도 많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으로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음주, 스트레스 등이 거론된다. 연말에는 잦은 술자리로 알코올과 당류, 기름진 안주 등 장을 자극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심평원 통계에서도 8월에 이어 12월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30대 이하 젊은 층에서는 8월 환자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반면 40~50대의 경우 12월 환자 비중이 더 높았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위장경련을 막는 진경제, 유산균, 지사제, 변비약, 비흡수성 항생제 등으로 치료를 하며 필요할 경우 항우울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자극성 변비약을 장기간 섭취하거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장을 자극하여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회식자리에서도 폭음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연말에는 상대적으로 음주량이 늘어날 수 있다. 적정량 이상의 알코올 섭취는 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술자리에서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알코올 기준 일일 40g, 여성은 20g 이하(남성 기준 소주 5잔, 여성 2~3잔)가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진다. 음주량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짧은 시간에 폭음을 하거나 혹은 매일 술을 마시는 이들은 알코올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알코올로 인한 부작용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간 손상이다. 몸에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간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간 손상이 계속 이어지면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등이 발생하고 더 악화되면 간경변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간 질환은 자각이 어렵고 진행된 섬유화 상태에서는 완전한 회복이 어려운 만큼 주의해야 한다.

강남차병원 김지혜 교수는 “주량을 넘어섰음에도 술을 강요받을 시 마시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현해 음주량을 조절해야 하고, 이런 의견이 존중되는 문화도 정착돼야 한다”면서 “가능한 한 음주 횟수나 양을 줄이고 건강진단을 통해 간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습진’ 남녀노소 주의 필요

대개 가사일로 손이 물과 합성세제 등에 자주 닿아 생기는 피부염을 손습진 혹은 주부습진이라고도 한다. 요리를 하거나 아이를 씻기는 등 물과 합성세제, 비누 등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급격하게 건조증이 찾아온다.

겨울철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바람에 노출되면서 수분손실이 평소보다 더 많아지고 피부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손이 메마르게 된다. 처음에는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치료 없이 방치해서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화 될 수 있어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주부습진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알리고 나섰다. 출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빠른 완치를 위해서는 보습과 통풍, 자극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손에 물이 닿은 후에는 반드시 손가락 사이까지 잘 말려준 후 3분 이내 손전용 보습크림을 넉넉하게 바른다.

뜨거운 물을 사용할 경우 피부의 보습인자가 쉽게 벗겨져, 가렵고 거칠어지므로 손을 씻을 때에는 가능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정제의 경우 순한 성분의 비누를 소량 사용하고, 손을 씻은 후 비눗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잘 헹구어 준다.

요리를 할 때나 설거지를 할 때 손에 자극이 되는 마늘, 양파, 고춧가루, 양념, 날고기 등이 손에 닿지 않게 한다. 설거지 등 물일을 할 때는 외부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비닐장갑이나, 혹은 고무나 라텍스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으면 고무장갑을 반드시 착용한다.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시간은 30분 이내가 좋으며 오래 착용해서 땀이 나거나, 구멍이 생겨 수분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을 경우 잠시 벗어두거나 통풍을 시켜줘야 한다. 이를 대비하여 비닐장갑이나 고무장갑 밑에는 마른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성실히 따르는 것이다. 처방된 약을 조금만 발라도 금방 개선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지시 없이 약을 끊으면 재발할 수 있어 잦은 재발로 인한 만성화를 막기 위해서는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처방된 약을 복용하거나 발라주는 것이 좋다.

로션이나 겔 타입은 쉽게 증발해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고 의사의 지시 없이 크림, 연고, 로션 등 보습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습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주부습진의 만성화가 진행되면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증상을 방치하면 갈라진 피부 조직 사이에 2차 피부 감염이 생길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안효현 교수는 “손은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부위 중 하나이므로 주부습진은 스트레스나 자신감 하락을 초래하여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랭질환 발생 증가…예방수칙 지켜야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대부분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한랭질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이다. 이는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운영 중인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발생한 할랭질환자 404명 중 31%인 126명이 연말연시 갑작스런 추위에 따라 발생했다.

한랭질환은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지만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므로, 한파 시 내복‧장갑‧목도리‧모자 등으로 따뜻하게 몸을 보호하는 등 ‘한파대비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와 어린이는 일반 성인에 비해 체온 유지에 취약하므로 한파 시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증상이 악화돼 위험할 수 있으므로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는 때에는 신체는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한파 시에는 과음을 피하고 절주하도록 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응급상황이므로 발생 즉시 병원에 내원해야 하며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12월말부터 1월초 한파 발생 가능성이 높고 갑작스런 추위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한파특보 등 기상예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한파에 취약한 독거노인, 인지장애가 있는 노인, 음주자, 노숙인에 대해 개인의 주의와 가족, 이웃,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