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에 2년도 안돼 두 번째 파산을 신청한 아동의류회사 짐보리(Gymboree). 올해 750개 매장 문을 닫았다.   출처= Pinteres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2019년 미국 경제는 튼튼했고 건전한 소비가 이어졌지만 많은 소매업체들에게는 또 다른 아픈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 미국 소매업체들은 9302개의 매장문을 닫았는데, 이는 2018년보다 59% 증가한 것이며 시장조사 업체 코어사이트 리서치(Coresight Research)가 2012년 이 데이터를 추적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매업계의 파산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많은 체인 업체들이 매장을 줄인 것이 패장 폐쇄가 급증한 이유로 조사됐다.

따르면 올들어 신발전문업체 페이리스(Payless), 아동의류회사 짐보리(Gymboree), 패션회사 샬롯 루스(Charlotte Russe), 생활용품 체인 샵코(Shopko)가 줄줄이 파산을 신청을 하며 3720개의 매장을 폐쇄했다. 특히 페이리스는 지난 2월에 두 번째 파산을 신청하며 가장 많은 2100개의 미국 매장을 폐쇄했다.

이 외에 할인 체인점 프레드(Fred)eh 지난 9월에 파산을 신청하며 564개 매장 문을 닫았다. 의류, 악세서리 판매회사인 포에버 21(Forever 21)도 지난 10월 파산을 신청했지만 아직 매장 폐쇄가 끝나지 않아 코어사이트 리서치의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여성의류회사 앤 테일러(Ann Taylor)의 모기업 아세나 리테일(Ascena Retail), 저가상품 전문체인 패밀리 달러(Family Dollar), 건강식품매장 GNC와 월그린스(Walgreens), 세계 최대 다이어몬드 보석류 소매회사 시그넷 쥬얼러스(Signet Jewelers), 여성속옷업체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rr리 백화점 체인 JC 페니(JCPenney) 등 다른 소매업체들도 비용을 절약하고 실적이 좋은 매장에 집중하기 위해 실적이 저조한 매장을 대폭 줄였다.

패밀리 달러는 올해 359개의 매장 문을 닫았고, 시그넷 쥬얼러스도 159개 매장 문을 닫았다.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매장의 구매를 대체하며 소매업체들의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수천 개의 매장이 추가로 문을 닫게 될 것이다. 높은 부채와 임대료 상승도 전통 유통업체에 큰 부담을 줬다.

UBS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체 소매매출의 16%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판매는 2026년에는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UBS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26년까지 의류 매장 2만개, 소비자 가전 매장 1만개 등 최대 7만5000개의 매장이 추가로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라인 쇼핑이 급속한 성장은 또 수천 개의 가정용 가구 매장과 스포츠 용품 매장도 문을 닫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 것이다.

심지어 온라인 쇼핑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면서 번창하고 있는 월마트와 베스트 바이(Best Buy) 같은 소매업체들도 새 매장을 추가로 개설하는 이면에 소리 소문 없이 몇 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노드스트롬(Nordstrom)과 콜스(Kohl’s) 같은 백화점들도 매장 폐쇄를 피해가지 못했다.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의 주식은 올드어 49%나 하락하며 S&P 500 기업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고, 청바지 등 젊은 층 대상의 의류회사 갭(Gap), 패션회사 L 브랜드(L Brands), 콜스, 노드스트롬도 S&P 500 기업의 하위 20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무디스는 할리데이 시즌을 앞두고 백화점들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의 크리스티나 보니 애널리스트는 연구보고서에서 "소비 환경이 매우 양호한데도 백화점들은 여전히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 회사 AT 키어니(AT Kearney)의 소비자 관행 및 소매업 전문 파트너 마이클 브라운은 “소매업체들이 사업 규모를 ‘적정 수준’(right size)으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2020년에도 새로 문을 여는 매장 수보다 문을 닫는 매장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물론 꾸준히 매장 수를 늘리고 있는 소매업체들도 있다.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소매업체들은 올해 4392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 특히 저가상품 전문 소매업체 달러 제네랄(Dollar General)은 올해 전년도와 비슷한 975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고 발표했다.

달러 제네랄의 토드 바소스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우리는 우리가 소매업에서 가장 매력적인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러 제너럴은 내년에도 1000개의 매장을 새로 열어 전국에 1만 3000개의 매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올리즈 바겐 아울렛(Ollie's Bargain Outlet)이나 파이브 빌로우(FIVE Below) 같은 저가형 제품 아울렛 체인점들도 올해 매장을 확대됐다. 할인 식료품점 알디(Aldi)도 수백 개의 매장을 새로 열었으며, 할인점 TJX도 올해 약 200개의 매장을 새로 열며 빠른 성장을 이어갔다.

부동산 회사 CBRE의 애널리스트들은 연구보고서에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을 선호하는 Z세대들의 신선한 영향으로, 모든 몰(mall)들이 혜택을 입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부 소매업은 내년에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동안 온라인 판매만 해오던 회사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있고, 식음료 부문도 성장하고 있으며, 체육관과 피트니스 개념을 담은 매장들이 확산되고 있고, 팝업 매장은 여전히 많은 소매업체들이 잘 사용하는 도구다.

소매업체나 쇼핑몰들이 되살아나려면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튼튼해야 하고 건전한 소비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의 그레그 말로니 CEO는 "소비자 펀더멘털이 계속 견고함을 유지해 내년에 소매업체와 쇼핑센터 모두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