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증시, ‘5G·콘텐츠·클라우드’가 이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올 한해 국내 증시는 기업 실적 같은 내부 요인보다는 국제정치·외교 같은 대외적 이슈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이에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에 집중한 투자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경기방어주나 배당주 등으로 관심이 쏠렸다. 다만 미국과 중국 간에 1단계 무역합의가 진척을 보이면서 대외적 경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구조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5G, 콘텐츠, 클라우드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관련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출처=삼성증권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3T'로 인한 증시의 불확실성이 수그러들 것"이라고 했다. 3T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Trump)과 미·중 무역 분쟁 같은 무역 문제(Trade), 미국 국채(Treasury bond)의 금리를 가리킨다.

김 연구원은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돌발 행보는 자제할 가능성이 크며 같은 맥락에서 중국과의 무역 분쟁도 확전시키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당분간은 금리를 동결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내년 증시에 금리가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초에는 경기방어주와 배당주 비중을 줄여나가고 대신 성장 기업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면서 5G의 연결성(Connectivity), 콘텐츠(Contents), 클라우드(Cloud)의 앞 글자를 딴 ‘3C’를 내년 고성장이 예상되는 증시 유망 키워드로 제시했다.

3C, 커넥티비티·콘텐츠·클라우드

한국과 미국이 지난 4월 5G를 상용한데 이어 중국이 지난 11월 5G 휴대폰 판매를 시작하면서 내년에는 5G 휴대폰 본격적인 출하와 5G 관련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5G 휴대폰의 본격 출시와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 등 5G시대의 개막으로 5G관련 기업의 가치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전세계적으로 5G 휴대폰 본격적인 출하와 5G 관련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출처=삼성증권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신칩 제조업체 브로드컴은 내년에도 실적 성장을 계속해 내년 회계연도(11월~내년 10월) 매출액은 245억~255억달러로 예상된다”면서 “부문별로는 반도체 부문 180억달러, 소프트웨어 부문 70억달러로 전년 대비 8.4%~12.8%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스위치 교체 주기가 다가온 데다 5세대(5G) 스마트폰 확산으로 관련 부품 매출액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무선통신 기기에 필요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무선주파수(RF) 모듈을 생산하는 무라타제작소, 중국의 5G서비스, 사물인터넷(IoT)산업, 신형 인프라망 확대 등에 깊게 연관된 사업구조를 보유한 샤오미 등을 추천했다.

▲5G 시대는 모바일 미디어 시장의 큰 성장 동력을 제공한다. 출처=삼성증권

콘텐츠 업종도 넷플릭스, 디즈니+ 등 5G 시대 신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출범으로 몸값이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5G 시대는 모바일 미디어 시장의 큰 성장 동력을 제공한다”면서 “이에 따라 콘텐츠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도유망한 콘텐츠 기업으로 구글의 지주사 알파벳과 대작 게임기업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알파벳은 핵심사업인 미디어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는 10억명 이상의 사용자와 9개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4G시대 개막과 더불어 인터넷 기업들의 가치가 급속히 상승한 사례가 있는 것처럼 5G 서비스 시작과 함께 온라인 미디어 산업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대해서는 “자체 IP활용 모바일게임인 ‘COD’모바일이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천만 다운로드 달성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면서 “내년 오버워치, 디아블로, 콜오브듀티 등 대작 게임 라인업이 출시를 준비 중에 있어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컴퓨팅)는 기업 등에 데이터 저장 공간 등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출처=삼성증권

클라우드 시장도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유망 분야다. 클라우드(컴퓨팅)는 기업 등에 데이터 저장 공간 등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데이터양 급증과 데이터 활용 서비스 수요 등이 늘면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경기 반등이 예상돼 기업들의 IT 투자가 늘어나면서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이 나왔다. 김 연구원은 "클라우드 시장 선두 업체인 아마존은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 투자 매력이 있다"면서 "같은 클라우드 분야에 도전장을 낸 알리바바도 중국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 기업 알리바바도 아마존의 경우처럼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시작해 다양한 IT,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하면서 기업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알리바바는 7억명에 달하는 방대한 사용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의 전개가 가능하다”면서 “현재 금융·동영상·중고거래·광고·클라우드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