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이경규 돈치킨 이사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방송인 외식업 경영자들이 꾸준히 업계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각자 높은 인지도가 최근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이사, 이경규 이사 외 홍석천(마이스윗) 등 유명인들이 각자 외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윤을 창출하거나 기존에 갖추고 있던 관련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각 경영인들은 외식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백 대표이사는 이날 현재 빽다방, 한신포차, 홍콩반점 등 요식업 가맹 브랜드 22개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데이터 솔루션 딥서치에 따르면 작년 매출액은 1776억원으로 9년 전인 2009년 215억원 대비 7.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억원에서 102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최근 인건비, 세금 등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은 약화했지만 사업 외연은 꾸준히 확대돼왔다.

백 대표이사는 외식 경영 전문가로서 전문성과 함께 방송 감각을 갖춘 점을 인정받아 매체에 등장한 뒤 이름을 알렸다.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함으로써 현재는 더본코리아 브랜드들의 홍보대사 역할을 사실상 도맡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셀럽 홍보모델도 따로 발탁하지 않고 있다.

▲ 돈치킨의 김성수 부사장(왼쪽)과 이경규 이사. 출처= 돈치킨

이경규 이사의 돈치킨도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 매장 1000개 설립을 목표로 삼는 등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이사는 돈치킨 운영사 ‘한울’의 지분 24.0%를 보유한 2대주주다. 올해 8월 말 기준 돈치킨 매장 수가 국내·해외 각각 248개, 51개인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출점 목표는 브랜드 파워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이사는 돈치킨 뿐 아니라 방송인 신분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해 꼬꼬면, 마장면 등 제품을 개발·출시하고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 17일 대만식 면 메뉴 ‘마장면’을 출시한지 하루만에 5만개를 판매했다. 앞서 2011년 11월 닭고기 육수 라면 ‘꼬꼬면’은 정식 출시 보름 째에 350만 봉지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밖에 이태원, 구리 등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홍석천씨는 9개 매장을 운영하며 연매출 최대 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들어 이태원에서 운영하던 식당 4곳 가운데 3곳을 폐업하는 등 대외 변수에 따른 구조조정에 들어갔지만 ‘이태원에 가면 홍석천 식당이 있다’는 사실을 여러 고객에게 각인시켜왔다.

유명인들의 외식업체가 고객 호응을 얻는 요인으로 사업 초반 홍보 효과를 톡톡히 얻은 점이 꼽힌다. 유명인 CEO의 존재 자체가 일종의 셀럽 마케팅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호텔경영학회에 게재된 논문 ‘연예인 광고모델 속성이 외식브랜드에 미치는 광고효과분석’에 따르면 특정 업체의 연예인 모델이 지닌 신용도, 전문성, 친숙도, 매력도 등은 브랜드 홍보 효율의 주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김춘곤 미드웨스트대 교수는 논문에서 “제품이나 브랜드에 더욱 적합한 연예인 모델을 섭외하는 것은 광고 효율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출처= 더본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다만 유명인 CEO로 거둔 광고 효과가 사업 초기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모델 호감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업계 분석도 나온다. 현재 전문가를 자처하거나 브랜드 신뢰도를 강조하는 등 정보가 범람하고 있다. 하지만 상품·서비스의 실제 수준이 고객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가 2017년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9~59세 성인남녀 1000명 가운데 ‘제품 구매 과정에서 유명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변한 소비자는 217명(21.7%)에 그쳤다. 소비자 5명 가운데 4명은 유명인의 브랜드 관여도 여부를 결정적인 구매 기준으로 삼지 않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경규 이사가 꼬꼬면에 이어 마장면까지 대박 행렬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상품 경쟁력과 모델 효과가 시너지를 일으켰을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유명인의 브랜드 광고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브랜드가 오랜 기간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유명인 CEO가 외식 브랜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 뒤 맛, 서비스 등 경쟁력의 본질 요소들을 지속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상석 강남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는 “연예인 CEO는 막 탄생한 외식업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이끄는데 기여하지만 경쟁력의 관건은 결국 맛과 서비스”라며 “제품 품질 관리를 지속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본질적인 역량을 강화해 나가지 못하면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