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통신 3사가 5G 상용화를 맞이해 클라우드 게임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5G 킬러 콘텐츠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게임도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 KT도 5G 기반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도전한다. 출처=KT

KT도 깃발 꽂았다
KT가 20일 5G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구글 스태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새로운 방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PC나 콘솔에서만 가능했던 고사양 대작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초고속·초저지연의 특성을 갖고 있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 다운로드 없이, 서버에 저장된 게임에 접속하여 즐기는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이다.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됐다. 월정액을 내면 원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딥실버(Deepsilver)의 FPS 게임인 메트로 2033 리덕스(Metro 2033 Redux), SNK의 대표 격투 게임 킹오브파이터즈 XIII, 볼리션의 세인츠로우4 등 100여종의 게임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료체험 기간을 거쳐 스트리밍 게임에 적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 내년 3월 정식 출시 예정이다.

유비투스와의 협력이 눈길을 끈다. KT는 유비투스와 함께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윈도우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으로 구축한다는 각오다. 유비투스는 스트리밍 게임 솔루션 전문회사이자 콘텐츠 수급사로 지난 2017년 3월 닌텐도가 출시한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에 스트리밍 게임을 서비스하며,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평가 받고 있다.

미니 조이스틱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모션퀸과 공동 개발한 미니 조이스틱은 엄지손가락 만한 크기로 스마트폰에 끼우면 전원이나 블루투스 연결을 하지 않아도 모바일에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선사한다. 또한 게임 화면의 가상 컨트롤러도 3단계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KT는 향후에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텔레비전과 PC 등 단말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기술을 통한 네트워크 분산으로 초저지연의 서비스를 제공해 최적의 게임 환경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KT 마케팅부문장 이필재 부사장은 “5G 서비스의 혁신은 스트리밍 게임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KT는 5G 스트리밍 게임을 통해 고객에게 압도적인 그래픽은 물론, 혁신적인 모바일 게임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방형 플랫폼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 고객 만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SKT와 MS가 만나고 있다. 출처=SKT

SKT와 LG유플러스 행보 눈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한다. 지난 3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가 만난 후 업무협약을 맺으며 두 회사의 사물인터넷 전략도 다양한 교집합을 보여주는 가운데,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통한 가능성 타진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유영상 MNO사업부장은 “클라우드∙게임 분야의 글로벌 강자인 MS와 전 세계 이통사 중 최초로 5G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SK텔레콤의 협력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차세대 모바일 게임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필 스펜서 MS 게임 총괄 부사장은 “MS가 추진 중인 게임 스트리밍은 약 40년에 걸친 게임 사업 경험과 애저(Azure), MS 연구소(Microsoft Research), 그 외 MS 내 여러 비즈니스 그룹의 투자·자원을 결합한 것으로, 전 세계 게이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은 한국 게이머 및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한국의 게임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LG유플러스와 지포스 나우가 만난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와 협력한다. LG유플러스 손민선 5G신규서비스담당은 “세계 최초의 5G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지포스나우를 고객에게 선보이게 되어 영광”이라며 “게임의 첫 화면을 보시는 순간,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을 실감하시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미국 방문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엔비디아는 10년 넘게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개발을 진행해 왔고 이번에 유플러스를 통해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끊김이나 지연 없이 고성능 게임 솔루션을 선보이게 됐다”며 “지포스 나우를 접한 국내 소비자들이 여러 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즐기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하현회 부회장과 젠슨 황 CEO가 만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글로벌 플레이어도 '격전'
글로벌 시장에서도 클라우드 게임을 위한 다양한 행보가 감지되고 있다. 구글 스태디아에 시선이 집중된다. 고사양의 게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하드웨어 기기에서 매끄럽게 가동할 수 있다는 호평이 나오며 순항하는 중이다.

애플도 지난 9월 애플 TV 뉴스 플러스 등 다양한 구독 비즈니스 플랫폼과 함께 애플 아케이드도 정식 출시했다. 월 4.99달러만 있으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무겁고 용량이 큰 게임보다 소소한 맛을 살릴 수 있는 ‘라이트 게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 게임사를 중심으로 iOS 생태계 전략을 보여줄 방침이다.

아마존도 한 칼이 있다. 아마존은 2020년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출시할 전망이며, 구인 사이트에 게임 서비스 담당 전문인력 채용공고를 낸 상태다.

▲ 구글 스태디아가 공개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왜 클라우드 게임인가?
국내 통신사는 물론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속속 클라우드 게임에 집중하는 배경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먼저 생태계 강화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전통적으로 게임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사 생태계 강화를 노릴 수 있다. 당장 통신3사의 경우 자사의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와 게임 사용자 경험의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고, 구글과 애플은 모바일에서 초연결 인프라로 향하는 단계에서 게임을 효과적인 고객 모집, 혹은 고객 이탈 방지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의 생태계가 가진 다양한 번들 구독 비즈니스와의 연결이 벌어지는 이유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게임이 구독 비즈니스 방법론을 채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는 가운데, 게임이 두각을 보이는 장면도 중요하다. 넷플릭스가 밝혔듯, 넷플릭스의 라이벌은 이제 디즈니 플러스나 애플TV 플러스가 아니라 '고객의 시간'이다. 그 연장선에서 게임은 중요한 게임 체인저며,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에 착안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플랫폼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압도하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KT가 20일 공개한 클라우드 게임은 물론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게임은 하드웨어 성능과 무관하게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 이는 향후 게임업계의 방향성에 큰 시사점을 안겨줄 전망이다. 당연히 앞으로의 게임 사업은 소프트웨어 기업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5G와 클라우드의 만남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게임은 레이턴시 등의 이유로 대중화가 어려웠으나 이제는 5G라는 고속도로를 바탕으로 강력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ICT 업계의 트렌드인 5G 전략의 연장선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규모를 지난 2018년 3억 8700만달러에서 2023년 25억달러 수준으로 약 6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