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의 당일 배송을 주도한 페덱스(FedEx)가 17일 2분기 수익이 40% 감소했다고 보고하자 18일 주가가 10%나 폭락했다.    출처= 위키피디어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당일 배송의 선구자라 할 수있는 글로벌 배송회사 페덱스(FedEx Corp.)의 주가가 18일(현지시간) 10%나 폭락했다. 페덱스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수익이 40% 감소했다며 목표 수익을 또 다시 하향 조정했는데, 페덱스가 수익률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은 올 들어서만 네 번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덱스가 수익성이 낮은 전자상거래 상품 배송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로 전략을 전환한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덱스는 수익성이 좋은, 주로 기업들 간에 이루어지는 익스프레스 항공 운송이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온라인 전자상거래 상품 배송과 관련이 있는 지상 네트워크 구축에 많은 비용을 투자함으로써 수익이 줄어드는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분기만 해도 국내 익스프레스 항공 택배 물량은 1년 전에 비해 4.1% 감소했고, 전자상거래 지상 택배 물량은 3.5% 증가했다.

사실 그동안 페덱스는 전자상거래 택배 사업을 가능한 피하고 이를 경쟁사인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나 우체국에 떠넘겨 왔다.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의 비중도 지난 해 매출의 1.3%에 불과했다.

그러나 페덱스의 경영진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주문을 받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은 이 같은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이 미 우체국 서비스(US Postal Service)가 온라인 쇼핑을 전환하면서 재정이 악화된 것을 예의주시하며 수 년간 준비해 온 전략이라고 말했다.

페덱스는 부피가 큰 상품을 취급하는 전용 물류센터를 포함해, 상품 분류 시설을 수 십 곳 구축했고 지금은 정기 주말 배송까지 하고 있다.

페덱스의 이러한 변화는 회사의 40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고, 월가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페덱스를 이끌어 온 프레드 스미스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페덱스가 수익성이 낮은 부문에서 성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상품들은 대개 작고 가벼워 단위당 매출액이 매우 낮다. 게다가 운전자들이 배달 상품을 일일이 집 문 앞까지 가져다 놓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든다.

이는 페덱스의 원래 주 사업이었던 기업들 간 화물 배송과는 대조적이다. 기업 간 화물은 배송 패키지 자체가 더 크고 단위당 매출도 높다. 게다가 기업들은 한 번에 여러 패키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익성도 높다. 다만 성장은 정체되어 있다.

페덱스가 전자상거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상 배송 사업에 치중하면서 회사의 수익률은 1분기 12.4%에서 2분기에 6.7%로 급락했다. 회사 경영진들은 주 7일 배송, 사이버 먼데이와 할릳이 쇼핑 시즌에 집중되는 배송, 휴가 시기, 그리고 아마존 상품 배송에 따른 손실 등 여러가지를 이유로 제시했다.

스미스 CEO는 17일 실적발표에서 "주 6일 내지 7일 동안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고 시인했다.

"우리는 분명히 그런 상황을 예상했지만, 아마도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과소평가했을지도 모릅니다."

페덱스의 경영진들은 지상 사업의 수익률이 할리데이 시즌이 끝나면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사이버 먼데이와 할리데이 시즌은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회의적이다. 페덱스보다 지상 네트워크 확충과 현대화에 앞서 투자한 UPS는 최근 분기에도 강한 매출과 수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UBS의 톰 웨이드위츠 애널리스트는 "하향 규모와 많은 변수를 감안하면 페덱스의 지상 사업 수익이 명확히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UPS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페덱스를 괴롭히는 수익률 악화는 완전히 다른 문제로 보입니다.”

스미스 CEO는 올해 수익성이 낮은 아마존 물품 배송을 중단하고 대신 월마트와 타깃 같은 유통 회사들의 물품 배송을 수용하기로 한 그의 전략은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또 그동안 우체국에 내주었던 일반 가정용 택배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그런 전략 전환으로 회사는 수익률이 낮은 사업에서 UPS나 우체국뿐 아니라 자체 배달망을 확충하고 있는 아마존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애널리스트들은 페덱스 경영진들에게 익스프레스 사업부와 지상 사업부의 통합 같은 더 큰 전략적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두 사업부는 현재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두 사업부가 같은 날 같은 주소를 방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미스 씨는 중요한 익스프레스 배송이 제때 도착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런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75세의 스미스 CEO는 대학을 갓 졸업한 1971년에 페덱스를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해 왔다. 그는 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 최대 주주다. 하지만 다른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지난 1년 동안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250달러가 넘었던 페덱스 주가는 18일 146.86달러에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