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를 중심으로 각 분야별 주요 기업들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자동차·통신사 제휴에 따른 초기 텔레매틱스 서비스에서 나아가 반도체·단말·인터넷·소프트웨어(SW) 업체들과의 제휴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IT를 입은’ 자동차 진화의 한 단면이다.

미래형 자동차, ‘IT를 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에서는 가전·IT 제품 경연 속, 자동차가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해 크게 주목 받았다. 단순 텔레매틱스(차량 무선통신 서비스) 수준을 벗어나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확대·클라우드의 결합까지, IT·반도체 기술과 융합한 ‘스마트카’는 자동차 업계 미래상으로도 손색 없다.

스마트카(혹은 커넥티비티 카) 시장을 겨냥한 통신사들과 반도체·SW업체들의 참여도 시장 선도 차원에서 활발하다. 무선 네트워크 접목의 무선랜, LTE 확대를 통해 차세대 플랫폼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량 내 앱스토어 서비스(BMW), 구글맵을 활용한 내비게이션(아우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트위터 업데이트 메시지의 차량 내 확인(포드), 음성 인식을 통한 페이스북의 상태 정보 업데이트, LTE(롱텀에볼루션) 망을 이용하는 텔레메틱스(GM) 등의 잇단 출현은 스마트카 진화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전미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이미 미국 내 전체 가정의 15%가 인터넷이 가능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올해 2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크 리서치(Pike Research)는 2017년 세계 전기자동차용 텔레매틱스의 연 매출이 1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 올해 말 4500만대에서 2016년까지 2억1000만대로 급증할 것(ABI리서치)이란 관측도 나온다.

관련 표준 마련과 안전성 확보, 가격 인하, 비즈니스 모델 확립, 인터넷 상시연결 등은 여전한 과제다. 글로벌 업체간 경쟁과 합종연횡도 치열하다. 당장 국내 업계와 학계는 물론,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이유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텔레매틱스 시스템 관련, 글로벌 선두업체인 GM, 포드, 도요타 등을 따라잡기 위해서 2003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차세대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현대차의 ‘블루링크(BLUE LINK)’와 기아차의 ‘유보(UVO)’를 도입했고, 북미에서는 이미 지난해 5월부터 쏘나타, 벨로스터 등 일부 차종에 ‘블루링크’ 서비스를 탑재했다. 국내에서는 4월경 출시되는 신형 싼타페부터 적용할 예정이며, 기아차는 올해 2분기 출시되는 K9을 시작으로 북미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글로벌시장 선점 기술개발 첩보전
지난해 ‘CES 2011’에서 처음 선보인 ‘블루링크’는 현대자동차를 상징하는 ‘Blue’와 연결성(connectivity)을 뜻하는 ‘Link’의 합성어로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날씨 정보, 음성으로 문자 메시지 전송, 내비게이션 연동 등 편의기능을 제공한다. 기아차가 지난 2010년 1월 ‘CES 2010’에서 최초 공개한 ‘UVO’는 ‘your voice’의 약자로서 휴대폰, 아이팟(iPod)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자동차 간의 연결성을 제공한다. MS와의 공동개발 결과물로서, 특히 MS의 음성인식 제어엔진이 최초로 적용됐다.

스마트카 관련 현대기아차는 보다폰, 마이크로소프트(MS), NHN, 삼성전자(반도체), 인텔 등과 협력하고 있다. 보다폰과는 지난해 2월, 유럽시장 텔레매틱스 사업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같은 해 4월에는 NHN과 차내에서 차량용 무선인터넷 단말로 뉴스, 날씨, 증권 확인 및 음성검색,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가 가능한 차세대 텔레매틱스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9월에는 인텔, C&S테크놀로지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IT·반도체 업체와의 협업를 통한 스마트카의 진화가 속도를 더하고 있다. 프리스케일(위)과 CSR의 자동차용 반도체.


국내 완성차 업체로 유일하게 지난해 4월 GM, 다임러,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이상 자동차 업체),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파나소닉, 알파인(전자업체)과 함께 ‘카 커넥티비티 협회(Car Connectivity Consortium)’의 설립 멤버로 참여했다. 이 협회는 비영리 법인으로서 자동차 내 편리하고 안전한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 최적화된 IT 환경을 제공하는 ‘터미널 모드(Terminal Mode)’의 기술 개발 및 표준화를 연구한다.

지난해 6월, 완성차 업체 최초로 오디오·비디오 콘텐츠 유무선 전송 표준 채택을 촉진하는 글로벌 포럼 ‘아브뉴 얼라이언스’에 신규 회원사로 가입한 것 역시, 글로벌 텔레매틱스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CES 2012’에서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캐딜락 큐(CUE)’를 처음 선보였다. 3개의 모바일용 중앙처리장치(CPU)로 이뤄진 이 시스템은 터치스크린을 장착했으며, LTE(롱텀에볼루션) 네트워크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GM은 지난해 1월 열린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자사의 최첨단 자동차 전자 통신 시스템인 ‘온스타(OnStar. www.onstar.com)’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내내 차량을 원격 조종, 관리 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능을 선보였다. 회사측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실제 차량에 적용된 이 기능은 아이폰이나 블랙베리 등 각종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과의 원격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한다.

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에서라도 쉐보레 볼트(Chevrolet Volt)에 접속, 차량의 충전 상태 및 배터리 충전량, 주행 기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원격 차량 시동이 가능, 먼 거리에서도 충전 코드가 꼽힌 상태에서 미리 차량 시동을 거는 게 가능하다. 차량 배터리 충전도 예약을 걸어 전기료가 저렴한 시간에 맞춰 할 수 있으며, 차량 배터리 충전 필요 상황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휴대폰 문자나 이메일로 보내주기도 한다.

또 기존 온스타 고객들은 필요 시에 차량 문을 원격으로 열고 닫기 위해 온스타 콜센터에 직접 연락해야 했지만, 이 기능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하다. GM은 2010년 12월 미국에서 첫 생산돼 시판된 쉐보레 볼트에 온스타 스마트폰 기능을 기본 장착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12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선보인 쉐보레 브랜드의 콘셉트카 ‘코드(Code) 130R’와 ‘트루(Tru) 140S’ 2종에 탑재된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높인 차세대 기술이다.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은 내비게이션 정보를 차량 내부 스크린을 통해 조작할 수 있고, 스마트폰 앱을 다운 받으면 음악 검색/재생, 인터넷 라디오 청취 등이 가능하다. 2013년형 쉐보레 소닉 RS에도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본 장착돼 출시된다.

토요타자동차는 ‘CES 2011’에서 차량용 멀티미디어 플랫폼 ‘엔튠(Entune)’을 발표했으며,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윈도 애저(Windows Azure)’를 활용해 텔레매틱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인텔과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대체할 차세대 차내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공동연구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도쿄모터쇼 2011’에서는 차세대 ITS기술과 사람과 자동차, 사회를 연결하는 미래의 모습을 구현, 운전자가 터치스크린 패널만으로 조작이 가능한 전기차 ‘펀비(Fun-Vii)’ 컨셉트카도 소개했다.

‘엔튠(www.toyota.com/entune)’은 고객의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해 차량 내부에서 향상된 엔터테인먼트와 인포메이션 서비스,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과 호환된다. 엔튠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토요타 엔튠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를 활용해 차량 시스템과 페어링하면 된다.

음성 인식과 터치 기술을 적용,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하면 휴대폰의 작은 화면을 만지작거리지 않아도 손쉽게 필요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엔튠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은 아이허트래디오(iheartradio), 판도라 등 라디오 앱, 공연과 레스토랑 정보 검색·예약이 가능한 무비티켓닷컴(MovieTickets.com)과 오픈 테이블(Open Table) 등이다. 그 밖에 스포츠와 증권, 교통 정보, 뉴스 및 날씨 서비스, 연료 가격 정보 등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토요타는 2012년 일부 신차에 제한적으로 이를 장착해 선보이고 있으며, 향후 보다 많은 차량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한국토요타자동차가 LG전자와 협약해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와 갤럭시탭 7.0 플러스 기반의 ‘토요타 커뮤니케이터’를 공동런칭 했다.

‘토요타 커뮤니케이터’는 토요타자동차의 고객관리 콘텐츠·운전자-차량간 커뮤니케이션 노하우와 블랙박스, 차량 진단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삼성의 스마트 드라이빙 솔루션이 접목된 스마트 기기이다.

‘자동차+IT’를 통한 스마트카는 이미 차세대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토요타는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공동구축 한 전기자동차(EV)와 PHV용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서비스 ‘토요타 프렌즈’를 올해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는 ‘CES 2012’에서 페이스북이 탑재된 새로운 텔레매틱스 시스템 ‘엠브레이스2(mbrace2)’를 공개했다. 자동차와 SNS의 만남, 벤츠와 페이스북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운전 중 SNS 이용의 위험성을 감안, 다임러의 페이스북은 운전자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기능 한정판으로서, 주행 중 문자입력 기능이 원천 봉쇄된다. 표준 상용구가 내장돼 운전자는 화면에 비치는 이들 중 하나를 눌러 페이스북에 글을 올릴 수 있다. 아울러 벤츠 운전자는 페이스북 외 ‘엠브레이스2’에 내장된 구글, 옐프(Yelp) 등 각종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엠브레이스2 시스템은 올 봄 출시 예정인 2013년형 SL 클래스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처음 탑재된다. 이어 올해 출시하는 2013년 벤츠 전모델로 채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드는 MS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돼 ‘싱크(Sync. www.ford.com/technology/
sync)’ 서비스를 2008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음성인식 지원형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서, 터치 및 음성 제어가 가능하다. 향후 무선랜(와이파이)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CES에서 포드는 자사 ‘퓨전’의 새 모델을 공개, 스마트카 이슈를 선점하기도 했다. 퓨전은 ‘CES 공식 자동차’로도 선정됐다.

BMW는 인텔과 손잡고 ‘CES 2011’에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지난해 3월에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비전 커넥티드 드라이브(Vision Connected Drive)' 시스템을 내놓았다. ‘감성적인’ 이 BMW 기술은 전·후방 램프에 내장된 센서를 통한 주변 교통 흐름 수집 및 최적의 운행 경로 탐색, 운전자 성향을 미리 파악한 음악 제공 및 쇼핑 장소 이동 등을 지원한다.

SKT 미래형 ICT체험관 ‘티움’ 방문기
미래車 이통사 만나니 ‘wow’

을지로 입구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에는 미래 생활상을 제시하는 ICT 체험관 ‘티움(T.um)’이 있다. T와 ‘Ubiquitous Museum’의 약자인 티움 내 ‘유드라이빙(U.driving)’에서는 우리가 꿈꿨던 미래의 자동차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흥미롭다.
‘T.Key’라 불리는 단말기를 통해 이름/연령대/전화번호/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아바타 같은 ‘T.me’가 생성되고 ‘밀어서 잠금해제’로 자동차 문을 열 수 있다. 이는 미래에는 단말기 하나로 나에게 최적화된 생활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곳에 전시된 스포츠카 ‘스피라’는 국내 수제 스포츠카 어울림 모터스에서 제조한 것으로 실제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다. 가격은 1억6000만원대. 자동차 문이 열리고 단말기를 거치대에 부착하면 음성으로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차량 온도조절 및 운전자의 혈압, 체온, 맥박을 체크해 건강상태를 알려준다. 운전자에 최적화된 보험 정보 또한 이메일로 전송된다. 이후 스크린 터치를 통해 코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핸들 사용 없이 자동 운전이 가능하다. 자동차에 최적화된 정보가 계속 업데이트 되며, 정체구간이 있으면 자동으로 길을 피해간다.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MIV(Mobile In Vehicle)’의 다양한 기술을 체험할 수 있으며, 고개를 든 상태에서 여러 정보를 받을 수 있는 HUD(Head-Up Display)화면을 통해 영화를 보는 것은 물론 화상회의나 파일 송수신이 가능하다. 특히 차량 운전 중 목적지 도착이 늦어질 때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기술은 2010년 바르셀로나에서 최초로 선보인 것으로 2013년 9월 르노삼성과 협약해 출시될 예정이다. 예상 출고가는 공개 불가라는 입장.

또한 전기충전소에서 충전한 전기를 지나가는 차에게 팔거나 살 수도 있다. 화면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도로 마그네틱을 이용해 차량 간의 전기 공유가 가능하다. 전기충전을 할 때 금액도 스크린에 표시돼 활동하고 있는 모든 정보를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차량을 타고 움직이면서 광고판에 있는 뮤직비디오를 보고 이를 통해 CD를 구매하는 것과 주변 맛집 검색에서 예약까지 자동차 안에서 모든 활동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주행을 마치고 주차장에 도착하면 운전중 했던 모든 활동을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유용하다. 체험을 원하는 일반인은 티움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하면 된다. 모든 체험관을 둘러보는데 총 1시간 20분정도 소요되며, 입장은 무료다.
이효정 기자

말…말…말…
“전기·전자 원가 비중 3년내 40%”

“지금은 전기·전자가 자동차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 정도지만, 2015년이 되면 40% 정도로 예상한다” -이춘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전자개발센터장(전무)

“최근 이동하는 차량 내에서의 정보 이용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텔레매틱스 단말은 스마트폰, 스마트TV에 이은 또 하나의 N스크린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성호 NHN 네이버서비스 본부장

“인텔은 현대기아차, 씨앤에스테크놀로지와 밀착 협력 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메르세데스 버전 페이스북은 스크린과 인터넷 연결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서 페이스북이 사용될 수 있다는 증거” -댄 로즈 페이스북 전 부사장

“스마트카는 스마트폰처럼 1~2년내 가시적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지만 10년, 20년을 두고 트렌드로 갈 것” -LS전선 관계자

“스마트카 시장은 향후 자동차 제조사들의 차별화 전략 중 일부로 시장 상용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비벨록스 관계자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여전히 보수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적절한 비즈모델을 고민하면서 개방성과 타 업체들과의 에코시스템 구축을 망설이고 있는 실정” -ABI리서치 한 애널리스트

박영주 기자 yjpa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