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와 오보에 그리고 호른, 트럼펫, 팀파니는 오케스트라를 상징하는 현악기와 목관·금관악기, 타악기다. 각각의 호흡과 선율의 조합은 수만 가지를 넘고, 이를 조합한 오케스트라는 숨막히도록 아름다움 선율을 만들어 낸다. 청중의 가슴을 울리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하모니!

자세히 보면 오케스트라의 구성과 현대차그룹의 조합은 꽤 닮았다. 3만여 개의 부품을 하나로 융합하는 자동차 개발 과정과 비슷하고, 수천·수만가지 자재를 결합하는 건설, 다뤄야 할 품목이나 사안이 넘치는 부품 제조, 물류와도 비슷하다. 18개 계열사와 임직원 하나하나가 모여 그룹사를 구성해 나가는 모습도 그렇다.

▲ HPO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세종문화회관, KBS홀에서 공연한 실력있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필하모닉 오케스트라(HPO)는 지난 2009년 임직원 10여 명이 모여 시작된 연주 동호회다. 11년이 지난 지금은 18개의 그룹 계열사 임직원 60여 명의 단원이 활동하는 동호회로 거듭났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 2017년 한국 예술인들의 성지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를 개최했을 정도로 역량을 갖췄다. 국내 3대 연주홀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KBS홀 모두에서 공연을 마친, 실력있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다. 

창설 초기, 임직원들이 뜨거운 열정으로 동호회가 꾸려졌지만, 지금은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지원은 연습할 공간과 공연할 장소 제공이다. 현대차그룹은 한달에 1~3번 HPO 단원들에게 그룹 대강당을 독점 이용할 수 있는 특혜를 준다. 오케스트라 특성상 연주할 수 있는 대규모 공간이 가장 중요한데 HPO는 공간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도 회사는 연습 공간 주변에 악기, 보면대, 의자를 보관할 장소를 마련했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동호회비도 매년 제공하고 있다.

공연을 위한 자리도 마련된다. 그룹사 차원에서 사내 여러 행사에 연주 활동 자리를 마련해 주고 있다. 회사의 지속적인 관심은 HPO의 홍보는 물론 단원들이 동호회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 HPO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세종문화회관, KBS홀에서 공연한 실력있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그간의 활동도 많았다. 2009년 12월 5일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년 11월~12월에 정기연주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10주년 기념 공연이 이뤄졌다.

올해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했고, 사내임직원을 위한 본사 로비 공연, 엔지니어링 북까페 오픈 공연, 기아 Beat 360 연주, 현대건설·엔지니어링 직원을 위한 문화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봉사 연주, 기념 연주, 플래쉬몹, 로비공연, 기아타이거즈 개막 공연, 세종시민예술제 등의 연주활동도 있었다.

▲ HPO 단원들의 정기 모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지금은 다양한 계열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그룹내 유일한 범그룹 융합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의 업무, 직책을 떠나 '음악'이라는 목표 하나로 하모니를 이루자 호칭과 직급은 '언니' '누나' '형' '동생'으로 바뀌었다.

그룹별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스쿠버다이빙, 라이딩, 수상구조, 스키, 보드, 수상 레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모임이 활성화되며 계열사를 떠난 대화와 토론, 여가 생활이 이뤄지는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니고 싶은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 현대자동차그룹이 만들고자 하는 '해피컴퍼니'의 모습은 현대자동차그룹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