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과천 별양동에 위치한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지금 과천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중동'이다"고 의견을 보탰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과천은 5월 4주부터 31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그 폭도 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11·6대책으로 분상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되고 나서 과천도 조만간 분상제 지정이 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예상했다. 그러던 지난 16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하 '12·16대책')발표로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 과천주공 6단지 재건축 '과천자이' 견본주택(왼쪽)이 위치해 있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추진은 하겠지만, 투기수요(가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정부는 집값 상승을 선도한 경기 과천과 하남, 광명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 지역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과천시에서는 별양, 부림, 원문, 주암, 중앙동 등 총 5곳이 해당된다. 해당 동에는 정비사업 이슈가 존재하고, 3기 신도시가 예정돼 있다. 

먼저 과천주공 재건축단지는 1단지 '과천푸르지오써밋', 2단지 '과천위버필드', 6단지 '과천 자이', 7-1단지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12단지 '과천 센트레빌'이 착공 중이다. 과천주공 3단지 '래미안슈르'는 2008년에 입주가 완료됐고, 7-2단지 '과천 래미안 스위트'는 지난해, 11단지 '래미안 에코팰리스'는 2007년에 입주가 완료됐다. 문제는 재건축을 진행 중이었던 4단지, 5단지, 8·9단지, 10단지다.  

별양동은 과천주공 4·5단지, 부림동은 과천주공 8·9단지가, 중앙동은 과천주공 10단지가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이 중 과천주공 4단지가 재건축 진행 상황이 비교적 빠르다. 과천주공 4단지 조합원 A씨는 "어차피 재건축 진도를 나간 거니 멈출 수는 없다"며 "추진은 하겠지만, 가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 과천주공4단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4단지는 건축심의 통과했고, 2021년 2월 이주 계획이다" (별양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

과천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과천주공아파트 4단지는 건축 심의가 끝났다. 현재 이 단지는 재건축 추진 중인 과천주공아파트 중 비교적 진행 상황이 빠른 단지다. 과천시청 관계자는 "8,9단지는 아직 추진위 구성전이고, 10단지는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상태다"고 설명했다. 한 공인중개업소는 "5단지는 얼마 전에 조합설립을 하고 조합장을 뽑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천주공 4단지는 매물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지위 양도를 위해서는 10년 이상 소유, 5년 이상 거주, 1주택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과천은 투기과열지구에 속한다. 따라서 이 조건을 충족하고 매도 의사가 있는 물건은 이미 다 나와서 매수가 된 것이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 하나가 남아 있는데, 28평이 15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며 "최고 가격으로 나와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물건이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세'라고 하기에 애매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물건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10월부터 12월까지 '강보합세'로 가다가 15억5000만원을 찍었는데 이번 정부 정책으로 더 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 이날 과천주공 4단지에는 이삿짐 차량만 두대였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재건축 전이면 전세가가 빠지겠지만, 여기는 전혀 아니다" 

부림동 과천주공 8,9단지는 남아 있는 과천주공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 진행 상황이 가장 느리다. 부림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권이 끝나야 하지 않겠는가"는 말을 할 정도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단지의 경우 9단지와 같이 진행하면서 지분 문제로 소송이 걸려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재건축 대상이지만 아직 진행이 더딘 이 단지에는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공 8단지 전세가 7억원까지 나와 있다"며 "청약 대기 때문에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거래에 대해서는 "다들 재건축 하기 전에 사는 게 좋다며 매수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조합원들이 신뢰를 못한다"며 "대책들이 '중구난방'식으로 나오니까 미래에 대한 예측을 못한다"고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과천주공 4단지에 이삿짐 차량만 2대였다. 한 이삿짐 관계자는 "오늘 이사를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에는 두 가지의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입주자와 과천에서 분양을 받기 위한 대기 수요가 그것이다. 그는 "사실 후자가 더 많다"며 "과천 지식정보타운과 주암동 뉴스테이, 3기 신도시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 과천푸르지오써밋은 2020년 4월 입주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정부정책과 대출규제 등의 여파로 전과 같은 오름세는 기대 못해"

정부과천청사역 11번 출구에서 걸어가다 보면, 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인 '과천푸르지오써밋'이 보인다. 2020년 4월 입주 예정으로 현재는 거의 모습이 갖췄다. 현재 착공 중인 과천주공 재건축 입주 순서는 '과천푸르지오써밋', '과천센트레빌',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과천위버필드', '과천자이' 순이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천푸르지오써밋은 34평이 18억원에 나와있다"며 "재건축은 준공시점 전후 6개월이 최고점인데 현재가격이 최고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과천청사역 근처에 있는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천푸르지오써밋은 물건이 없다"며 "42평이 19억~21억원에 나와 있는데 말 그대로 호가다"고 시세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분양권 거래 매수세가 조금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당장은 매수·매도 영향은 줄 수 없겠지만 조정장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과천은 작은 평형'이라도 15억원이 넘는다"며 "이번 대출 규제로 조금이나마 조정장을 겪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과천주공 3단지, '래미안슈르'.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로 한시적으로 매물이 나올 것 같다"

과천주공 3단지 재건축 '래미안슈르'는 12·16 대책이 발표되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시세차익을 노린 '갭(Gap) 투자'가 성행한 인기 단지였다. 별양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슈르는 계속 올랐다"며 "두 달 사이에 1억5000만원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12·16대책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 양도하면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다. 내년 6월 말까지 양도하는 주택에 적용된다. 별양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는 매도인 입장에서 부담되는 세제였는데, 이걸 한시적으로 풀어주니 물건이 계속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과천주공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분상제가 단기적으로 영향은 있겠지만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일반분양이 많지 않으면, 옵션으로 채우는 방법도 있다"며 "분양할 때 유상옵션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 과천자이(왼쪽)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과천의 수요는 끊기지 않아, 진입 수요에는 한계 전망"

12·16대책으로 과천에 진입하려는 수요는 한계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관계 지자체와 협의하여 투기과열지구와 66만가구 이상의 대규모 신도시의 거주기간을 강화했다. 이에 따르면, 지자체와 협의 후 즉시 시행하며 거주기간은 기존 1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확대하게 된다. 바로 집값을 선도하는 지역의 진입 수요를 막는 정책들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가지고 있거나 살 예정인 차주에 대해서 사적 전세대출 보증기관에서도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초고가 아파트를 담보로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상제 영향으로 '인기 지역'으로 여겨질 것이다"며 "그래도 인기지역이 저렴하게 분양을 할 예정이니 광명과 하남, 과천으로 일부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 수석연구원은 "진입 수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하며, "과천에 청약을 하려면 이제는 2년 거주를 해야 하고, 대출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