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개인형 퇴직연금으로 부르는 IRP(Indivisual Retirement Pension, 이하 IRP)의 최근 1년 수익률은 다른 유형(DB, DC)의 퇴직연금 관리계좌의 실적과 비교할 경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저조한 실정이다.

여기에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올 하반기 이후 퇴직연금에 이어 개인형 IRP 신규계좌 유치를 위해 특별기구를 설치하는 등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의 높아지고 있는 고객 유치 열기와는 반대로 IRP의 운용실적은 내리막 길을 향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은 제쳐두고 신규 고객 유치에만 몰두한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IRP계좌는 새로 생긴 퇴직연금 관련 상품이 아니다. 기존에 있던 상품이지만 올해부터는 세액공제 되는 유일한 상품이 연금저축과 IRP계좌 뿐이라서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 등 직업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는 절세상품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연금저축을 가입하고 있는 사람은 연간 4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연금저축과 IRP를 같이 가입하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총급여 1억 2000만원 초과인 경우 세액공제 한도는 300만원). 또한 IRP만 개인이 본인 부담으로 추가 가입한 경우에는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매력이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현재 유형별 퇴직연금(DB, DC, IRP)의 1년 운용수익률이 각각 1.46%, 0.44%, -0.39%를 기록하여 전체 퇴직연금의 평균수익률은 1.01% 달성에 그쳤다. 이 수익률은 물가상승률 연 2%, 이자소득세 15.4%를 고려하면 실질금리는 거의 마이너스 실적이라는 뜻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분기 말 현재 유형별 퇴직연금 관리계좌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운용 금융회사 25개(은행 12개, 증권사 13개)의 유형별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DB(확정급여)형 1.62%(은행 1.51%, 증권 1.74%), DC(확정기여)형 1.27%(은행 1.62%, 증권 1.93%), IRP(개인형퇴직연금) 1.18%(은행 1.16%, 증권 1.20%) 등 비율로 IRP의 평균수익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형별 평균수익률 순위는 DB형 > DC형 > IRP 순으로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RP계좌는 DC형처럼 가입자가 운용할 상품 지정과 각 운용상품의 투자비중 지정까지 가입자가 직접 하기 때문에 운용사가 관여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가입자가 전적으로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IRP계좌를 운용하는 금융회사에 따라 IRP의 수익률이 크게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증권사 상-하 수익격자 6.40%p, 은행 상-하 수익격차 1.33%p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증권사 중 한화증권의 IRP 1년 수익률은 4.18%로 13개 증권사의 평균수익률 1.20% 대비 3.48배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최고 와 최저의 수익률 격차는 6.40%포인트이다.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IRP 1년 수익률은 1.85%로 12개 은행의 평균수익률 1.16% 대비 1.59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와 최저의 수익률 격차는 1.33%포인트이다.

이처럼 가입자가 어느 금융회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IRP의 수익률 격차가 현격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은 자기의 금융지식과 투자경향도 고려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사항은 자신의 IRP를 운용하는 금융회사를 엄밀하게 검증하여 선택해야 노후자산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각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와 활동내용들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지난 4월 기존의 그룹사 단위의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로 확대, 개편하면서 수익률 제고를 꾀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내에 퇴직연금사업부문을 신설하여 지주를 비롯해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그룹 계열사 4개사가 매트릭스 조직으로 그룹 전체가 통합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KB금융지주도 지난 5월 연금사업 경쟁력 강화와 고객의 자산 가치 증대를 위해 그룹 연금사업 컨트롤타워 신설을 포함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연금사업부를 연금사업본부로 격상하고 연금사업본부 산하에 연금기획부와 연금사업부로 조직을 세밀하게 구성했다. 또한 금융권 최초로 연금 수령 고객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한 모든 핵심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에 퇴직연금자산관리센터를 신설했다. 센터 내에는 퇴직연금 관련 경험이 많은 3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종합상담센터로 퇴직연금부를 운영하고 고객군을 ▶만기 도래 상품 보유 고객 ▶저금리 상품 보유 고객 ▶손실이 발생한 고객으로 분류해 고객별 일대일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사회적 경제기업, 사회복지법인, 아이돌봄서비스, 어린이집, 유치원 등 법인을 대상으로 최대 50%, 사회초년생, 연금수령고객 등 개인고객은 최대 70%까지 수수료 감면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월 퇴직연금 운용관리 수수료 추가 인하 계획을 밝혔으며, 확정급여형은 운용관리수수료를 운용금액 잔액이 100억원~500억원 미만인 경우 0.23-.0.22%로 인하했다. 또 사회 경제적 기업 및 시설에서 보육시설, 사회적 협동조합 등은 50% 감면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고객의 수요와 개인적으로 퇴직연금(IRP)을 가입하여 노후보장 자산을 마련하려는 분위기가 높아져 퇴직연금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면서 “최근 금융회사들이 개인 IRP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고 전문가들에 의한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IRP 고객도 한번 유치하면 초장기 단골고객으로 자리매김 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하고 “IRP고객은 안정적인 고객 증가에 그치지 않고 매월 금융회사에 적립금과 수수료 수익을 쌓아주는 고객이므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알짜 고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운용 금융회사별, 유형별(DB, DC, IRP) 기간수익률에 의해 각 운용사의 운용능력과 투자포인트 등을 알아본다.

증권사 IRP 1년 수익률, 1위 4.18%, 2위 2.56%, 3위 2.00%

증권사 IRP의 최근 1년 수익률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증권사는 한화증권으로 4.1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대신증권이 2.56%를 기록했다. 다음은 미래에셋대우가 2.00%, 삼성증권이 1.57%, 현대차증권은 1.40%, 하이투자증권이 1.36%, NH투자증권이 1.23%, 한국투자증권이 1.21%, KB증권은 1.06%, 신한금융투자 0.71%, 하나금융투자는 0.42%, 유안타증권은 0.13%, 신영증권이 –2.22%를 기록하며 각각 3~13위를 차지했다.

13개 증권사 IRP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1.20%로 파악됐다. DB형과 DC형의 1년 평균수익률은 각각 1.74%와 0.93%를 기록했다.

홍원일 한화증권 연금사업팀 팀장은 “한화증권 IRP 계좌의 평균수익률이 타 금융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한화증권 IRP 고객 비중에서 DC형 원금비보장형 선호 고객이 원금보장형 고객 비중보다 높고, IRP계좌 운용은 리서치팀과 상품솔루션팀이 연계하여 전략을 수립하여 관리한다” 면서 “IRP신규 고객에게는 기본적으로 연 3% 금리의 1년 만기 RP(환매조건부채권)를 특판 운용하여 수익률을 관리했고, 우량 투자상품 10개를 리스트업해서 고객에게 안내하여 운용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RP고객은 은퇴자산을 관리하는 고객으로 한번 유치하면 장기 단골고객이 되기 때문에 유치에 더 신경을 썼으며, 특별히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은행 IRP 1년 수익률, 1위 1.85%, 2위 1.41%, 3위 1.39%

은행 IRP의 최근 1년 수익률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1.8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제주은행이 1.41%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어서 하나은행이 1.39%, 기업은행은 1.22%, 광주은행이 1.17%, 우리은행이 1.14%, 산업은행이 1.14%, 농협은행이 1.11%, 경남은행이 1.10%, 국민은행이 1.08%, 부산은행이 0.83%, 대구은행은 0.52%를 기록하며 각각 3~12위를 차지했다.

12개 은행 IRP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1.16%를 기록했다. DB형과 DC형의 1년 평균수익률은 각각 1.51%와 1.62%로 IRP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퇴직연금사업부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운용전략은 ”업권 최초로 전담 조직인 ‘퇴직연금전문센터’를 통한 IRP가입자 고객관리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모바일자산관리 채널 ‘SOL Rich’를 통한 퇴직연금 디지털 자산관리 확대 ▶퇴직연금 부문제 출범을 통한 퇴직연금 고객 관리기능 강화 ▶고객 중심의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IRP로 손실 발생 고객 수수료 면제, 청년가입자 할인, 장기거래고객 할인 확대 등)제를 도입 실행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세부적인 운용전략은 단순 고위험 고수익 형태의 주식형펀드 보다 만기 매칭형과 TDF 중심의 자산을 확대함으로써, 위험 변동성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배분 등 노하우를 반영해 원리금 비보장상품 편입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전반적으로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18년말 기준 신한 27%, 은행권 평균 21%). 이어 그는 ”제도 운용결과 ▶IRP계좌의 수익률은 정기예금 대비 +40~50bp(0.4~0.5%p)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신규시에 TDF 중심 포트폴리오 구성을 확대하여 고객성향을 감안해 은퇴시점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로 운용한 결과 위험방지와 수익률 개선효과까지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