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아이가 첫 생리를 시작했어요. 이제 사춘기가 시작 됐나봐요”. 초경을 사춘기의 신호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걱정 없는 키 성장을 위해서는 초경은 사춘기의 시작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결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초경(初經)은 난포가 발달하며 자궁이 호르몬의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을 얻는 표시로, 대표적 여성호르몬인 에스토로겐은 생리 작용 뿐 아니라 사춘기 이후 성장하는 동안 적절한 뼈의 질량을 유지하는데도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한다.

여아의 경우 초경 시작 전이 ‘키 성장의 타이밍’이다. 유방이 발달하고 초경이 있기까지 약 2~3년 동안 키가 급속하게 자라게 되는데, 이시기에 평균 15~20cm까지 자라며 초경 후에는 성장 속도가 둔화 된다. 그러나 최근 초경 때문에 되려 키 성장이 멈추고 조기 폐경까지 겪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소녀가 여성이 되는 신비로운 성장의 과정이 오히려 바른 성장을 막는 고통이 되는 것이다. 이는 최근 급증하는 '성 조숙증'과 연관이 깊다.

성 조숙증은 사춘기 발현이 어린 나이에 시작 되는 것으로 여자아이의 경우 8세 이전에 유방 발달이 있거나, 남자아이의 경우 9세이전에 고환이 4ml이상 커지는 증상이 대표적 이다. 성 조숙증이 생기면 어린 나이에 2차성징이 빨리 나타나면서 정상 아이들 보다 갑자기 성장 속도가 증가하고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소아비만이 심해지고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 성조숙증으로 인해 이른 초경이 시작되면 최종 예상 키에서 5~10cm이상 덜 자라는 경우도 있다. 이는 초경 후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초경 전부터 시작되는 아이의 발달이 정상인지, 성조숙증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우선 딸 아이의 가슴몽우리가 커지고 음모의 발달하거나 정수리에서 머리 냄새 등이 난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여아는 남아와 다르게 자란다. 남아의 경우 평균 사춘기 시작이 만 11.5세로 성기가 커지고 음모가 나며 여드름이 생기거나 변성기가 시작 된 후 비교적 늦은 시기에 신장이 훌쩍 자란다. 반면 여아는 약 2년 정도 남아보다 일찍 사춘기가 시작된다. 평균 10세경 부터 유발 발달이 시작되며, 음모가 나게 되고 초경이 시작된다.

초경 전 딸 아이의 신장을 기준으로 보는 것도 방법이다. 초경 전 여아의 키가 대략 155cm 정도로 충분한 성장이 이루어져야 몸에 부담이 되지 않고 초경 후에도 안정적인 바른 성장을 할 수 있다. 또한 1996년~2000년생인 15~19세의 평균 초경 연령은 12.7세다. 이를 참고하되 통계 특성상 거시적인 평균치로 각자의 체질에 따른 개인차를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10세 부터 성조숙증 검사를 통해 이른 초경을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때 섣불리 약물 위주의 치료를 해야 하나 부담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 초경 전 어린아이의 경우 충분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찾아 체질에 맞게 잘 크고 있는지 점검하는 마음으로 아이의 성장 단계를 확인하는 방법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