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 모빌리티의 11인승 승합차 기반 대형 콜택시 벤티가 최근 베타 서비스에 돌입한 가운데, 일각에서 드라이버를 둘러싼 문제제기가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드라이버 수급에 있어 일부 잡음이 나오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성한 민주택시노조 사무처장은 16일 택시 사납금 관련 기자회견에서 “택시회사들이 기사들에게 플랫폼 근로계약서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근로계약서에 일부 독소조항이 있음에도 이를 관철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 카카오 벤티가 보인다. 출처=카카오

현재 카카오 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 협력해 벤티의 베타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법인택시와 연합하고 있다. 김 사무처장에 따르면 이 대목에서 일부 법인택시가 카카오 모빌리티와 협력한 벤티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하면서 기사들에게 플랫폼 근로계약서를 강조하고 있으나, 해당 플랫폼 근로계약서에 독소조항이 있어 기사들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김 사무처장은 “택시회사들이 카카오 모빌리티와 논의를 시작하며 노동조합을 배제한 상태에서 독소조항이 있는 플랫폼 근로계약서를 기사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독소조항으로 ‘5분도 정차할 수 없는 것’을 꼽았다. 김 사무처장은 “플랫폼 근로계약서에는 드라이버가 5분 이상 정차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지어 드라이버는 승강장에서도 5분 이상 정차할 수 없고 계속 운전해야 한다”면서 “이 외에도 독소조항이 많기 때문에 추후 표준계약서를 분석해 문제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무처장이 거론한 플랫폼 표준근로계약서의 독소조항은 현행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지켜져야 하는 조항이다. 플랫폼 택시는 이른바 배회영업을 할 수 없고, 자동배차를 통해 승객과 만나기 때문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는 “플랫폼 표준계약서에 5분 이상 정차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은 플랫폼 택시가 배회영업을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벤티 드라이버들은 바로배차 시스템을 통해 승객과 만나면서, 이 과정에서 충분한 휴식시간도 보장받으며 4대보험 등 안정적인 일자리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설명대로 벤티는 배회영업이 불가능한 플랫폼 택시 모델이며, 이에 상응하는 혜택을 드라이버들에게 제공한다. 그런 이유로 김 사무처장이 지목한 조항은 사실상 독소조항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카카오 모빌리티의 벤티 드라이버 수급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생기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당장 카카오 모빌리티와 택시회사가 만나 협의를 하면서 노조가 배제되는 장면을 두고 뒷 말이 무성하다. 노조는 독소조항이 있는 플랫폼 표준계약서를 기사가 회사의 강압에 따라 쓰고있다는 입장이며, 여기에는 표준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배제된 노조의 불만도 감지된다.

최근에는 벤티 드라이버 수급을 맡은 인력운용 대행사들이 제각기 다른 월급을 드라이버 지망생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벤티 드라이버의 월급은 260만원이지만, 일부 인력운용 대행사들은 별도의 인턴기간을 두고 월급의 80%에서 90%만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카카오 모빌리티는 조만간 확실한 가이드 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