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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버리히어로에 안긴 배민 우아한형제들...‘첩첩산중’공정위 이슈, 점주의 눈물, 글로벌 잠식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플랫폼인 딜리버리히어로의 품에 안기는 한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이 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 의장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시장을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는 말이 나온다.

   
▲ 김봉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넘어야 할 산’

먼저 시장 독과점 이슈다. 최근 페이스북과 자회사인 왓츠앱 등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글로벌 ICT 플랫폼 기업들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 이에 따른 시장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도 이와 관련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국내 배달앱 빅3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모두 딜리버리히어로의 서비스가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을 전격적으로 승인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유료방송 업계에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는 등 공정위가 일부 거대 플랫폼 기업의 합종연횡을 ‘허락’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으나,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와 만나면 배달앱 시장의 99%를 한 기업이 장악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중론이다.

이러한 시장 독과점 문제는 배달앱을 활용하는 점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점주들은 경쟁관계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및 배달통을 번갈아 사용하며 소위 플랫폼 견제를 했으나, 이제는 배달앱 시장이 한 기업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며 점주들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플랫폼 견제’가 어려워졌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점주들을 어렵게 만드는 광고비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와도 궤를 함께 한다.

글로벌 자본의 국내 스타트업 자본 잠식이 심각해졌다는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외부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 80% 이상과, 김봉진 대표 등 경영진들의 잔여지분 모두 독일계 플랫폼인 딜리버리히어로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배달의민족이 게르만민족이 됐다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이 만난다. 출처=우아한형제들

다른 시각도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의 품에 안기며 다양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이번 딜(거래)이 국내 인터넷 기업의 쾌거라는 주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 대표는 우아DH아시아의 의장이 되어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 사업은 물론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아시아 11개 나라의 비즈니스를 모두 총괄한다는 설명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현재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에서 배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국내 인터넷 업계의 간판스타인 김 대표가 직접 아시아 시장을 총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우아DH아시아의 등장을 두고 ICT 플랫폼 업계의 합종연횡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반전 포인트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만나는 장면처럼, 이제 국내 플랫폼 회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외부의 자본과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공식이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김 대표의 우아DH아시아 의장‘행’은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에 귀감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훌륭한 엑시트 모델이라는 주장도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를 40억달러로 평가했으며 김 대표는 물론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투자자들은 소위 ‘대박’을 쳤다. 이러한 엑시트 전략은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이 딜리버리히어로의 이름으로 통일됐으나, 이를 통해 시장 독과점 문제가 갑작스럽게 터져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도 있다. 당장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아카데미 등 점주들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영본능을 딜리버리히어로가 갑작스럽게 바꿀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품었다고 플랫폼 광고비용을 크게 올리는 등의 횡포를 보여주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평가다.

국내 배달앱 시장이 3조원 규모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전화로 배달음식을 찾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앱 시장의 99%를 장악해도, 여전히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미 경쟁자들이 등장한 상태기 때문에 99%의 시장 장악률은 추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이 게르만민족이 됐다는 ‘자조’에도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이미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대부분은 미국 기업들이 가지고 있었으며,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는 결국 지분 구성이 미국계에서 독일계로 넘어간 ‘손바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우아한형제들만의 문제는 아니며 11개의 유니콘 기업 대부분이 해당된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두고 ‘글로벌 자본 잠식’을 비판할 수 없는 이유다. 이미 국내 유니콘 기업들 대부분은 글로벌 자본이 대부분이며, 이를 굳이 비판하려면 글로벌 자본에만 의지해야만 했던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실태를 비판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츠 등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골목상권 논쟁에 매몰된 정치인들의 압박에 시달린 바 있다”면서 “이번 딜을 두고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지만, 굳이 나쁜 측면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2.16  09: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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