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극적인 화해무드로 접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문을 서명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12일(현지시간) 나온 가운데 이르면 13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만나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월 11일 무역협상을 통해 사실상 스몰딜 합의에 근접한 바 있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며 실무협상이 벌어진 가운데, 최소한의 확전 자제를 위한 명분을 쌓는것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전에 있었던 베이징 협상은 사실상 빈 손으로 끝났으나 워싱턴 회담은 양측의 접점을 일부 찾았다는 말이 나왔다.

당시 합의 골자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 일부를 거두는 한편,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당시에는  미완의 합의라는 말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500억달러에 30%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철회했으며 중국은 미국 농산물 500억달러를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미국은 15일로 예정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유예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경제계는 미중 무역전쟁이 극적인 화해무드로 돌입하는 장면에 환영하고 있으나, 잔불은 남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15일 예정된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 한편 360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기존 관세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제안했으나, 중국이 10월 협의 당시 약속했던 미국 농산품 구매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모든 제안이 취소되는 '스냅딜'을 전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 종전을 선언하면서도, 중국이 그에 맞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평화는 취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의회의 탄핵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의 종전 가능성도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따라 중국에 대한 자세에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G20과 올해 G20을 거치며 미중 두 수퍼파워의 무역전쟁이 휴전모드에 돌입한 바 있으나, 곧장 전쟁이 재개된 사례를 살펴야 한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