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영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대 회장(서스틴베스트 대표)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창립 총회에서 창립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의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포럼이 설립됐다. 자율적으로 결성된 민간기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인공이다. 이 포럼은 글로벌 자본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을 포함해 투자자의 관점에서 기업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 논의를 진전시키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류영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대 회장(서스틴베스트 대표)는 12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창립 총회에서 “거버넌스 이슈와 관련해 단순한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실전적인 정책적‧제도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면서 “스튜어드십 및 책임투자 시대에 걸맞게 투자자와 기업이 모범적인 거버넌스의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류영재 초대 회장은 또 “투자자와 기업의 상생을 통한 최선의 기업 거버넌스 사례를 발굴할 것”이라면서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한 보다 실질적인 ‘거버넌스2.0’ 논의를 주도하고 확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거버넌스 아시아 12개국 중 9위

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거버넌스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장부가 대비 선진국 시장의 평균으로 높여 국민의 노후자금과 투자자들의 이익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뒀다.

올해 10월 말을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약 1600조원으로 전 세계 69개 자본시장 중 15위다. 2017년 말 13위, 2018년 말 14위에서 또 하락한 순위다. 한국 자본시장은 또 주가대순자산비율(PBR)이 1이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11월 27일을 기준으로 한국 코스피 기준 12개월 P/E와 P/B는 각각 11.17 및 0.83이다. 같은 날을 기준으로 미국, 일본, 유로존 등 선진시장의 12개월 P/B는 2.29이며,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은 1.46을 기록하고 있다.

류영재 회장은 “미국에서 시작된 주주행동주의는 학술 연구결과 효과적으로 기업의 혁신, 생산성 및 주가수익율에 기여했다고 하나 한국은 내부지분율과 각종 경영권 방어수단 및 장외 공개매수와 위임장대결의 어려움으로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설명에 따르면 기업에 대한 민사소송도 증거개시절차 미비에 따라 효과적인 주주 구제책이 되기 어려운 형편이다.

류 회장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한국 일반 주주들이 다수 주식을 보유한 비지배주주로 소수 주식을 보유한 지배주주에 의해 제도적으로 기업거버넌스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은 뼈 아프다”라면서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부 혹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 관변 단체가 아니다. 우리는 경제 및 금융정책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대안을 제시하겠지만 자본시장 참여자, 독립적 학자와 전문가, 기업거버넌스 개선에 열정을 보이는 기업가들이 모여 투자자와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업거버넌스의 모범을 독자적으로 개척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기업거버넌스포럼은 극단적 주주행동주의와 연금사회주의를 우려하는 시장참여자들을 잘 이해하고 한국 실정에 맞는 정책 중심의 제도 개선을 추구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연구, 교육, 참여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연구 부문에서는 일반주주의 권리행사에 제약을 주는 제도에 대한 연구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상법, 자본시장법, 거래소규정, 지주회사법 등에 대한 제도적 갈등요인을 저문가 집단과 연구하고 정책당국자와 실효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스튜어드십코드와 책임투자, 공적연기금 운용정책의 발전 방향과 정책 효과도 연구해 국내외적으로 교류할 방침이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교육 부문에서 투자자, 사외이사, 감사위원들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류 회장은 “일반시민에게 기업이 공공선 추구를 위한 도구가 되기 위해서 기업 활동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며 기업거버넌스 개선이 한국 경제 새로운 도약대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공익 활동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모범적 기업거버넌스 관행을 발굴하고 알리는데 앞장설 방침이다. 류 회장은 “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는 것이 중심인 과거 시민단체의 구습에서 진일보할 것”이라면서 “기업거버넌스와 관련된 주요한 분쟁과 법원의 다툼에서 객관적인 전문가 증언과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은 또 제도개선사항을 행정부 및 입법부에 적극 건의해 제도화할 수 있도록 활동할 방침이다. 류 회장은 “투자자와 기업의 대결적‧소모적 논쟁이 아닌 정책 중심, 제도 중심의 연구와 논의를 통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사회 공공선을 달성하고 국민과 투자자의 후생을 극대화 시키도록 논의를 주도하고 변화를 추동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발기인으로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와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KCGI 강성부 대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홍성국 미래에셋대우증권 전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