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대웅제약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씩이나 낳았어요. 이 정도면 다닐 만한 회사 아닌가요?"

2005년 입사해 줄곧 대웅제약에 몸담아온 박수현 팀장은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던 비결로 직원들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대웅제약의 독특한 기업 문화를 꼽았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직원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보다 우선한다’는 신념 아래,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몰입해 일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그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출·퇴근시간을 조정하고 서로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쓰는 등 자유로운 업무 환경이 대웅제약의 고유문화로 안착되고 있는 분위기다.

박 팀장은 "회사마다 육아휴직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지만 경력이 단절되고 한창 일할 때 추진력을 잃을 수도 있다"며 "대웅제약은 육아휴직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들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 박수현 대웅제약 마케팅본부 순환기사업팀 팀장이 딸과 함께 리틀베어 어린이집을 나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아이 안심하고 맡기고 일하세요 

박 팀장은 매일 아침 어린 딸과 함께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이 운영 중인 사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 위함이다. 바쁜 출근길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지만 박 팀장은 긴 하루 동안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집에서 회사까지 30분 정도 걸리는데 매일 출퇴근 시간에 영어 동요 같은 걸 틀어주고 있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아이에게 작지만 뭔가를 해주는 느낌이 들어요."

대웅제약은 2011년 워킹맘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사내 어린이집 ‘리틀베어’를 개원했다. 햇볕이 잘 드는 대웅제약 본사 1층에 약 43평 규모로 자리 잡은 리틀베어 어린이집은 아이와 함께 출퇴근을 할 수 있어 아이를 키우는 임직원들에게 인기다. 만 6개월부터 만 5세까지 아이를 키우는 대웅제약 재직자를 대상으로 매년 2회 입학 신청을 받고 있다. 개원 이래 200명 이상의 임직원이 ‘리틀베어’의 보육 지원 혜택을 누렸다.

"아이를 키워야 하는 고민이 있는 엄마들이 회사를 고를 때 리틀베어 어린이집이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어린이집은 아침 7시 반부터 오후 9시 반까지 아이를 돌봐주기 때문에 야근이 필요할 경우에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요. 또 매월 놀이감을 교체하는 등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를 관리하고 있어 만족감이 높은 편이에요."

▲ 아이와 함께 출퇴근 가능한 ‘리틀베어’ 어린이집. 출처=대웅제약

부모들이 한 달에 1~2번 자유롭게 교육에 참여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소니 프로그램도 리틀베어 어린이집의 강점이다. 다소니 프로그램은 부모가 직접 아이들을 위해 미리 준비한 놀이 활동을 하면서 아이의 생활을 직접 확인하고 선생님들과 상담도 받을 수 있는 부모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업무를 제쳐놓고 다소니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놀이계획표를 작성하다 보면 내가 아이와 어떤 놀이를 하고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하고 저절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요."

박 팀장도 여느 맞벌이 부부처럼 육아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한창 일할 나이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신경 쓸 일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을 핑계로 아이 양육에 소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박 팀장은 사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유연근무제, 리프레쉬 휴가 제도 등 대웅제약이 직원들에게 지원하는 갖가지 복지 혜택을 활용해 육아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었다.

박 팀장은 "첫째도 이곳 어린이집에서 두살 반부터 다섯 살 반까지 다녔다"면서 "둘째가 매일 엄마와 함께 출퇴근하는 게 힘들 수도 있지만 여기만큼 좋은 곳을 찾기가 힘들고 장시간 맡겨도 안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 박수현 대웅제약 마케팅본부 순환기사업팀 팀장이 직원들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대웅제약의 독특한 기업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 효율 '쑥쑥'

대웅제약이 처음부터 직원들의 자율성을 강조한 건 아니었다.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한 끝에 지금의 기업문화가 탄생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스마트오피스’ 개념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도입하면서 자율적인 분위기가 한층 극대화됐다.

‘스마트오피스’는 자신이 직접 일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교 도서관처럼 원하는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볼 수 있다. 정해진 자리가 없기 때문에 상사나 직장 동료의 눈치를 볼 일이 사전에 차단된다.

스마트오피스는 삼성동 본사뿐 아니라 공장, 연구소, 지방 사업소까지 곳곳에 마련돼 있다. 또 일반적인 사무공간 외에도 시선과 소음이 모두 차단되는 ‘포커스룸’, 별도의 예약 없이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미팅룸’, 단체 회의 공간은 물론 휴식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는 계단형 ‘소통라운지’ 등 다양한 형태로 조성됐다.

박 팀장은 "스마트오피스 도입 전에는 누가 먼저 퇴근하고 업무 시간에 빈자리가 어딘지 확인할 수 있어 눈치가 보인 것도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각자의 삶도 챙길 수 있는 회사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반면 업무 환경이 자유로운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한층 강화됐다. 박 팀장은 "자율성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면서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만큼 스스로 최대한의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내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면 잘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직원들의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 전 직원이 장기휴가를 갈 수 있는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수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도 리프레시 휴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동료가 휴가를 간다고 눈치를 주거나, 상사로부터 나무람을 받는 일이 전혀 없다. 오히려 팀장들이 팀원에게 리프레시를 장려하며 연차휴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분위기다. 5년 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해서는 리프레시 휴가를 확대 적용해 최대 1개월의 휴가와 자기 계발 비용까지 지원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저에게 놀이터나 다름없어요. 일하는 게 노는 거랑 비슷해서 재미있거든요. 저는 대웅제약에 다니면서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아이나 육아에 대한 걱정 없이 제가 원하는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회사가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에요."